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로 흥을 돋우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곽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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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은 거의 매일 음악을 듣는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한 ‘2019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0세부터 59세까지에 해당하는 3,000명의 조사 대상자 중 50.9%가 음악 이용 빈도에 ‘거의 매일’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의도해서 듣지 않더라도 거리를 걷다가, 카페에서 혹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음악을 듣게 되기도 한다. 그만큼 음악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사투리로 부르는 노래가 있다고?

 일반적으로 노랫말은 많은 사람이 알아듣기 편한 표준어로 이뤄진다. 그런데 간혹 노랫말에 의도적으로 사투리를 쓰기도 한다. 사투리 특유의 억양과 어감 때문에 독특한 느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투리로 만든 노래는 사투리에 낯선 이들에겐 색다른 즐거움을, 해당 사투리를 사용하는 지역 사람들에게는 친근감을 줄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실제 대중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기도 한다. 경상도 출신의 래퍼 사이먼 도미닉과 술제이(Sool J)와 김보선의 경우가 그렇다. 사이먼 도미닉은 경상도 사투리 억양을 살려 자신감을 드러낸 노래 <에헤이(Eh Hey)>는 국내 최대 음원 누리집 ‘멜론’ 기준 약 1만 명에게 ‘좋아요’를 받았으며, 역시 래퍼인 술제이(Sool J)와 김보선이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경상도 사투리로 고백하는 내용을 담아 2014년에 발표한 노래 <뭐라꼬>는 별점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했다.


▲ 술제이와 김보선의 노래 <뭐라꼬> 가사 중 일부


이처럼 독특한 개성으로 듣는 즐거움을 더하는 사투리 노래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 – 방탄소년단(BTS), <어디에서 왔는지>[각주:1]

 세계적인 남자 아이돌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어디에서 왔는지>는 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섞여 있는 노래다. 이 노래는 같은 주제를 다른 지역의 말씨로 비교하며 들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먼저 전라도 사투리로 된 노랫말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어디에서 왔는지> 가사 중 일부


 전라도 사투리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말투 ‘잉’이 반복하여 사용된 노랫말이다. ‘잉’을 문장 중간든 끝이든 관계없이 모든 어절의 끝에 놓을 수 있으며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전라도 사투리의 특징을 잘 담아냈다. ‘겁나게’는 ‘매우’의 대표적인 전라도 방언이다. ‘아따 그래도 전라도 남자가 끌리긴 한갑다’라는 노랫말에는 표준어의 ‘-은/는가 보다’에 해당하는 전라도 사투리 ‘-은갑다’를 사용했다. 앞서 밝혔듯이 이 곡의 노랫말에는 경상도 사투리도 있다. 전라도 남자와 경상도 남자의 매력적인 사랑 고백을 한 번에 듣고 싶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바란다.


● 경상도 사투리 – 엠씨 메타(MC Meta)&디제이 렉스(DJ Wreckx), <무까끼하이>[각주:2]

 대구 출신 래퍼 엠씨 메타(MC Meta)와 작곡가 디제이 렉스(DJ Wreckx)가 만든 <무까끼하이>는 음반시장을 날카롭게 꼬집은 경상도 사투리 노래로, 경상도 억양이 자아내는 운율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노래다. 제목 ‘무까끼하이’는 ‘무식하고 투박하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무까끼하다’에 ‘-하게’의 경상도 방언형 ‘-하이’ 접사가 붙은 말로, 풀이하면 ‘무식하고 투박하게’란 말이 된다. 


▲ <무까끼하이> 뮤직비디오 갈무리


 ‘됐으 됐으요 고마 됐으요 / 돈만 챙기고 고마 그마 째이소’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인데 이를 표준어로 바꾸면 ‘됐어요 됐습니다 그 정도까지만 됐습니다 / 돈만 챙기고 그 정도까지 그만하고 도망가세요’라는 말이 된다. 또한, 가사에는 경상도 사투리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천지삐까리’가 대표적이다. ‘천지삐까리’는 ‘하늘과 땅’을 뜻하는 천지와 ‘낟가리’의 경상도 방언인 ‘삐까리’가 합성된 말로 ‘엄청나게 많다’는 의미다. 그 밖에도 ‘주둥이’의 경상도 방언인 ‘주디’, ‘문대버리다’의 경상도 방언인 ‘문때뿌리다’ 등 다양한 경상도 사투리를 들어볼 수 있다.


● 제주도 사투리 – 사우스카니발, <몬딱 도르라>[각주:3]

 제주도를 대표하는 밴드 사우스카니발의 <몬딱 도르라>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밴드의 노래답게 제주도 사투리로만 이뤄진 노래다. 후렴구에도 반복해서 쓰인 ‘몬딱 도르라’라는 제목은 ‘몽땅, 모두’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 ‘몬딱’과 ‘달리다’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 ‘도르다’가 합쳐져 ‘모두 달려라’는 뜻이다.


▲ <몬딱 도르라> 뮤직비디오 갈무리


 ‘조들다’는 말은 ‘걱정이 되는 일로 매우 근심하다’는 뜻의 제주도 사투리이며 여기에 ‘말라’는 의미의 접사 ‘마랑’이 붙어 ‘조들지마랑’으로 쓰였다. ‘도드라’는 ‘도르라’의 변형으로 ‘달리다’의 뜻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후렴구를 표준어로 풀이하면 ‘걱정하지 말고 달려라 / 달려라 모두 달려라’이다. 이 밖에도 ‘너랑나랑’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 ‘느영나영’, ‘겨루다, 이기려고 버티다’를 뜻하는 ‘심벡하다’ 등 제주도 내음이 물씬 풍기는 노랫말로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한다.

 

 지금까지 사투리로 노랫말을 쓴 노래를 몇 곡 살펴봤다. 이 밖에도 혜은이의 <감수광>, 방탄소년단(BTS)의 <팔도강산>, 사우스카니발의 <혼저 옵서예> 등 사투리로 된 노래를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모두가 알아듣지는 못한다는 한계 때문에 사투리 노랫말이 많지는 않지만 지역어의 보전 자원에서도 이러한 노래들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발 묶인 여름, 멀리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마음을 위로할 수 있게 지역의 특징이 살아 있는 사투리 노래를 찾아 들으며 팔도여행을 상상해 보는 건 어떨까?

  1. 정인호 (2020) 전라도 사투리의 특징과 그 보존 방안, 인문학연구, 28, 69-85 참조 [본문으로]
  2. 이근열 (2013) 부산 방언의 어원 연구(1), 우리말연구, 35 참조 [본문으로]
  3.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방언 사전 누리집 참조 [본문으로]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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