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제목만 보고 우리 영상인지 알 수 있나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백승연 기자

neon32510@naver.com


 최근 누구나 영상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는 ‘유튜브’가 대유행이다. 기존에는 소수의 제작자가 올린 영상을 시청하는 수동적인 소비자가 주를 이뤘다면 점점 영상을 직접 만들어서 참여하는 능동적인 생산자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일상을 기록하는 영상들이 늘어났다. 생산자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영상의 내용도 다양해지면서 유튜브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유튜브로 수익을 창출하는 영상 제작자도 증가하고 있다. 

 영상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범위도 넓어졌다. 핸드폰 조작에 능숙한 젊은 층뿐만 아니라 유소년, 노년 시청자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넓은 사용자층과 많은 사용자로 짐작할 수 있듯이 대중에게 끼치는 유튜브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이렇게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영상 매체에서 생산되는 우리나라 영상에 외국어가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잘못된 언어문화가 퍼질 우려가 있다.


 유튜브 영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불필요한 외국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크게 둘로 나누어서 살펴보자. 


1. 영상 제작자를 칭하는 단어


 외국어 

 우리말

 크리에이터(creator)

 (광고) 창작자

 스트리머(streamer)

 (실시간) 방송 진행자


 유튜브에서는 ‘크리에이터’, ‘스트리밍’, ‘스트리머’ 등의 영어 낱말을 사용한다. 이 단어들은 유튜브 영상 제작자나 방송 형식을 칭한다. ‘크리에이터’는 생산을 뜻하는 영어 단어 ‘create’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or’을 붙인 말이다. 본래 ‘크리에이터’는 창작자라는 영어 단어인데, 영상 매체에서는 영상 제작자와 함께 계정 운영자를 통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스트리머’는 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을 실시간으로 재생한다는 뜻의 ‘streaming’과 이에 인칭접미사 ‘–er’을 붙인 단어들이다.


2. 영상 종류에 관한 단어


 외국어

 우리말

 컨텐츠

 내용, 주제

 언박싱

 개봉기

 챌린지

 도전 잇기, 참여 잇기

 브이로그

 영상 일기



 촬영부터 편집까지 영상은 이제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일상을 담은 영상이라 소소하게 공감되는 순간들이 많다 보니 인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영상의 제목은 어쩐지 일상적이지 않다. ‘컨텐츠’, ‘언박싱’, ‘챌린지’, ‘브이로그’ 등의 영어 단어가 자주 눈에 띄기 때문이다. 

 ‘컨텐츠’는 내용을 뜻하는 단어 ‘contents’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내용, 주제’ 등으로 써도 충분하다. 심지어 컨텐츠는 ‘콘텐츠’로 써야 하지만 이마저도 잘 모른 채 쓰는 경우가 많다. ‘언박싱’은 상자를 연다는 뜻으로 택배나 소포 등을 개봉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줄 때 쓴다. ‘개봉기’로 말하면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요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챌린지’ 영상은 도전을 뜻하는 영단어 ‘challenge’를 사용했는데, 사람들 사이에 유행하는 각종 도전을 수행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들을 가리킨다. ‘도전 잇기, 혹은 참여 잇기’로 대체할 수 있다. 그리고 ‘브이로그’는 영상이라는 뜻의 ‘video’와 인터넷 다이어리와 비슷한 블로그(blog)의 합성어이다. 흥미로운 점은 블로그 또한 인터넷을 뜻하는 ‘web’과 항해 일지를 뜻하는 ‘log’의 합성어라는 점이다. 인터넷을 통한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복합적인 합성어가 나타남을 알 수 있는 예시다. 합성어 ‘브이로그’는 그 의미를 살려 ‘영상 일기’로 대체할 수 있다. 


 그 밖에 외국어가 남용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유튜브의 실시간 인기 영상 모음이다. 붉은색 원을 보면 ‘풀영상(전체 영상)’이나 ‘리뷰(후기)’, ‘CHOREOGRAPHY(안무)’, ‘Dance Practice(안무 연습)’ 등 충분히 우리말로 순화할 수 있는 단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파란색 원은 유튜브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외국어들로, 역시 우리말로 순화할 수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나라의 가요나 문화 산업과 관련된 영상의 경우 국외 시청자를 위해 의도적으로 외국어 단어를 사용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그 목적을 고려해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 시청자들을 위해 한글을 함께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 2020 7월 18일 기준 유튜브 최신 인기 영상 제목들 (출처: 유튜브)

* 좌상단부터 PPL, 가이드, 리뷰, CHOREOGRAPHY, Dance Practice, 뉴스, 스트리밍, 스파이, K-미신, Feat., 풀영상, 스트리밍, 공격 포인트, 팬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로 영상을 보고 있다. 특히 자막이 발달하면서 시청자의 범위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러한 영상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 산업, 미용 산업, 방역 체계 등 다양한 분야들이 국외에 노출되며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영상에 외국어 댓글들이 점점 늘어 ‘한국인 찾아요’, ‘한국어 댓글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댓글이 달리고 있기도 하다. 많은 외국 사람들이 유튜브 영상으로 우리나라에 대해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유튜브 영상에서 우리말을 사용한다면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 문화에 대해 더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요리 계정에서는 이러한 목적으로 한식의 이름을 뜻이 아닌 소리를 옮겨 적었다. 예를 들어 떡볶이를 ‘Spicy Rice Cake’가 아닌 ‘Tteokbokki’라고 제목을 다는 등 우리말을 그대로 외국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영상에서의 우리말을 잘 사용한다면 한국인 시청자들의 이해도 돕고, 해외 시청자에게 우리나라를 더 잘 알릴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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