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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우리말 비빔밥(이건범)57

(2) 한자를 알면 중국어 익히기에 유리할까? 한자를 알면 중국어 익히기에 유리할까? 간체자는 번체자에서 어떤 원칙을 세워 획수를 간략하게 한 것이므로 그 원리를 알게 되면 한어(중국어)를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한자를 좀 아는 사람들은 간체자를 외우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마치 영어 문장을 읽거나 들을 때 문법 지식을 동원하여 하나하나 분석하려는 버릇처럼 간체자를 읽을 때 자기가 아는 한자 지식으로 문자를 분석하고 변화 원리를 적용한 뒤 읽으려 한다. 그런 면에서는 기존 지식의 간섭을 받지 않고 그저 마구잡이로 간체자를 외우는 서양인이 한어 익히기에 더 유리하다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어는 글자마다 고유한 억양인 네 가지 성조를 가지고 있다. 발음 기호는 같지만 성조가 다른 문자들이 있어서 성조에 맞게 발음하.. 2013. 7. 23.
(1) 국어사전에 한자어가 70%나 된다던데, 사실일까? 국어사전에 한자어가 70%나 된다던데, 사실일까? 거짓이다. 국립국어원에서 간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51만여 개의 낱말 가운데 한자어는 57%이다. 물론 그 한자어 가운데에도 사전에만 실려 있을 뿐, 현실에서는 일상생활 및 전문 분야 어디에서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낱말이 수두룩하다. ‘푸른 하늘’을 뜻하는 말만 해도 궁창(穹蒼), 벽공(碧空), 벽락(碧落), 벽소(碧霄), 벽우(碧宇), 벽천(碧天), 벽허(碧虛), 제천(霽天), 창궁(蒼穹), 창호(蒼昊), 청궁(靑穹), 청명(靑冥), 청허(晴虛) 등 13개 이상이 실려 있고, ‘넉넉하다’는 뜻의 ‘은부(殷富)하다’처럼 우리가 죽을 때까지 듣도 보도 못할 낱말들이 많다. 한자 혼용파의 이러한 주장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에 조선 총독부가 만든 《.. 2013. 7. 12.
(0)-과학과 진실의 눈으로 살펴봅시다. ** 다음은 이건범 대표의 글로 한겨레 훅에 연재를 하는 내용입니다. ( http://hook.hani.co.kr/archives/50104 ) 우리말에 한자어가 많으니 초·중등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는 한자로 적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초등학생에게도 한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이들은 2013년 2월 18일에 몇몇 국회의원을 앞세워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은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함께 사용하자는 방안을 담고 있는바, 한자 혼용으로 가는 디딤돌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자어는 반드시 한자로 적어야 그 뜻을 알 수 있다는 이 사람들의 주장은 논리가 궁지에 몰리면 카멜레온처럼 변하므로 찬찬히 짚어보아야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다. 한자는 우리 조상의 .. 2013.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