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18] 성기지 운영위원


음식점 차림표를 보면 잘못된 표기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서 ‘찌개’를 ‘찌게’로 적어 놓은 차림표이다. ‘찌개’는 동사 ‘찌다’(→익히다)의 어간 ‘찌-’와 접미사 ‘-개’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찌게’로 잘못 적는 것은 [ㅔ]와 [ㅐ]의 발음 구별이 어려운 탓일 텐데, 차림표 표기 가운데는 이처럼 발음의 혼동으로 잘못 쓴 사례가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돼지고기로 만든 요리인 돈가스이다. 흔히 [돈까스]로 발음하고 있지만, 글로 옮길 때에는 ‘돈가스’라고 적어야 한다. 그러나 음식점 차림표에서는 발음을 그대로 적은 ‘돈까스’가 자주 보인다. 본디 돼지고기 튀김이라는 뜻의 “포크 커틀릿”(pork cutlet)이 원말인데, 일본에서 이 말을 ‘돈카스’[豚+kasu(←cutlet)]라고 부르는 것을 우리가 다시 일본에서 수입하여 ‘돈까스’라고 발음하고 있는 것이다. ‘아구찜’, ‘아구탕’도 잘못 된 발음으로 차림표에 적힌 음식이름들이다. ‘아구’의 표준 발음은 ‘아귀’이다. ‘아귀’는 아귓과의 바닷물고기로서, ‘아구찜’, ‘아구탕’은 ‘아귀찜’, ‘아귀탕’으로 바로잡아 써야 한다.


‘달걀’을 굳이 ‘계란’이라 하는 것은 한자말 쓰기의 오래된 관습 때문이다. 이러한 관습으로 잘못 알려진 음식이름 가운데 ‘육계장’이 있다. 물론 바른말은 ‘육개장’이다. ‘육’(肉)은 쇠고기를 뜻하며 ‘개장’은 개장국의 준말이다. 개장국은 개고기를 주 재료로 하여 끓여 낸 장국이다. 따라서 ‘육-개장’은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은 개장국’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육계장’으로 잘못 쓰는 것은, 첫째는 [ㅐ]와 [ㅖ]의 발음 혼동이고, 둘째는 ‘개’에서 ‘계’(鷄) 자를 떠올릴 만큼 굳어진 한자말 쓰기 관습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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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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