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스라이팅’, 'SNS충‘ 티브이 예능 속 신조어 사용, 이대로 괜찮을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원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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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사용한 자막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지난 5월 23일 방송된 <1박 2일>에서 출연자 문세윤과 라비가 나오는 화면에 반복적으로 가스라이팅과 먹방을 합성한 ‘먹스라이팅’이라는 자막이 노출됐다. 그 전에 방송된 5월 2일 방송편에는 라비가 음식 사진을 찍는 행위에 ‘SNS충’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이에 시청자들이 불편을 제기한 것이다.

▲<1박 2일> 5월 23일 방송 화면

한국방송(KBS) 시청자위원회 역시 방송에서 사용된 ‘먹스라이팅’, ‘SNS충’ 등의 자막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공개된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잘 사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언어를 한국방송(KBS)이 오히려 확산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해당 자막이 부적절했음을 꼬집는 부분이 나와있다.

요즘 이렇게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조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현상은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예능 프로그램 안에서 신조어의 뜻을 맞추는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글 파괴에 앞장섰다”라며 7개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권고 의결을 받은 7개의 프로그램은 한국방송(KBS)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문화방송(MBC) <놀면 뭐하니>, 서울방송(SBS) <박장데소>, 채널에이(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2>, 제이티비시(JTBC) <장르만 코미디> 티비엔(tvN), 엑스티비엔(XtvN)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 마켓> 등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언어가 고정되는 것도 아니고 유희를 위해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일부 언어학자는 “언어는 살아 있는 것이며, 사람들이 자연스레 쓰는 말이 방송에 등장하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짜장면/자장면, 뭐 해/머 해 등 다수의 매체에 퍼지고 인용되면서 많은 언어 사용자가 생기자 표준어로 등재되었던 예도 있다. 또한 한국PD연합회는 살아 있는 언어를 규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거기에 법정 제재를 강행할 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뿐만 아니라 아예 프로그램 제작이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용된 신조어가 차별적, 혐오적 표현이라면 제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신조어 사용에 대한 찬반 양측이 다 동의한다. 앞서 말했던 <1박 2일>에서 사용된 ‘먹스라이팅’과 ‘SNS충’은 차별, 혐오적 표현이다. ‘먹스라이팅’이란 ‘먹다’와 ‘가스라이팅’을 합성한 말이다. 그런데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를 조작해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 위력으로 길들이고 복종시키고 무력하게 만드는 등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능에서 희화화하여 사용하게 된다면 폭력성을 사소화하고, 2차 가해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충’은 대부분 대상에 대한 비하와 경멸의 의미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존중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렇듯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논의 중이다. 하지만 혐오와 차별을 일으키는 단어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한 시대의 문화를 대표하고 또 이끌 힘을 가진 콘텐츠인 만큼 자막 사용에 더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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