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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말이 그렇구나-356]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는 흔히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유도리 없다’고 말하는데, 이 ‘유도리’는 다들 알고 있듯이 일본어 잔재이다. 일본어 ‘ゆとり’[유토리]는 마음의 여유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도리’를 ‘융통성’으로 순화해서 쓰고 있다. 그렇지만 ‘융통성’도 한자말이다. 그렇다면 이 유도리나 융통성을 바꾸어 쓸 만한 순 우리말은 없을까? 지금은 잘 쓰이지 않고 있지만,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순 우리말이 있다. 바로 ‘옹춘마니’라는 말이다.
“저 사람은 유도리가/융통성이 없어.”를 “저 사람은 옹춘마니야.”라고 바꾸어 쓸 수 있다. ‘옹춘마니’는 소견이 좁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그런데 이 옹춘마니보다 앞선 토박이말 가운데 그 뜻이 비슷한 ‘옹망추니’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을 “고부라지고 오그라져 볼품이 없는 모양. 또는 그런 물건.”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어떤 모양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옹망추니’를 사람에 비유하면 어떻게 될까? 성격이나 행동이 고부라지고 오그라져 볼품없어 보이는 사람을 옹망추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는 옹망추니의 확장된 뜻으로 “소견도 좁고 마음도 좁은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달아 놓았다. 단순히 옹춘마니라면 그저 고지식한 사람이겠거니 하지만, 옹망추니는 속까지 좁은 사람이니 편협하게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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