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한국어능력시험'은 좋은 시험인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김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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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한국어능력시험’은 대표적인 한국어능력평가시험이다. 국가공인시험이며 분기마다 한 번씩, 1년에 4번 시행된다. 주로 언론사 지원자, 공사 지원자, 일반 회사 지원자, 강사 등 취업을 위해 많이 응시하고,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요건 충족을 목적으로 응시하기도 한다. 


  ‘KBS한국어능력시험’의 누리집에서는 이 시험을 ‘국민의 국어 사용 능력을 높이고 국어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기 위해 시행하는 시험’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우리말글을 아름답게 가꾸고 우리 말글살이의 잘못된 점을 바꾸기 위해 활동하는 한글문화연대의 활동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시험 출제 유형은 다섯 가지로 문법능력(어휘, 어법), 이해능력(듣기, 읽기), 표현능력(쓰기, 말하기), 창안능력(창의적 언어능력), 국어문화능력(국어 교과의 교양적 지식)이다. 누리집에서는 이런 유형의 문제로 국어 능력의 효과성과 유창성(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정확한 언어 사용(어휘, 어법), 그리고 의사소통의 기능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외국어능력시험과 목표를 달리하기 위해 창의성(창안, 국어문화)을 측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  2020년 한국어능력시험 안내. 출처: 누리집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휘, 어법 영역이 시험 점수를 결정짓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어휘는 고유어, 한자어, 어휘 간 의미 관계, 속담 등의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공부해야 할 어휘 수가 매우 많다. 또한 어법은 표준어, 띄어쓰기, 문법 요소 등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많아서 전체 문제 유형 중에서 정답률 50% 이하 문항이 가장 많은 영역이다. 


  정확성 측정과 상대평가인 이 시험의 변별력을 위해서 난이도 있는 어휘, 어법 문제가 필요할 수 있으나, 누리집에 쓰여 있는 ‘외국어능력시험과는 달라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했다’는 말과는 부딪히는 면이 있다. 물론 ‘창의성’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창안, 국어문화 영역을 추가한 것을 보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많은 양을 암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 그 부분을 외우지 않으면 고득점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외국어능력시험의 모습과 겹쳐 보일 수 있다. KBS한국어능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방법이 외국어능력시험과 큰 차이점이 없다면 ‘외국어능력시험과 목표를 달리한다’는 말이 조금 무색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국어문화 영역이다. 국어문화는 국어학(일상어, 근대 국어 등), 국문학(작품, 작가), 국어 생활(매체 언어, 문법 등)문제가 나온다. 국어 문화 영역도 정답률이 낮은데 출제 범위를 예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수많은 작가와 작품, 문법을 공부해서 외우는 건 쉽지 않다. ‘외운 것이 시험에 나와야 점수가 잘 나오기 때문에’ 국어문화 영역은 ‘창의성’을 측정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KBS한국어능력시험은 국립국어원이 공공성을 인정하는 시험이다. 한국인들이 자신의 모국어 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한국어 관련 시험으로서 2004년 8월부터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 이 시험은 매회 약 5천 명이 응시한다. 많은 사람이 지원하는 만큼 문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문제 유형을 보면 기존의 다른 시험과 차별성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 시험은 여러 유형의 문제로 언어의 유창성, 정확성, 창의성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시험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지 않아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이 시험의 가치를 높이고 다른 언어 시험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일부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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