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언어를 지키지 못했던 나라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김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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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는 나라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그래서 나라마다 자신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나라는 조선어학회 같은 단체의 노력으로 우리말을 지켜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르게 자신의 언어를 잘 지켜내지 못했던 나라들이 있다. 

 

  아일랜드는 1601년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모국어인 아일랜드어 대신 영어를 공용어로 쓰게 되어 자신들의 문헌 전통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1923년에 자치권을 얻고 1949년에는 영국에서 완전히 독립했지만 아일랜드어의 규범을 세우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1958년에야 학교에서 가르칠 표준어와 표준 문법을 제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어의 주도권은 영어에 있고, 국민 대다수가 아일랜드어를 사용함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헌법에 아일랜드어를 국어 및 제1공용어로 지정, 아일랜드어 의무교육, 공무원시험 필수과목 지정, 아일랜드어 보호지역(게일타흐트)을 설정하는 등 아일랜드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매우 적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영어가 제2공용어임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아일랜드어가 영어에 밀리는 현재 상황은 쉽게 해결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사진: 아일랜드의 게일타흐트(초록색). 

아일랜드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르웨이도 1349년 왕실을 비롯한 사회 엘리트들이 페스트로 거의 다 죽은 뒤 덴마크의 지배를 받게 되었고, 자신들의 문학 전통이 끊기면서 덴마크어를 공용어로 쓰게 되었다. 오랜 외국의 지배 끝에 1814년 독립을 얻었지만 이미 덴마크어에 심하게 영향을 받은 노르웨이어의 순수성을 다시 살려내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비교적 순수한 노르웨이어의 특성을 지닌 언어인 니노르스크는 1929년이 되어서야 공식 언어로 인정되었으며 노르웨이에는 아직도 언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주시경, 최현배를 비롯한 조선어학회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조선어학회 학자들은 우리말에 맞는 맞춤법을 만들고, 표준어를 정하는 등의 활동으로 우리말의 맥이 끊기는 것을 막아냈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어학회가 있었던 덕분에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과 북한은 언어 소통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런 외국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조선어학회 학자들을 비롯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일랜드가 왜 그렇게 아일랜드어를 지키려고 노력하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우리나라에서 국어를 지키고 순화하는 이유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어가 자리를 잃은 상황은 아니지만, 지나친 외국어 사용으로 생기는 우려가 제법 나타나기도 한다. 외국어는 외국어로써 익히되 우리말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노력과 우리말의 자리를 잘 지키는 것은 훗날 우리가 아일랜드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지 않도록 우리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만들어 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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