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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당신의 문해력은 안전한가? - 정다정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6. 29.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정다정 기자
daajei@naver.com

 

문해력은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 또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넓은 의미로는 글을 이용해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뜻한다. 오늘날 문해의 대상은 문자뿐만 아니라 그림이나 영상 등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단지 독해 능력이 아닌 개인과 사회의 소통으로 이어진다. 문해력이 저하되면 개인 또는 사회적인 과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없다. 즉, 문해력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최근, 한국인의 문해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2020년 정부에서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확정하면서 토요일인 광복절부터 사흘 연휴가 이어진다는 기사가 나온 적 있다. 3일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사흘’의 뜻을 모르는 이들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3일인데 왜 사흘이라고 쓰냐”는 댓글 항의가 올랐고, 이 단어는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학교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감염병 관련 공결제를 도입했다. 공결 사유에 ‘병역’을 선택하여 신청한 학생들이 속출해 요즘 세대의 문해력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병역이란 사전적 의미로 ‘국민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복무하는 일’을 뜻한다. 일부 학생들이 ‘병결’ 혹은 ‘방역’의 단어와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문해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긴 문장은 물론이고 짧은 문장을 해석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학습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고, ‘고지식하다’를 높은(高) 지식이 있는 사람으로 오인하는 사례도 있다.

(인크루트 제공)

이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로 영상 매체와 짧은 글을 보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과거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책 이외에 유튜브, 숏폼 등 다른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따라서 글을 읽거나 제대로 써 볼 기회조차도 많지 않고, 굳이 그러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실질적인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AI가 등장하고 4차 산업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인간이 어떤 상황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이성적, 감성적 능력을 키우려면 글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중요한데 그것은 결국 문해력 향상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아주 낮다. 그러나 문서 독해 능력을 비교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문해력은 국제적으로 최하위이며 계속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타났다. 대한민국 성인 100명 중 10명의 비율로 글자는 알지만 말뜻은 모르는 실질 문맹 상태라는 것이다. 물론, 이 안타까운 흐름에 대해 사람들은 선뜻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도 교육열이 높은 나라, 예로부터 문화민족임을 자랑하는 나라, 라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 내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책읽기와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읽기가 단지 독해 능력을 기르는 기회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제는 새로운 읽기 방법을 배울 차례다.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문해력 학습이 가능하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밀리의 서재, 리디 등), 초등 독서 및 한글 학습 플랫폼( 페이지 바이 페이지, 토도한글 등)이 있다.

 

(밀리의서재/리디/청담러닝/토도한글 제공)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연령과 취향별로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비용과 시간이 적게 소요되고, 언제 어디서든 학습 가능하다. 유네스코가 "문해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하여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만큼, 문해력은 국가의 장래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지적 자산의 척도이다. 무엇보다 문해력 향상은 세상을 이해하는 견해를 넓힌다. 이를 위해서라도 글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글을 ‘음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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