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드 핑크라고? 팥죽색이야!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7기 백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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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은 다양한 색이름을 가진 언어이다. 같은 파란 계열을 지칭하는 말이더라도 ‘시퍼렇다, 새파랗다, 푸르다, 푸르딩딩하다, 검푸르다’ 등등 다양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말로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음에도 영어 색이름을 사용할 때가 있다. 하지만 영어 색이름을 사용하면 단어만 듣고서는 색을 떠올릴 수 없거나, 듣는 이와 말하는 이가 서로 다른 색을 상상할 때가 있어서 의사소통에 혼란을 빚게 된다. 예를 들어, ‘솔리드 핑크(Solid Pink)’와 ‘검붉은색’ 두 가지 색이름을 언급했을 때 생각나는 색을 물어보면, ‘검붉은색’을 떠올린 답이 더 비슷할 것이다. ‘솔리드 핑크(Solid Pink)’는 색에 대한 단서가 ‘핑크(Pink)’뿐이라 붉은 계열의 색 전체를 생각하게 되지만, 검붉은색은 우리말로 되어 있어 ‘검다’와 ‘붉다’라는 두 색이름을 들으면 색을 더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를 이용해 ‘팥죽색’이라고 표현하면 조금 더 명확히 색을 전달할 수 있다. 


▲ ‘솔리드  핑크(Solid Pink)’ 색


우리말 색이름 연구

 사람들이 조금 더 다양하고 정확한 우리말 색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기관에서 우리말 색이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한국색채연구소에서 <우리말 색이름 사전>을 만들었다. 1991년 출판된 <우리말 색이름 사전>은 352가지의 우리말 색이름을 담은 책이자 국문학, 교육학, 미술학, 어문학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최초로 우리말 색이름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단순히 색과 우리말 이름을 나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색이름을 추가하였으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어휘를 수정하고 시엠와이케이(CMYK)값(인쇄업계에서 색을 표기할 때 쓰는 값)을 표기하여 실용적이다. 또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일반인과 인쇄업계, 디자인업계 등등에서 섞어 쓰는 우리말 색이름과 영어 색이름을 정리한 ‘디지털팔레트’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디지털팔레트’(디지털백과사전, https://www.kats.go.kr/content.do?cmsid=86)에는 8,000여 가지의 우리말·영어 색이름이 병기되어 있어 색이름을 알아보기도 쉽고, 영어 색이름과 우리말 색이름을 연결할 수 있다.


◀ <우리말 색이름 사전>증보판 사진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실생활에서의 우리말 색채어 사용

 <우리말 색이름 사전> 안에는 기존에 쓰던 색이름뿐만 아니라 새로운 우리말 색이름도 있다. 서울시의 ‘디자인서울’에서는 ‘서울색’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색이 담긴 다양한 우리말 색이름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10개의 색이름은 단청빨간색, 꽃담황토색, 한강은백색, 서울하늘색, 남산초록색, 고궁갈색, 기와진회색, 돌담회색, 은행노란색, 삼베연미색으로 우리 문화를 살리면서도 떠올리기 쉬운 색이름들이다. 서울색은 택시나 옥외광고판, 정류장, 표지판 등 우리에게 익숙한 사물의 색깔로 쓰인다. 특히 서울색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물과 해당 색을 연관 지은 이름이라, 생소한 영어 색이름과 달리 색을 떠올리기 쉽다. 


▲ 서울색10. 사진 출처: 디자인서울 ‘서울상징색 적용 지침(가이드라인)’


 우리말 색이름을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색을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따라서 누구나 색을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말 색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장점을 위해 한국색채연구소, 서울시 등 여러 기관이 우리말 색이름을 연구하고 알렸다. 

 물론 영어 색이름을 사용해야 뜻이 더 쉽게 전달될 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 색이름을 쓰면서도 다양한 우리말 색이름을 한 번쯤 떠올리고, ‘이 색은 우리말 중 어떤 말로 바꾸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우리말 색이름의 관심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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