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03] 성기지 운영위원
‘참석하다’와 ‘참가하다’는 거의 구별 없이 쓰이고 있지만 뜻 차이가 있기 때문에 쓰임이 다를 때가 있다. 가령, “이번 모임에 모두 참석해 주세요.”는 “이번 모임에 모두 참가해 주세요.”로 바꾸어 쓸 수 있지만, “혼인식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세요.”를 “혼인식에 참가하여 자리를 빛내 주세요.”로 바꾸어 쓰면 매우 어색한 문장이 된다. ‘참석’은 마련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가 강한 반면, ‘참가’는 단순히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직접 관계를 가지고 행동하는 경우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혼인식에 오는 하객들은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참석’하는 것이다.
반면에 “서초동 촛불 시위에 참석했다.”보다는 “서초동 촛불 시위에 참가했다.”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알맞은 표현이다. 어떤 시위나 또는 대회에 개입하여 직접 그 일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참가’라고 해야지 ‘참석’이라고만 하면 무척 어색하다. 나아가 그 일에 참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욱 깊게 관여하는 경우에는 ‘참여하다’고 나타낼 수 있다. ‘참여하다’는 어떤 일에 끼어들어 관계한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참석하다’는 모임이나 회의에 출석하는 것을 나타낼 때에 쓰는 말이고, ‘참가하다’는 단순한 출석의 의미가 아니라 직접 관계하여 들어가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참여하다’는 그 일에 관여하여 진행 과정에 개입해 있는 경우를 드러내는 데에 쓰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학술대회에 초대 받아 ‘참석’하는 이, 학술대회 발표자로 ‘참가’하는 이, 학술대회 운영에 ‘참여’하는 이로 구분하면, 그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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