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74

by 한글문화연대 2014. 5. 29.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74
2014년 5월 29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아리아리 내리비치]

   ◆  [대학생 기자단] 5월 활동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안갚음하러 귀향합니다-성기지 학술위원
   ◆  [우리나라 좋은 나라] 사랑의 정치-김영명 공동대표
   ◆  [알림] 우리말 사랑 동아리 모집(~6/22)

   ◆  [이웃집 소식] 광화문 선플 음악회(5/31)-선플운동본부

* '내리비치'는 한글문화연대가 '차례'를 갈음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 [대학생 기자단] 5월 활동

5월 23일 금요일 저녁, 모임 공간 '활짝'에서 대학생 기자단이 모였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기자단은 첫 취재를 준비하고 기사를 쓰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취재 질문지 만들기, 기사 구성하고 쓰기, 맞춤법에 맞게 쓰기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고 모두가 입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첫 번째 기사이지만 제법 유명한 분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미리 알려드리면 전 국회의원과 한글운동을 열심히 해오신 선배님, 그리고 옆 나라 중국에서 우리말을 배우러 온 유학생을 만났습니다.

바쁜 학교생활하면서 취재와 기사 쓰기에 힘쓰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을 보면 앞으로의 활동과 기사가 기대됩니다. 대학생기자단의 기사는 곧 한글문화연대 누리집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고객응대 28. 신발 벗고 올라가실게요

지나친 존대는 어법에 맞지 않는 말투를 유행처럼 번지게 하고 말았다. 진료나 건강검진을 할 때 간호사들이 안내하는 말투는 전혀 어법에 맞지 않는다.

가령 몸무게를 잴 때에 “신발 벗고 올라가실게요.” 한다든지,“의자에 앉으실게요.”, “오른쪽 눈을 가려 보실게요.”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들이다. “신발 벗고 올라가실게요.”를 “신발 벗고 올라갈게요.”로 해야 올바른 문장이 되는데, 이 경우 체중계에 올라가는 사람은 검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간호사 자신이 된다. ‘-ㄹ게(요)’라는 어미는 말하는 이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약속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다. 자기의 행동을 ‘올라가실게요’로 높이는 것도 잘못 되었지만, 상대방에게 올라가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면 더욱 엉뚱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상대를 높이는 어미 ‘-시’와 ‘-ㄹ게(요)’를 함께 쓴 ‘-실게(요)’는 잘못된 표현이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신발 벗고 올라가시겠어요?”, 또는 “올라가 주시겠어요?”처럼 말하는 것이 맞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안갚음하러 귀향합니다_성기지 학술위원

“안갚음하러 귀향합니다.” 언뜻 들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빚을 갚지 않기 위해 귀향한다는 걸까? (그렇다면 문장이 잘못 되었다.) 고향의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귀향한다는 걸까? (이때에는 낱말의 철자가 틀렸다.)

‘앙갚음’이란 말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남이 자기에게 끼친 만큼 자기도 그에게 해를 입힌다.”는 뜻의 말이다. 한자말로 하면 ‘복수’이다. 가령 “그가 나를 불행에 빠뜨렸으니, 나도 앙갚음을 할 거야.”처럼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말에 앙갚음과 발음이 무척 비슷한 ‘안갚음’이라는 낱말이 있다. 빚을 갚지 않는다는 ‘안 갚음’이 아니라,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다는 참한 뜻을 가진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곧 “안갚음하러 귀향합니다.”는 부모님을 봉양하겠다는 갸륵한 마음으로 귀향한다는 말이다. 어찌 된 일인지 요즘 시대의 우리에게는 순 우리말이 되레 낯설다.


