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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색이름, 이제는 개성 있는 우리말로! - 김 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6. 29.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김 진
coo0714@naver.com

 

‘로즈버드가든’, ‘데어루즈벨벳 코랄레드’를 들었을 때 색깔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 이 단어들은 바로 립스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색상 이름이다. 우리는 다양한 색으로 다양한 생각을 표현한다. 비슷한 색 계열의 색상들을 하나씩 구분하기 위해 색상마다 이름을 짓는다. 하지만 영어로 된 이름이 많아서 자신이 생각하는 색상을 말하고 싶지만 낯선 느낌에 쉽게 부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색상의 이름을 우리말로 재미있게 표현한 여러 브랜드의 사례들을 보며 우리말 색이름은 어떤 느낌일지 살펴보기로 한다. 


생활양품 브랜드 ‘마르코로호’의 우리말 색 이름 팔찌
 생활양품 브랜드 마르코로호는 노인의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할머니들이 만든 수공예 제품들을 판매한다. 마르코로호는 상품들의 이름을 할머니가 알아볼 수 있도록 우리말로 표현한다. 실을 매듭지어 만든 실 팔찌를 ‘꽈배기’라고 지었고 천 가방 ‘나들가방’이라고 지었다. 꽈배기 모양과 나들이 가는 느낌을 이름에 담아서 제품의 특징을 살렸다. 또 색상 이름도 우리말 이름이 대부분이다. ‘나들가방’의 색상으로 아이보리, 카키, 레드, 블랙 등의 영어 이름 대신에 ‘상아색’, ‘풀색’, ‘진홍색’, ‘먹색’으로 나타내었다. 팔찌 색상으로는 빨간색, 상아색 등의 기존 색 이름보다 어스름(해가 뜨기 전에 밀려오는 작은 빛), 그르메(해의 그림자가 건네주는 작은 휴식)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여기서 ‘그르메’는 그림자의 옛말이고 ‘어스름’은 조금 어둑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OIMU)’의 색 이름 사전 ‘우리말 352’
 오이뮤는 ‘우리말색이름사전’을 재해석해 다양한 색상을 우리말로 표현하는 색이름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어 단어들을 제거하고 표준국어대사전을 준용하여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순으로 색이름을 대체하거나 신설하였다. 그렇게 해서 ‘우리말 352’라는 352개의 색 이름이 담긴 책 한 권이 탄생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색이름이 있지만 그중에서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옥수수색, 해바라기색, 노른자색이다. 연한 노란색, 진한 노란색이 아니라 대상이나 색 관련 글자를 사용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탄생시켰다. 

 

출처: 오이뮤 누리집

삼화페인트 기업의 ‘열 두 가지 색’ 지정
 삼화페인트는 작년에 75주년을 맞아 12개의 달에 맞춰 각 달의 순우리말 이름과 대표하는 색을 만들었다. 그중에 몇 가지를 살펴보자면 1월을 상징하는 색은 겨울 밤하늘과 같은 ‘긴밤하늘색’과 하얀 눈 같은 ‘설백색’이 있다. 또 8월을 상징하는 색에는 분홍색 바다산호와 같은 ‘바다산호색’이 있고 청포도같이 청량한 색이라는 ‘청포도색’이 있다. 10월의 색은 자주색 계열과 분홍색 계열이 주를 이뤘는데 단풍잎의 색을 닮았다고 해서 ‘가을밤편지색’이라고 지었고 가을밤에 편지처럼 띄우고 싶은 노래를 닮은 색이라고 해서 ‘시월의 사랑노래색’이라고 지었다. 이처럼 색의 시각적인 면뿐만 아니라 색의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단어들로 색이름을 지으면서 더 감각적인 표현이 되었다. 

 

출처: 삼회페인트 공식블로그

지금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지었던 색이름들을 살펴보면서 색이름이 다양한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이전에는 일본식 색이름을 사용하다가 2005년에 산업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2005년에 표준 관용 색이름을 개정하고 국가규격(KS)으로 도입하였다. 이렇게 사용되는 색이름을 계속 사용하지 않고 최근에 우리말로 다양한 색상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우리나라의 정서를 담아내고 사람들의 기억에 인상적으로 남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색으로 표현하면서 앞으로 재미있는 색이름이 실생활에서 사용되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삼화페인트 공식블로그
마르코호로 누리집
오이뮤 누리집
성기혁, [색과 삶] 색다른 색 이름, 국민일보, 2007.09.21.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20984&code=11171405&cp=nv
최아영, 오이뮤(OIMU), ‘색’달라진 ‘색’이름으로 ‘색’을 표현하다, 디지털 인사이트, 2019.09.10.
https://ditoday.com/%ec%98%a4%ec%9d%b4%eb%ae%a4oimu-%ec%83%89%eb%8b%ac%eb%9d%bc%ec%a7%84-%ec%83%89%ec%9d%b4%eb%a6%84%ec%9c%bc%eb%a1%9c-%ec%83%89%ec%9d%84-%ed%91%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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