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파티 이펙트, 사일로 이펙트, 리쇼어링..?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김성아 기자

ryuk67@naver.com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상식의 사전적 의미이다. 그 의미에 걸맞게 상식 공부는 일평생 우리를 따라다닌다.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시험 준비를 위해 상식 관련 서적을 사서 본다. 중년층은 뉴스와 토론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고 때로는 지적 대화를 나누기 위해 상식 퀴즈를 푼다.

상식을 공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며, 장려되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민이 상식을 학습하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이 하나 생겼다. 바로 외국어 남용이다. 다음 단어들의 뜻을 유추해보자. ▲칵테일파티 이펙트 ▲사일로 이펙트 ▲리쇼어링. 각각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한꺼번에 이야기하고 있어도 관심 있는 이야기를 골라 들을 수 있는 능력 △자신이 속한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함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들이 본국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위 용어들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그 뜻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설령 단어를 학습한다고 하더라도 이질적인 느낌으로 얼른 익히긴 힘들다.


일반 시사 상식이 외국어 상식으로

 외국어가 광범위한 분야에 침투하여 한국어를 갉아먹고 있는 상황에서, 상식 용어도 예외는 아니다. 과도한 외국어 사용으로 일반 상식이 외국어 상식으로 변질되어 가는 모습은 우리나라 대표 검색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가로세로 낱말퀴즈’ 시사 상식 편에서도 엿볼 수 있다.


▲ 정답 5개 중 4개가 외국어인 네이버의 가로세로 낱말퀴즈 - 시사 상식 편


 상식 관련 참고서에서도 외국어와 외국의 문화를 기반으로 한 단어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은 상식 분야 모 기출서에 나온 외국어를 분야별로 정리한 것이다. 다음 단어들의 뜻을 첫눈에 짐작할 수 있을까?


분야

단어

정치·국제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매니페스토(manifesto), 스핀닥터(spin doctor), 키 리졸브(key resolve)

경제·금융

뉴노멀(new normal), 세이프가드(safe guard), 섀도보팅(shadow voting), 스텔스 세금(stealth tax), 체리피커(cherry picker), 골디락스(goldilocks)

사회·법률

프레카리아트(precariat), 사일로 이펙트(silos effect),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외국어를 남용하는 상식 용어의 문제점(1) - 세대 간의 정보격차 발생

 상식 용어에 외국어를 남용하는 것은 단순히 낯설고 학습이 어렵다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조기교육으로 영어가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 간의 이해와 숙달 정도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곧 세대 간의 정보격차로 이어진다.

 상식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다. 그러나 외국어 남용으로 상식은 ‘젊은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 돼버린다. 상식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인 ‘보편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외국어를 남용하는 상식 용어의 문제점(2) - 언어와 현실의 괴리

 상식 용어에서 외국어 남용을 지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문화적 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민족의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역으로, 모국의 현실과 문화를 반영하는 언어야말로 대중들이 쉽게 쓸 수 있다.

 말은 현실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다. 말이 담고 있는 문화를 알지 못하고는 말의 쓰임을 알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많은 상식 용어가 외국어 그대로 쓰이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지 부조화를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칵테일파티 이펙트’는 ‘칵테일 파티’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칵테일 파티: 칵테일과 여러 가지 간단한 음식을 서서 먹으면서 자유로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연회) 한국인들이 이 단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려면, 칵테일 파티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음에도 해당 문화를 향유하는 외국인과 동일한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


상식 용어 순화하기

 정보 격차를 예방하고 현실과 밀접한 언어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외국어 상식 용어들을 ‘순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상식 용어 중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는지 살펴보자. 


외국어

의미

우리말

오픈 프라이머리

본 선거를 치르기 전에 선거구별로 후보자를 선정하되 투표 자격을 개방하여 무소속 유권자나 다른 정당원에도 투표할 수 있음을 뜻한다.

완전 국민경선제,

제한 없는 예비선거

매니페스토

선거공약의 단계별 이행안을 문서화한 서약서

정책서약서

헤일로 이펙트

어떤 대상이나 사람에 대한 일반적 견해가 그것의 구체적 특성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현상

후광 효과


 하지만 우리말로 바꾸기 어려운 외국어 상식 용어들도 있다. 지명이나 인명을 따온 낱말이거나 여러 낱말의 첫 글자를 딴 경우처럼 줄임말을 사용한 경우가 그렇다. 고유명사를 사용하는 것은 별수 없지만, 줄임말의 경우 각각의 문자가 의미하는 외국어를 익혀야 해서 언어학습의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에 순화의 방안이 꼭 강구되어야 한다.


용어의 어원

외국어 상식 용어

지명·인명을 따온 단어

므두셀라 증후군, 빌바오 효과

줄임말인 경우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프리터족(free arbeiter)


 최신 상식 용어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즉시 미디어에서 활발히 유통되다가 수명이 다하면 잘 쓰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유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어를 남용하는 상식 용어는 외국어 능력에 따른 정보격차, 국민의 제 생활과의 괴리와 같은 문제점을 한껏 일으킨다. 일회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라며 그냥 덮기에는 끼치는 영향이 크다. 상식이 ‘상식’(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 되기 위해서는 유행으로 치부하지 말고 제대로 우리의 상식이 될 수 있게, 우리말로 바꾸어 쓸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자료>

언론사 상식 플앤업(저자 시사상식연구소, 최훈민)

표준국어대사전

최강1교시 한글이 지켜온 민족, 민족이 지켜온 한글 

(발표자 정재환 - https://www.youtube.com/watch?v=82pzv6VjMbE )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