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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우리 나라 좋은 나라(김영명)

주연이와 연주에 얽힌 이치에 닿지 않는 말들

by 한글문화연대 2014. 8. 14.

[우리 나라 좋은 나라-44] 김영명 공동대표

 

내 딸 이름은 주연이다. 성은 김이다. 어렸을 때는 장난삼아 “연주야” “연주야” 하고 부르곤 했다. 또 ‘큰 궁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제 더 이상 연주라고 부르지도 않고 큰 궁뎅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서른이 다 된 딸한테 그러기는 좀 뭣하지 않은가.


아들 이름은 수한이다. 아들 성도 김이다. 이 놈은 용 띠인데, 88년 7월 7일에 태어났다. 그래서 용팔이라고 부를까 용칠이라고 부를까 고민하다가 용팔이는 너무 한 것 같아 용칠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어릴 적에는 곧잘 “용칠아” “용칠아” 했는데 언젠가부터 잊어먹었다. 설마 본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아내 이름은 원주다. 성은 송이다. 이 이름은 내 할아버지 이름과 같아서 시집 올 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참고로 내 할아버지의 성도 김이다.


그런데 아내를 호적에 올릴 때 누가 잘못했는지 몰라도 이름이 ‘원수’로 올랐다. 별 다섯 개다, 오성 급이다. 그래 오성 급이라고 해 주자. 만의 하나 아내가 이 글을 볼지도 모르므로... 칠성 급이면 더 좋겠지만 내 주제에 너무 바라면 안 되겠지.


현대건설 배구단에 황연주라는 선수가 있다. 지난해에는 여자 배구 중계를 곧잘 보곤 했는데 올해에는 왠지 그러지 않게 되었다. 황연주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다. 예쁘기 때문이다.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다. 그녀가 배구를 얼마나 잘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국가대표에도 뽑히는 것을 보면 잘 하는 편인가 보다. 황연주를 올해에는 텔레비전에서 잘 못보았다.


며칠 전에 국가 대항전을 잠깐 보았는데 황연주는 없었다. 벤치에 있었는지 아예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 화제의 중심에서는 멀어지는 것 같다. 세월이 있으니까...


주연이를 연주라고 부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설마 그래서 그렇기야 하겠냐만), 실제로 어느 취미 동호회에서 연주라는 젊은 아줌마도 만났다. 요새는 개인 정보를 너무 소중하게 여겨서 더 이상은 신상을 공개할 수 없다. 언젠가 이 연주라는 젊은 아줌마를 주연이라고 한 번 불러볼까? 표정이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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