400년 전 중국 명나라의 이시진이라는 사람이 지은 <본초강목>이란 책이 있다. 한방에서 약재나 약학을 연구하는 부문을 다룬 의학서이다. 여기에 ‘반포’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은 “까마귀가 처음 나서 어미가 60일 동안 먹이를 물어다가 새끼를 먹여 살리고, 새끼가 자라면 그 새끼가 다시 먹이를 물어다가 어미를 60일 동안 먹여 살린다.”는 말이다. 이 ‘반포’에 들어맞는 우리말이 ‘안갚음’이다. 그래서 ‘안갚음’은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봉양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사랑의 정치_김영명 공동대표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충고하기를 도덕이나 윤리를 생각하지 말고 군주와 국가의 권력 유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이를 위해 때로는 무자비한 행동도 서슴지 말 것을 충고했다. 이런 그의 정치관은 이른바 현실주의 정치관으로, 이후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뭇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

기독교 윤리가 지배하던 당시 유럽에서 종교의 지배를 벗어난 근대적 세속 정치관을 처음으로 펼쳤다는 점에서 이는 혁명적이었다. 서양에서는 말이다. 이런 서양 사람들의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한국 사람들도 마키아벨리를 칭송한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동양에서는 마키아벨리가 탄생하기 1800년 전, 그리고 1700년 전에 이미 상앙과 한비자가 같은 정치관을 전개한 바 있다. 그들의 이론에 비해 마키아벨리의 이론이 특별히 더 상세하거나 탁월해 보이지도 않는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두어 번 읽어보았지만, 그냥 그랬다.

중세 기독교 시절의 눈으로 보면 혁명적일지 몰라도 동양인의 눈으로 보면 하나도 혁명적일 게 없다.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서양인의 눈을 빌려 마키아벨리의 혁명성을 찬탄해마지 않는다. 바보들!

어쨌든, 마키아벨리든 한비자든, 현실주의 정치관은 쉽게 말해 값싼 동정에 이끌리지 말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여 국가 권력을 유지하라는 충고다. 일리가 있다. 조금 있는 게 아니라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무정한 정치관은 특히 나라의 존립이 어려운 난세에 어울리는 정치관이다. 나라와 군주의 권력이 바람 앞의 등불인데 윤리니 도덕이니 하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무정하게 지켜낸 국가와 군주의 권력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것이 결국 백성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군주나 그 주위 세력의 안락을 위한 것일 뿐이다. 우리 백성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안락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안락을 원한다.

중국의 춘추 전국 시대나 마키아벨리의 피렌체보다 훨씬 더 안정된 대한민국이나 미 합중국이나 중화 인민 공화국에서 과연 상앙이나 마키아벨리처럼 무정한 정치를 펼쳐야 할까? 대답은 당연히 아니올시다이다.

정치는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여야 한다. 백성을 사랑하고 시민을 사랑하는 정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 백성, 시민은 마땅히 저항해야 한다. 우리를 사랑해 달라고. 구성원을 사랑하지 않는 지도자, 행정가, 정치가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

무자비한 권력으로 피렌체를 살려낸 군주가 피렌체 시민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시민 역시 그 군주를 섬겨야 할 까닭이 없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아니 국민 이전에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국민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

그 사랑은 모든 정치인이 입에 바르는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앞에 두고 우리의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그런 사랑을 보였던가?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언제 어느 장면에서 보여주었던가?

마키아벨리의 비정한 정치를 “쿨”하다고, 멋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정치는 멋있지도 않고 쿨하지도 않다. 그냥 비정할 뿐이다. 진정으로 멋있는 정치는 사랑의 정치뿐이다.

  ◆ [알림] 우리말 사랑 동아리 모집

  ◆ [이웃집 소식] 광화문 선플 음악회(5/31)-선플운동본부

한글문화연대가 사무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과 뜻을 함께 하는 선플운동본부가 5월 31일 저녁, 광화문에서 "광화문 선플 음악회"를 엽니다.

1부에서는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선플자원봉사단이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하기로 약속하는 출범식을 하고, 2부에서는 세월호 사고로 인한 비통함을 기억하고, 이 슬픔과 아픈 기억을 새로운 희망으로 승화시키자는 의미를 담은 음악회를 엽니다.

이번 토요일에 광화문으로 가족들과 함께 손잡고 나들이 가는건 어떨까요.

'한글아리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글 아리아리 475  (0) 2014.06.13
한글 아리아리 475  (0) 2014.06.05
한글 아리아리 473  (0) 2014.05.21
한글 아리아리 472  (0) 2014.05.15
한글 아리아리 471  (0) 2014.05.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