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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13기] 2026년 말띠 해, 한국어 속 '말'은 몇 개일까? - 13기 이수빈

by 한글문화연대 2026. 8. 25.

2026년 말띠 해, 한국어 속 ''은 몇 개일까?

 

대학생 기자단 13기 이수빈

 

"말을 타고 말을 했다." 처음 보면 어딘가 어색한 문장이지만 틀린 문장은 아니다. 앞의 ''은 동물 (), 뒤의 ''은 언어를 뜻하는 ()이다. 그렇다면 "연말에 쌀 한 말을 기부했다."라는 문장 속 ''은 각각 어떤 의미일까?

 

2026년은 십이지 가운데 일곱 번째 동물인 ()의 해다. 새해가 되면 "말띠 해가 밝았습니다."라는 인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은 띠를 뜻하는 동물만이 아니다. 같은 발음이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은 우리 일상 곳곳에 숨어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동물 ()이다. 예로부터 말은 힘과 자유, 역동성을 상징했으며, 말띠에 태어난 사람을 부지런하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2026년 말띠 해의 주인공 역시 바로 이 ''이다.

 

반면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사용하는 ''()이다. "말을 예쁘게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처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하는 언어를 의미한다. 발음은 같지만 동물인 말과는 전혀 다른 뜻을 지닌다.

 

또 다른 ''()이다. 끝이나 마지막을 뜻하며, '연말', '월말', '주말', '말미' 등 익숙한 단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도 우리는 지난해의 '연말'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이 ''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도 있다. 말은 과거 곡식의 양을 재던 부피 단위로, 현재는 일상에서 자주 쓰이지 않지만 "쌀 한 말", "보리 두 말"과 같은 표현에 남아 있다. 앞서 살펴본 문장인 "연말에 쌀 한 말을 기부했다."에서 앞의 ''''을 뜻하는 말(), 뒤의 ''은 곡식의 부피 단위인 말()을 의미한다. 발음은 같지만 뜻은 완전히 다르다.

 

이처럼 같은 소리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를 동음이의어라고 한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은 서로 다른 어원과 의미를 가진 여러 표제어로 구분되어 있다. 하나의 단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단어가 같은 발음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동음이의어는 한국어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영어의 bank'은행''강둑', 일본어의 하시(はし)'젓가락', '다리', ''을 뜻하는 등 여러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한국어는 한자어의 영향을 받아 서로 다른 한자가 같은 음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아 동음이의어가 더욱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문맥만으로 의미를 자연스럽게 구별하는 점 역시 한국어의 흥미로운 특징 가운데 하나다.

 

2026년 말띠 해를 맞아 떠올린 ''은 단순히 십이지의 동물만은 아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 속에는 동물, 언어, , 부피 단위 등 다양한 의미와 역사가 함께 담겨 있다. 익숙한 단어 하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한국어의 풍부한 표현과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올 한 해는 말띠 해를 기념하며, 우리말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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