[아, 그 말이 그렇구나-300] 성기지 운영위원

 

한때는 ‘행주치마’가 임진왜란 때 ‘행주대첩’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었지만, 곧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훨씬 전의 우리 문헌들에, 부엌일을 할 때 앞에 두르는 작은 치마를 ‘행자치마’라고 쓴 기록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 부엌에서 그릇을 닦는 깨끗한 헝겊을 ‘행자’라고 하였다. 이 ‘행자치마’와 ‘행자’가 오늘날 ‘행주치마’와 ‘행주’로 발음이 변하여 표준말로 정착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말의 유래는 잘못 알려지기 쉽다.


원로가수 고복수 선생님이 부르셨던 <짝사랑>의 첫 소절에 나오는 ‘으악새’의 어원에 대해서 여러 주장이 있어 왔다. 그 중 ‘으악새’는 새가 아니라 ‘억새’란 이름의 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노래의 작사자는 ‘으악, 으악’ 우는 새의 소리를 듣고 ‘으악새’라 이름을 붙였다고 증언했다. 작사자가 말하는 새를 학자들은 ‘왜가리’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왜가리’를 ‘으악새’ 또는 ‘왁새’라 부르고 있는 것이 그 뚜렷한 증거가 된다.


나날살이에서 ‘학을 떼다’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무언가 거북하거나 어려운 일로 진땀을 뺀다는 뜻이다. 이 말의 유래에 관해서도 여러 설들이 있는데, 여기에서의 ‘학’은 ‘학질’(=말라리아)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의견이 정설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학을 떼다’는 ‘학질을 떼다’, 즉 ‘학질을 고치다’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학질은 흔히 열이 많이 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이 병을 앓고 난 것처럼 어려운 곤경에 처해 땀을 많이 흘렸다는 뜻으로 ‘학을 뗐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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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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