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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우리 나라 좋은 나라(김영명)

정명훈, 신경숙, 백낙청... 예술의 이름으로

by 한글문화연대 2015. 9. 1.

[우리 나라 좋은 나라-59] 김영명 공동대표

 

정명훈, 신경숙, 백낙청... 예술의 이름으로

 

정명훈 서울 시향 지휘자가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한다. 시향의 박현정 이전 대표와 힘 싸움을 벌이다가 둘 다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박현정 씨는 험담과 성희롱 성 발언 혐의로 단원들에게 고발당하였고, 정명훈 씨는 공금 유용 혐의로 여론 재판을 받고 검찰 조사도 받는다. 박현정 씨는 무혐의 처분 되어 그나마 명예를 일부 회복하였지만, 정명훈 씨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정명훈 씨가 얼마나 뛰어난 지휘자인지 나는 모른다. 그저 한국이 낳은 몇 안 되는 세계적 음악가로만 알고 있다. 한국의 소중한 자산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공금 유용이나 제멋대로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지성인들에게 욕 먹을 일임에 틀림 없겠지만 나는 예술이니 문학이니 하는 것을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예술가니 문학가니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인간이 덜 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그 하나의 까닭일 것이다. 나는 ‘인간됨’을 예술이나 문학보다 훨씬 더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


“나는 예술 밖에 모른다.”는 말은 결코 자랑이 아니다. 그것은 식구를 굶기는 가장이 “나는 돈 따위는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예술가는 예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유명한 예술가는 자신의 행동과 존재 자체가 “수준 낮은” 대중의 귀감이 된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지 않으려면 예술가입네 나서지 말고 그냥 찌그러져 있는 것이 좋다.


신경숙이 일본 작품을 표절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제법 있는데, 대부분이 그 여자를 소설가로 키운 출판사이거나 그 주변에서 입신양명하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백낙청 씨가 신경숙은 의도적으로 표절하지 않았고 그래서 큰 문제가 안 된다는 듯한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신경숙을 키우고 신경숙을 통해 떼돈을 번 창작과비평사의 큰 어른이시다. 그가 그런 분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그 말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뻔 했겠다. 하지만 어째 하는 짓이 대한민국의 2류 정치인들하고 똑 같을까? 패거리 집단 의식 말이다. 실망스럽지만 애당초 실망할 것도 없었는지 모른다. 백낙청 씨도 결국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고, 한국의 문인이라는 사람들도 결국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이 글을 보고 흥분해마지 않을 대한민국의 문인들이 많으면 좋겠다.


도대체 의도적이 아닌 표절은 괜찮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의도적이든 아니든 표절은 표절이고 도용은 도용이다. 더구나 내가 본 바에 의하면 그것은 표절을 넘어 도용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긴 문장이 작가의 무의식에 들어가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는 사실을 누가 믿을 수 있을까? 만에 하나 그렇더라도 표절은 표절이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창작과비평사와 백낙청 씨는 더 망신 당하기 전에 그냥 찌그러져 있는 것이 좋겠다. 문학계도 그렇다. 그런 백낙청 씨의 말을 가지고 찬반 토론이 일어난다니, 그냥 그것을 우리 문단의 법 의식, 윤리 의식, 그리고 패거리 의식 수준이라고 생각하겠다.


예술가, 문인들의 법 의식, 윤리 의식이 일반인보다 더 낮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예술 합네 하면서 선민 의식에 젖어 법 따위 윤리 따위를 우습게 보는 예술가, 문인들이 수두룩한 것이 비단 한국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정신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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