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10] 성기지 운영위원


‘알나리깔나리’는 아이들이 동무를 놀리는 놀림말인데 ‘얼레리꼴레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어릴 때 냇가에서 헤엄치다가 속옷이 물살에 벗겨지자 동무들이 둘러싸고 “얼레리꼴레리~, 고추 봤대요~.” 하고 놀렸던 기억이 난다. 창피했지만 마음을 다치지는 않았다. 이처럼 우리의 전통적인 놀림말은 놀이의 성격을 띤 채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그 나름대로의 독특함으로 우리말을 맛깔스럽게 만드는 데에 한몫을 해왔다.


울산지방에서 구전돼 내려오는 놀림말 가운데 “달았다, 달았다, 황소부지깽이가 달았다.”가 있다. 아주 화가 많이 나 있는 상대방의 화를 자꾸 돋우는 놀림말이다.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가 직설적인 데 반해, 재미있는 비유로 유희적인 맛을 보태준다. 그리고 경남 고성에서는 “언니뺑이 덧니뺑이 우물가에 가지 마라, 두레꼭지 떼깍 하면 붕어 새끼 놀라난다.”라는 놀림말이 전해진다. 우리말의 맛깔스런 매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요즘 주위에서 보면, 상대의 실수나 실언에 대해 창피함을 주는 선을 넘어서서 혐오스런 비속어로 망신을 주는 모습이 자주 눈에 뜨인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 또한 안타깝지만 예외가 아니어서, 가벼운 놀림말에조차 증오심과 저주가 담겨 표현되기 일쑤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참다운 의미의 놀림말은 거의 없어지고 비속어나 욕설만 남아있는 게 아닐까? 상대가 원망스러울 때에 우리 선조들이 남겨준 놀림말이나 그 비슷한 말들을 되살려 쓴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건강해지리라 생각된다.

'사랑방 > 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통 깨는 사람들  (0) 2019.12.04
호박씨  (0) 2019.11.27
알나리깔나리  (0) 2019.11.20
벽창호  (0) 2019.11.13
홀아비김치  (0) 2019.11.06
북새통  (0) 2019.10.30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