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24]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는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를 ‘허세’라고 한다. 허세는 한자말인데, 이 말과 비슷하게 쓰이는 순 우리말이 있다. 바로 ‘떠세’라는 말이다. ‘떠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재물이나 힘을 내세워 잘난 체하고 억지를 쓰는 짓이라고 풀이돼 있다. 허세가 실속 없이 겉으로만 잘난 체하는 행동이라면, 떠세는 갖고 있는 재물이나 힘을 과하게 내세워 잘난 체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코로나19라는 급성 감염병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겪고 있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 헤쳐 나가야 할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우리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이 시국에도 당쟁에 여념이 없는 정치인들과, 정치인들보다 정치에 더 깊이 개입하는 일부 종교인들, 이 어려움을 한탕주의에 이용하려는 일부 장사치들, 나름의 힘을 가진 몰지각한 사람들이 사태를 더욱 어렵게 몰아가고 있다.


정치인이나 종교인이나 기업인이나 떠세를 부리지 않고 국민과 함께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용기와 지혜를 보여줄 수는 없을까? 우리말에 ‘우세’라는 말이 있다. 남에게 비웃음과 놀림을 받게 되면 ‘우세를 당하다’, ‘우세를 받다’고 하는데 달리 ‘남우세’라고도 한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가 오랫동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어려움 뒤에 우세를 당하지 않으려면, 힘을 가진 이들 모두 떠세를 걷어내고 국민의 일상 속으로 들어와야 할 것이다.

'사랑방 > 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랑과 이랑  (0) 2020.03.11
봄이다  (0) 2020.03.04
떠세  (0) 2020.02.26
차가운 바람, 추운 날씨  (0) 2020.02.19
아등바등  (0) 2020.02.12
후출하다  (0) 2020.02.05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