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정말 우리 국어인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권혁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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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성격과 목적을 살펴보자. 첫째,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 측정으로 선발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와 셋째,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시험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 높은 대입 전형자료 제공’은 충분히 그 목적과 성격을 인정할 만하다. 대학에서는 수능 시험 결과로만 판단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국가에서 출제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시험이라고 충분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둘째 항목을 보면 수능이 정말 이 목적에 맞게 진행되는지 의문이 든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는 출제’라는 부분을 세심히 짚어 보자. 과연 현재 수능 문제가 정말 고등학교 수준에 맞을까? 실제로 수능 공부를 할 때 여러 문제를 풀면서 이것이 고등학교 수준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국어 영역에서 그랬다. 실제로 작년인 2018년 수능에서도 국어 영역의 난이도를 조절하지 못해 논란이 일었다. 그렇다면 현재 수능 국어는 어떤 식으로 출제되고, 어떤 문제가 있을까?


 현재 수능 국어는 화법과 작문, 문법, 비문학 그리고 문학 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총 45문제로 8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수험생들 대부분은 80분이 부족하다고 한다. 글쓴이도 실제 모의고사와 수능을 볼 때 시간이 부족했었다. 누군가는 수능이라는 압박감 때문이 아니냐고 하지만 단지 그것 때문만이 아니다. 터무니없이 어려운 시험 난이도도 문제다. 특히 비문학 부분이 그렇다.


 비문학 영역은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등의 분야에서 3개 내외의 지문이 출제된다. 최근에는 융합형 지문도 출제되고 있는데, 융합형 지문이란 위의 분야를 섞은 것이다. 예를 들어 인문과 사회 영역을 섞어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비문학은 보통 그 영역의 전공자들이 출제한다. 따라서 지문에 어려운 전공 지식이 들어가기 쉽다. 어려운 국어 시험의 영향으로 다음 과목까지 시험을 잘 못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해마다 수능이 끝나면 비문학 지문을 기사로 접할 수 있다. 그런 기사는 항상 지문의 난이도를 지적한다.  


 이렇게 수험생들이 비문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전문용어 때문이다. 아무리 난이도를 조절하고 쉽게 서술해도, 출제자인 전문가(대부분 교수)에게 전문용어는 너무나 친숙해서 다른 말로 바꾸면 오히려 낯설어 다른 용어로 바꾸어 출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수험생들은 많은 혼란을 겪는다. 수험생은 국어 문제를 풀면서도 자신이 국어 문제를 풀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하게 된다. 그만큼 많은 전문용어들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2019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


 위에는 2019 수능 국어의 비문학 문제로 제시된 한 지문의 일부이다. 일부분만 보아도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정도는 기본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험 당일 수험생들이 이런 용어들을 처음 접한다면, 알고 있던 것도 헷갈리기 쉬울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국어를 어려워하고 자신 없어 한다. 우리나라 말을 다루는 과목인데도 이토록 어려워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비문학도 대학에 진학할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다. 하지만 전문 영역의 내용에 처음 보는 전문용어로 가득한 문제는 다시 짚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비문학 외에 다른 영역에 무게를 더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다. 예를 들어 문법이나 문학에 더 초점을 맞춘다면 수험생들의 국어 실력이 더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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