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등장하는 차별과 혐오 신조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박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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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들은 정보통신(IT) 기술에 익숙하고, 사교 생활에서 스마트폰, 누리 소통망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누리 소통망을 자유롭게 활용함에 따라 다양한 신조어 또한 사용한다. 이런 신조어들은 지루해질 수 있는 대화에 재미를 더해 준다. 또한, 친구들과의 친근한 의사소통을 도와 친목을 다지고 유대감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차별과 혐오가 존재했다. 차별과 혐오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혐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조어

월거지/전거지

월세/전세 거주자를 거지에 빗대 비하하는 말

엘사

LH 아파트(임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

휴거

휴먼시아 거주자를 거지에 빗대 비하하는 말

이백충/삼백충

부모의 월 소득 200/300만 원 이하인 사람을 벌레에 빗대 낮잡아보는 말

-수저

출생 시 부모의 부유 정도를 수저 계급으로 나눈 말. 최근엔 금수저 위에 다이아몬드수저, 흙수저 밑에 똥수저가 생김

조물주 위에 건물주/장래 희망 건물주

우주를 만들고 다스리는 조물주보다 건물을 세워 소유하고 있는 건물주가 낫다는 말/돈을 얼마 못 버는 평범한 직업보다 건물주를 장래 희망으로 생각하는 요즘 학생들의 말

▲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초등학생들이 쓰고 있는 은어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빈부격차를 느낄 수 있는 차별이 섞인 신조어들을 사용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친구들과 원활한 의사소통과 서로 친해지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는 어느 순간 변질하고 악용된다. 사실 요즘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지만 "플렉스(뽐내고 자랑질하다)",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스세권(스타벅스 + 세권 : 걸어서 스타벅스를 갈 수 있는 지역)", "슬세권(슬리퍼 + 역세권 : 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한 주거 지역)"과 같은 단어들 또한 돈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이런 차별과 혐오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6월 23일, '초등 교실 내 만연한 차별과 혐오 표현'에 대해 인터뷰를 하기 위해 △권유림 양 △최연우 양 (이상 서울 거원중 1학년) △이소윤 양 △이지우 양 △우승혜 양 (이상 서울 거원초 6학년) △송도현 군(서울 개롱초 6학년) △권태은 양(서울 거원초 5학년) △우승아 양(서울 거원초 4학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마스크 착용, 손 소독 후 인터뷰 진행하였으며 답변 내용들은 익명으로 적어 내용이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 종이에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거나 보거나 듣거나 했던 나쁜 용어들을 작성하고 있는 모습


먼저 평소 사용하거나 들어본 적 있는 나쁜 말을 적어보게 했다.


질문. 종이에 쓴 말들은 학교에서 친구들이 자주 하는 말인가요?

답변. (모두)네. ㄱ: 싸우기 전이나 싸우는 중에 쓰는 거 같아요. ㄴ: 학교에서는 잘 안 쓰고 밖에서 친구들이랑 있을 때 써요.


질문. 그러면 이런 말들이 무슨 뜻인지는 정확히 알고 있나요?

답변. (두 명)네. (그 외)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어요.


질문. 그럼 가장 듣기 싫고 기분 나쁜 말이 뭔가요?

답변. ㄱ: 돼지 새끼요. ㄴ: 이름 갖고 놀리고, 못생겼다고 하는 거요. ㄷ: 공부 못한다고 하는 거요. ㅁ: 부모님 갖고 욕하는 거요.


질문. 왜 그런 나쁜 말들을 쓴다고 생각해요?

답변. ㄱ: 습관(처럼 사용해요). ㄴ: 그냥 말하면 재미없어서 말에 재밌게 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ㄷ: 욕을 쓰면 인싸 같아 보이려고 하는 거 같아요. ㄹ: 친구들 많아 보이려고 그러는 거 같아요. ㅁ: 강한 인상(을 주려고 사용해요). ㅂ: 밖에서 들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게 됐어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등교를 못하고 있는 지금, 아이들은 이전보다 온라인으로 주로 소통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주 보는 동영상 플랫폼에서 쏟아져 나오는 혐오 표현들에 계속 노출돼 있다. 인터뷰 결과 온라인뿐만 학교에서도 혐오표현이 짙게 스며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런 표현을 써야 일명 ‘인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말의 어원도 모르지만 일단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선 돋보여야 하고 튀어야 한다. 행동보단 쉽게 튀어나올 수 있는 말, 평범한 말보단 비속어 섞인 혐오 표현을 사용하면 친구가 많아 보인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경제적 상황 등으로 나와 친구를 비교하며 자신을 우월하게 보이려는 현상들은 자기 비교 경향이 강한 아동기에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의 책임을 아이들에게만 지울 순 없다. 누구든지 아이들에게 평등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차별과 혐오 표현에는 자유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온라인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진 지금 같은 때엔 집에 있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는 혐오 표현을 하는 아이를 막무가내로 혼내기보다 왜 그런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최근 홍콩 민주화 운동과 미국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에 맞서는 사람들이 대규모로 나선 시위였다. 남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반드시 어렸을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인권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인권의 권한’이라는 익살스러운 답변을 제외하곤 모두 인권의 뜻을 다 알고 있었다. 그중에 ‘차별받지 않고 나쁜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는 답변이 있었다. 미래의 주역들을 위해 어른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그들의 언어와 인권을 지켜주기 위해 표현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인권을 보호하고 건전한 미래사회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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