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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534

by 한글문화연대 2015. 9. 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534
2015년 9월 3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아리아리 차례]

   ◆ [알림] 제7회 바른 말 고운 말 쉬운 말 표어공모전(~9/13)
   ◆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힘을 모아주세요.

   ◆ [우리말 이야기] 자디잔 남편, 다디단 아내-성기지 운영위원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정명훈, 신경숙, 백낙청... 예술의 이름으로-김영명 공동대표
   ◆ [한국어학교] 입학식(08/31)
   ◆ [누리방송2-13]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 [알림] 제7회 바른 말 고운 말 쉬운 말 표어공모전(~9/13)

  ◆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힘을 모아주세요.

한글문화연대는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한글학회 등 교육/학부모/한글단체 와 뜻을 모아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의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서명에 참여하는 방법
방법1. 구글 드라이브에서 서명 ▶구글드라이브에 서명하러 가기
방법2. 다음 아고라에서 서명 ▶다음아고라에 서명하러 가기


■ 교과서 한자 병기, 추진 근거 없다-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교육부에서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벌써 열 달이 지났다. 발표 직후부터 연구진을 꾸려 연구하겠노라고 말했지만 98%의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시킨다고 해놓고 몇 시간이나 가르치고 얼마나 많은 양을 다루는지 조사한 것도 없다. 발표 전이나 후에나 연구다운 연구가 한 건도 없다. 그리고 결정의 시기는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한자 병기는 교육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서 우리 문자 생활에 큰 혼란을 부를 일인데,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해도 되는가?

초등교과서는 1970년에 한글 전용이 확립되어 46년 넘게 이어졌다. 나도, 군대에 간 내 아이도 한글 교과서로 공부했다. 무려 46년이다. 그러니 교육부에서 교과서 한글 전용을 바꾸려 한다면 먼저 한글 전용 교과서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근거를 대야 한다. 사람들이 말로는 다 알아듣는데, 한글로 적어놓으면 뜻을 모른다든가 하는 그런 문제점 말이다.

그러나 눈을 씻고 봐도 교과서가 한글 전용이라 문제 있다는 교육부의 연구는 찾을 수 없다. 반대로 한글 전용 교과서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증거는 댈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글 교과서로 공부한 우리 중3 학생들이 ‘독해력’ 분야 1위이다. 한글 교과서로 공부한 탓에 문장 뜻을 모르니 한자를 병기해주자는 일부 어른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잘 보여준다.

교육부에서는 ‘교과용 도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에 제한적인 병기 규정이 있으니 정책의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한자 병기 옹호자들이 2011년에 슬쩍 끼워 넣은 규정인데, ‘의미의 정확한 전달을 위하여 교육 목적상 필요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병기를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백 걸음 양보해도, 그 취지에 맞게 적용하면 그만이지 왜 굳이 한자 병기를 검토하겠노라고 발표했는가? 이는 긴급 또는 보수차량만 갓길로 갈 수 있다는 제한적 규정을 핑계로 갓길 주행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둘러대는 궤변과 다름없다.

‘인문사회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한자교육 활성화’가 필요하고,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과서 한자 병기’를 하겠다는 게 교육부 논리다. 인문사회적 소양에 독서만큼 좋은 게 없지만 한자 공부도 어떻든 도움이 된다고 인정해보자. 이는 마치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운동이 가장 좋은 처방이지만 그 대신 ‘영양제 복용’을 대책으로 꼽는 것과 비슷하다. 영양제도 도움이 되기는 될 거다.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것은 마치 ‘영양제 복용’을 까먹지 않고 주기적으로 강제하기 위해 밥과 반찬에 영양제를 넣어 먹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영양제는 필요한 사람만 필요한 때에 먹으면 그만인데, 풍부한 영양의 원천인 음식에 모두가 영양제를 섞어 먹어야 한다면 아이들이 밥을 먹으려고 들까?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이나 균형 잡힌 식사에 우선해 영양제를 먹이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바로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이다.

뚜렷한 필요조차 대지 못하는 이 정책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꼼꼼하게 조사하고 연구할 것을 교육부에 제안한다. 한글 세대의 독해력이 세대 간, 국가 간 비교에서 정말 문제 있는지 먼저 조사하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해결책이 한자교육 활성화인지 독서 활성화인지 다른 무엇인지 연구하라. 그래서 한자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명 나면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금도 실시하고 있는 중고교 한문수업의 문제와 개선책은 무엇인지 짚어야 한다. 그럼에도 한자 병기 말고는 달리 길이 없다면 그것과 교과수업 사이에 충돌은 없을지, 읽기 속도와 흥미가 떨어져 더 많은 것을 잃지 않을지 연구해야 한다. 이왕 질러놓은 거 어쩔 수 없다고 밀어붙이지만 말고 이제라도 순리대로 가기를 교육부에 바란다.

* 이 글은 2015년 8월 30일, 한국일보에 실린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의 글입니다.

  ◆ [우리말 이야기] 자디잔 남편, 다디단 아내-성기지 운영위원

현관에 벗어놓은 신발이 비뚤어져 있기라도 하면 꼭 잔소리를 하고, 함께 장 보러 가면 두부 하나 사는 데도 시시콜콜 간섭하는 남편이 있다. 그 아내는 잔소리하는 남편의 볼에 그때마다 입을 맞춰주고, 살림살이에 간섭할라치면 먹음직한 안주 만들어 소박한 술상으로 남편을 달래준다. 자디잔 남편, 다디단 아내의 모습이다.

