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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우스운 오역, 유머로만 소비하지 않고 심각하게 바라보아야 - 변한석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1. 7. 26.

우스운 오역, 유머로만 소비하지 않고 심각하게 바라보아야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변한석 기자

akxhfks1@naver.com

 

한국관광공사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한식당 중 약 30%가 육회를 Six time, 돼지 주물럭을 Pork Massage로 번역하는 등의 오역이 심한 메뉴판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오역 메뉴판은 한국인이 볼 때는 웃기지만 외국인이 볼 땐 당황스러운 일이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오역을 바로잡는 취지로 2018년 국민 누구나 무료로 외국어 차림표를 제작할 수 있는 외국어 메뉴판 만들기누리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외국어 오역은 한식당뿐만 아니라 관광지나 인터넷에서도 자주 보이는데, 대부분 언어 간의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번역기에 의존해서 생긴 문제다.

 

 

한순간에 테러 집단이 되어버린 회사 이야기

한화그룹의 개명 일화를 소개한 199447일 매일경제의 기사. (출처: 네이버)

 

오역 때문에 회사 이름까지 바꾼 사례로 한화그룹이 있다. 한화의 원래 이름은 한국화약그룹이다. 과거 한화의 고위 관계자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측이 환영의 표시로 현수막를 내걸었는데, ‘남조선 폭파 집단 환영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국화약그룹을 영어로 직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직역하자 생긴 사태였다. 이를 계기로 한국화약그룹은 회사명을 한화그룹으로 바꾸었다.

 

 

케이팝의 발전과 오역 문제

최근 케이팝의 유행으로 외국인들이 한국 매체물을 번역하는 일이 많은데, 한국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오역을 인터넷에서 왕왕 볼 수 있다.

오마이걸의 ‘Windy Day’를 번역한 유튜브 영상 (출처: https://youtu.be/zq0wYsM60v4)

 

위 사진은 가수 오마이걸의 노래를 번역한 유튜브 영상 중의 한 부분이다. 가사 중 불어바람이 분다라는 뜻의 동사로 해석하지 못하고, 프랑스 사람이 쓰는 불어라는 뜻의 명사로 오역하였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 생기는 오역들

한국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 오류가 생기는 것처럼,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에도 문제가 생긴다.

실제 구글 번역기를 사용했을 때, 두발은 머리카락이 아닌 머리로 해석된다.

 

위는 중국어 문장 제 머리카락 모양을 반으로 갈라주세요.’저의 머리를 좌우로 갈라 주십시오.’라고 오역한 경우다. 한국에서 머리는 두()와 머리카락(두발) 두 가지 뜻을 가진 단어다.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직역하면서 머리카락 모양을 바꿔 달라는 요청이 나의 목숨을 거둬달라는 아찔한 문장이 되었다.

 

 

위 사례는 코로나19 초기 구글 번역기를 사용했을 때 음성을 양성의 반대말로 이해하지 못하고 목소리라는 뜻을 가진 음성(音聲)으로 해석해서 생긴 오역이다. 다행히 현재 번역기를 사용할 때는 정상적인 번역 결과가 나온다.

 

 

띄어쓰기 때문에 생긴 오역 사례

띄어쓰기는 가독성을 높여 의미 전달을 쉽게 만든다. 언어마다 띄어쓰기의 기준이 다른데, 언어 간의 이해가 부족하다면 오역이 발생하기 쉽다.

 

영화 <어벤져스3: 인피니티 워>의 오역 사례

 

2018년 개봉된 영화 <어벤져스3>가망이 없다라는 오역이 있다. ‘End game’은 최종전을 뜻하는 단어인데, 밑의 사진처럼 번역기로 End game을 띄어쓰기하지 않으면 끝장이다라고 나온다. 이 때문에 번역가가 번역기에 의존했다는 의혹이 있다.

띄어쓰기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 (출처: 포스트쉐어, http://naver.me/FYuYULlE)

 

 

국격을 낮추는 오역은 이제 그만

오역 때문에 회사 이름을 바꾼 한화그룹처럼, 오역은 번역자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최종전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한 번역가의 일화는 원작 감독의 귀로 들어갔고, 결국 해당 번역가는 <어벤져스3>를 마지막으로 해당 시리즈의 번역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의 난 할리우드를 존경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동경이라는 뜻으로 쓰인 ‘admire’를 한국 언론에서 존경하지 않는다라는 무례한 발언으로 오역한 것이 밝혀져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단 한 글자의 오역이라도 문장의 의미나 화자의 의도를 오염시킬 수 있다. 언어 간의 차이를 똑바로 이해하고,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는 게 올바른 번역이다.

국제 사회에 한류 바람이 부는 지금, 번역자의 가벼운 오역도 큰 국제적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계적인 문화 수출에 집중하기보다, 우리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외국인과 서로의 정서를 파악하여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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