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초면인가요? 글꼴 회사 [산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권혁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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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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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많은 글꼴을 만나 볼 수 있다. 전봇대나 건물 외벽에 있는 옥외광고는 물론이고, 버스나 택시 같이 움직이는 대상도 충분한 공간이 있다면 예외가 아니다.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글꼴을 사용하고 있어, 다채롭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과연 이 글꼴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 궁금증의 해소를 위해 국내의 글꼴회사 ‘산돌’을 방문해 ‘마케팅’과 ‘홍보’를 담당하는 황남위씨와 면담의 시간을 가졌다.


-‘산돌’은 어떻게 출발해서 지금의 회사로 성장하였나요?

▲산돌티움 의장_석금호


역사가 꽤 깊습니다. 1984년에 ‘석금호’ 의장님이 주축이 되어 ‘산돌타이포그라픽스’라는 회사로 시작했어요, 

원래 ‘석금호’ 회장님께서는 유명한 잡지사에서 아트디렉터로 근무를 하고 계셨는데, 그때만 해도 ‘한글’로 무언가를 출판하거나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서 만든 ‘한글글꼴’을 들여와 출판해야 했어요. 이러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 ‘석금호’ 의장님께서는, 직접 국내 출판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한글 글꼴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셨죠. 그 결심이 현재까지 35년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맑은 고딕’, 애플의 ‘애플고딕’ 그리고 카카오의 ‘카카오체’, 네이버의 ‘나눔고딕’ 등 많은 글꼴을 만들면서 성장했습니다. 


-글꼴을 만드는 회사라고 하셨고, 정보기술(it)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서 산돌의 글꼴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정보기술(it) 기업이라고 해서 인터넷 환경에서만 만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산돌의 글꼴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면, 사실 지금 당장 밖에만 나가도 산돌의 글꼴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간판이라든지, 전봇대에 붙어있는 ‘전단지’도 ‘산돌’의 서체를 굉장히 많이 씁니다. 아마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한글 10개 중에 4개는 산돌 글꼴일 거예요. 또 서점에 가면 책 제목 같은 경우도 산돌의 글꼴을 굉장히 많이 씁니다. 

하룬 파로키-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_ 대표적으로 산돌 글꼴이 인쇄된 도서이다.

▲ 산돌의 글꼴을 사용한 대표적 사례들, 자주 보아 매우 친숙하다. 


-그런 것들을 보시면 산돌 폰트인 것을 바로 알아보시나요?


그럼요. 밤낮을 지새워 만든 글씨기 때문에 애착이 갈 수밖에 없죠. 길을 걷다가 혹은 일상 속 사소한 상황에서 산돌의 글씨체를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어요. 사내에 일상에서 산돌의 폰트를 만나면 제보하는 네이버 밴드(메신저) 모임도 있습니다.


-실제로 폰트가 몇 개 정도 있나요?


저희는 1250종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중 판매하는 것은 약 600종입니다.

아직 개발 중인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글씨체가 여러 개의 조합이다 보니 미완성인 것까지 하면 그 수가 더 많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글꼴 작업 중인 디자이너의 모습, 화면 우측을 가득 채운 글자가 작업의 강도를 설명해 준다. 


-글꼴 사업 말고도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소개해 주실 수 있습니까?


 여러 가지 있습니다만. 우선 일반인도 디자인 작업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최종적인 목표가 수입의 창출보다 세상을 우리의 글씨로 아름답게 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산돌의 다양한 글꼴 지원 사업 중 일부


산돌은 현재 초, 중, 고교 선생님들에게 무료로 산돌의 글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초, 중, 고교의 학생들이 숙제할 때와 대학생들이 과제를 할 때 부족함이 없게 쓸 수 있도록 글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범위를 늘려 새싹 기업에게도 글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새싹 기업이 자사를 상징하는 브랜드 상징(로고)나, 회사 전용의 글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글꼴을 제공하거나 혹은 새로운 글꼴을 제작해 주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타이니씨드’라는 비영리단체에 수익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타이니씨드’는 석금호 회장님이 세우시고, 이사장으로 계신 단체이기도 합니다. 기존에는 학생상품의 수익 중 일부를 기부했지만, 올해부터는 전체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밖에 미얀마로 해외 봉사활동을 가는 ‘타이니씨드’ 소속의 ‘청년 활동단’의 경비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물론 한글문화연대에 기부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신데, 특히 어려운 점이나 애로사항은 없습니까?


 저작물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회사들은 ‘저작권’만큼 중요한 것이 없죠, 산돌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한 후부터 자사의 글씨체를 불법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예전보다 환경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기존에는 글꼴을 컴퓨터에 직접 다운받아 사용했습니다. 그렇기에 외부로의 유출이나 공유가 쉬워 제재가 어려웠죠. 그러나 암호화를 거친 글꼴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내려받아 쓰는 지금은 불법 사용을 쉽게 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굉장히 낯선 방식이었죠. 낯선 방식 때문에 내부에선 고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급되고 안정화되자 걱정은 저절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사업에 있어서 ‘한글을 사용한’, 즉 ‘한글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있어서 다양한 일화가 있습니까?


앞서 초, 중, 고교에 무료로 글꼴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는데, 제공하기에 앞서 선생님들과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그 약속은 학생들에게 한글 교육을 꼭 한 번씩 하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를 위해 많은 선생님들께서 한글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에서 앞으로 필요한 점이나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습니까?


글꼴의 저작권을 잘 모르거나 알아도 불법으로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분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콘텐츠를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콘텐츠를 제대로 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이나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다면 더 좋은 환경이 갖춰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산돌’은 단순히 글꼴만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글꼴뿐만 아니라 새싹기업 지원, 글꼴 무료제공 등 사회가 발전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게다가 한글 교육까지 진행하며 우리말의 고유한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회사 산돌이 지금도 우리를 위해 글꼴을 만들고 있다. 글씨체를 통해 우리 사회를 한 층 더 발전시키려는 산돌의 앞날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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