'잘다'는 세밀하고 자세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이나 성질이 대담하지 못하고 좀스럽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매우 길다는 뜻의 말이 '길디길다'이고 매우 멀다고 할 때에는 '멀디멀다'이지만, 매우 잘다고 표현하려면 '잘디잘다'가 아닌 '자디잘다'이다. 마찬가지로, 매우 달다고 말할 때 또한 '달디달다'가 아니라 '다디달다'이다. 이 말은 달콤한 사랑을 나타내거나 베푸는 정이 매우 두텁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잘다', '달다' 따위 말들은 앞의 ㄹ받침을 지우고 '자디잘다', '다디달다'라고 하는 것에 유의하자.

비슷한 사례로, "햅쌀에 찹쌀을 섞어 매우 찰진 밥을 지었다."라고 할 때의 '찰진 밥'도 '차진 밥'이라고 해야 옳은 말이 된다. 흔히 '땀에 절은 옷', '볕에 그을은 피부'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때에도 '땀에 전 옷', '볕에 그은 피부'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우리말 받침소리에서 흘러 다니는 ㄹ은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정명훈, 신경숙, 백낙청... 예술의 이름으로-김영명 공동대표

정명훈 서울 시향 지휘자가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한다. 시향의 박현정 이전 대표와 힘 싸움을 벌이다가 둘 다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박현정 씨는 험담과 성희롱 성 발언 혐의로 단원들에게 고발당하였고, 정명훈 씨는 공금 유용 혐의로 여론 재판을 받고 검찰 조사도 받는다. 박현정 씨는 무혐의 처분 되어 그나마 명예를 일부 회복하였지만, 정명훈 씨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정명훈 씨가 얼마나 뛰어난 지휘자인지 나는 모른다. 그저 한국이 낳은 몇 안 되는 세계적 음악가로만 알고 있다. 한국의 소중한 자산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공금 유용이나 제멋대로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지성인들에게 욕 먹을 일임에 틀림 없겠지만 나는 예술이니 문학이니 하는 것을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예술가니 문학가니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인간이 덜 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그 하나의 까닭일 것이다. 나는 ‘인간됨’을 예술이나 문학보다 훨씬 더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

“나는 예술 밖에 모른다.”는 말은 결코 자랑이 아니다. 그것은 식구를 굶기는 가장이 “나는 돈 따위는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예술가는 예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유명한 예술가는 자신의 행동과 존재 자체가 “수준 낮은” 대중의 귀감이 된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지 않으려면 예술가입네 나서지 말고 그냥 찌그러져 있는 것이 좋다.

신경숙이 일본 작품을 표절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제법 있는데, 대부분이 그 여자를 소설가로 키운 출판사이거나 그 주변에서 입신양명하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백낙청 씨가 신경숙은 의도적으로 표절하지 않았고 그래서 큰 문제가 안 된다는 듯한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신경숙을 키우고 신경숙을 통해 떼돈을 번 창작과비평사의 큰 어른이시다. 그가 그런 분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그 말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뻔 했겠다. 하지만 어째 하는 짓이 대한민국의 2류 정치인들하고 똑 같을까? 패거리 집단 의식 말이다. 실망스럽지만 애당초 실망할 것도 없었는지 모른다. 백낙청 씨도 결국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고, 한국의 문인이라는 사람들도 결국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이 글을 보고 흥분해마지 않을 대한민국의 문인들이 많으면 좋겠다.

도대체 의도적이 아닌 표절은 괜찮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의도적이든 아니든 표절은 표절이고 도용은 도용이다. 더구나 내가 본 바에 의하면 그것은 표절을 넘어 도용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긴 문장이 작가의 무의식에 들어가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는 사실을 누가 믿을 수 있을까? 만에 하나 그렇더라도 표절은 표절이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창작과비평사와 백낙청 씨는 더 망신 당하기 전에 그냥 찌그러져 있는 것이 좋겠다. 문학계도 그렇다. 그런 백낙청 씨의 말을 가지고 찬반 토론이 일어난다니, 그냥 그것을 우리 문단의 법 의식, 윤리 의식, 그리고 패거리 의식 수준이라고 생각하겠다.

예술가, 문인들의 법 의식, 윤리 의식이 일반인보다 더 낮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예술 합네 하면서 선민 의식에 젖어 법 따위 윤리 따위를 우습게 보는 예술가, 문인들이 수두룩한 것이 비단 한국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정신 차리기 바란다.

  ◆ [한국어학교] 입학식(08/31)

  ◆ [누리방송2-13]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 초대 손님: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진행: 문어발(이건범), 재밌게(김명진), 돌비(정인환)
▷ 작가: 김은영
▷ 녹음,편집: 염성제


□ 방송을 듣는 방법
- 인터넷: 팟빵 누리집에서 '그러니까 말이야'를 검색하세요.
- 전화기: 팟빵 앱 설치한 뒤 '그러니까 말이야'를 검색하세요.
* 팟빵 바로가기 http://www.podbbang.com/ch/7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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