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모르는 ‘패브릭랩’, 보자기였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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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22주년을 기념하여 윤예지 작가와 함께 기획 상품(굿즈)를 선보였다. 자연과 생명체를 주제로 한 다양한 기획 상품을 내보였는데, 그중 ‘패브릭랩’(Farbric Wrap) 상품이 외국어 남용 논란으로 판매가 중단되었다. 

알라딘은 해당 상품명 앞에 ‘선물할 때, 책이나 도시락, 물병을 보호할 때 사용하는’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패브릭랩을 설명했다. ‘패브릭랩’은 직물, 천을 뜻하는 패브릭(fabric)과 싸다, 포장하다를 의미하는 랩(wrap)의 합성어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합성어는 사용되지 않는 영어 단어일뿐더러, ‘보자기’ 또는 ‘보따리’와 같은 우리말 대체 단어가 존재한다. 결국, 알라딘은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남용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고 기획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 

알라딘과 윤예지 작가가 함께 출시한 22주년 기획 상품 

 

누리꾼들은 해당 상품의 ‘100자평’에 “서점에서 왜 언어파괴를 하는 건데요.”, “보자기라는 예쁜 단어를 두고 왜 굳이 저런 단어를”과 같은 댓글을 남기며 알라딘의 외국어 남용을 지적했다. 알라딘 측은 "비판 여론을 수렴해 차후 조처에 반영하기로 했다. 상품명 변경 후 재판매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는 ‘제품명 변경 작업을 위해 기존 제품은 판매 중단합니다’라는 안내 문구와 함께 상품명은 ‘매듭 보자기’로 바뀐 상태다. 윤예지 작가와의 또 다른 기획 상품 ‘타이벡 마켓백(Tyvek Market Bag)’도 외국어 남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타이벡’은 미국 듀폰(Dupont)사가 개발한 합성 섬유로 고유명사지만, ‘마켓백’(Market Bag)은 ‘장바구니’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단어이다. 그러나 ‘패브릭랩’에 비해 비교적 논란이 덜 했던 ‘마켓백’은 현재 상품명 변경 없이 계속 판매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영어판에 나와 있는 ‘보자기’

대체 가능한 우리말이 이미 있는데 외국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쓸 필요가 있을까? 보자기는 한국 전통문화의 하나로 소개되기도 한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고유명사 ‘bojagi’(보자기)로 부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판매하는 ‘보자기’를 외국 사람들은 ‘보자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패브릭랩’이라고 부르는 이상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누리꾼 또한 “영어로도 보자기인 것을 왜...”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이를 지적하고 있다. 없는 단어를 만들어가면서까지 우리말 대신 외국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무분별함을 넘어 억지스럽기까지 한 외국어의 남용은 지양되어야 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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