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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대전을 대표하는데 외국어가 필요한가? - 김현규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6. 7. 14.

대전을 대표하는데 외국어가 필요한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현규 기자

kim00294@naver.com

                             

대전 표어

대전 곳곳에서는 대전을 광고하는 표어 하나를 볼 수 있다. 바로 ‘it’s Daejeon’이다. 2004년 대표 표어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it’s’의 철자 각각은 ‘I(interesting)’가 풍요로운 도시, ‘t(tradition&Culture)’가 전통과 다양한 문화의 도시, ‘s(science & technology)’가 과학과 기술의 도시를 뜻한다. 표어의 속뜻을 알게 되면 대전을 정확하게 표현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와 같은 20대 사람들에게 ‘it’s’의 뜻을 아는지 무작위로 골라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사실 사람들은 대전의 대표 표어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전 사람들은 ‘it’s Daejeon’가 대표 표어인지를 아는 사람도 없다. 표어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나 집단에 대하여 어떤 의견이나 주장을 호소하거나 철저히 주지시키기 위하여 그 내용을 간결하고 호소력 있게 표현한 짧은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표어로써 그다지 효과를 얻지도 못하며 외국어를 남용한다는 생각이 든다. 표어가 정해진 지 14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대전은 이 표어를 사용하고 있다. 누구의 관심 없이 그저 외국어로 된 표어가 사용되고 있다.


 대전 외에도 서울과 고창 등 여러 지역에서 영어로 만든 표어를 지역을 대표하는 표어로 쓰고 있다. 

‘과천 표어’ ‘서울 표어’

표어로의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어 표어가 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전은 과학의 도시이다. 국내 가장 유명한 과학대학교인 한국과학기술대학교가 있고 대덕구에 연구단지가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사람들에게는 ‘한국과학기술대학교’보다는 ‘카이스트(KAIST)’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물론, 대학교 이름을 ‘KAIST’로 정하여 표시했고 그 이름을 주로 알렸기 때문이다. 위 사진처럼 ‘한국과학기술원’이라는 말은 잘 보이지 않고 약자인 KAIST만이 눈에 띈다. 왜 하필 영어로 정하였는가? 과거 1990년대 미국의 위상이 높았었고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미국이라는 나라를 우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화에 따라 영어를 우리말과 같이 사용하자는 운동 또한 일어나면서 영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리고 과거에 정해진 이름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바뀌어야 한다. 공공기관인 대전시청이 앞장서 외국어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우리말과 한글의 가치와 그 중요성을 검토해야 한다. 가장 먼저 바뀌어야할 부분이 바뀌지 않고 있다. 대학교 이름을 바꾼다는 점에서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표어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것을 알리는데 외국어와 우리말 중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마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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