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05] 성기지 운영위원

 

“들판에 누렇게 익은 곡식”,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이라고들 한다. 벼를 재배하는 논을 들판이라 이르는 듯하지만, 굳이 ‘논’을 들판이라 부르는 데에는 까닭이 있을 터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편평하고 넓게 트인 땅이 ‘들’이고 들을 이룬 벌판을 따로 ‘들판’이라 풀이해 놓았다. 편평하고 넓게 펼쳐진 논이 곧 들판인 셈이다.


‘들’과 ‘벌’은 둘 다 ‘아주 넓고 평평하게 생긴 땅’을 가리키는 말인데, ‘들’은 논이나 밭을 포함하고 있는 넓은 땅이란 점에서, 그렇지 않은 ‘벌’과 조금 차이가 있다. 농경국가인 우리나라는 예부터 들판을 갈아 곡식을 키웠기 때문에, 우리의 들판은 대개 논밭을 포함한 넓은 땅이다. 반면 만주 지방의 편평하고 넓게 트인 땅은 기후가 척박하고 습지가 많아 논밭을 일구기 어려우니, 그저 벌판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황금빛 들판”은 빛깔만을 뜻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쌀이 곧 생명인 농민들에게 있어서 벼가 누렇게 익은 넓은 논은 그야말로 황금을 품고 있는 들판이다. 황금만큼이나 귀한 벼가 가득 자라 있는 들판이니 “황금빛 들판”이라 말했을 것이다. 누렇게 변한 갈대가 가득 자라 있는 넓은 땅은 누런 벌판일 뿐이다. 농민들의 꿈을 이뤄주었던 시월의 황금빛 들판이 영원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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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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