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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알기 쉬운 우리 새말60

[새말] 51. 오마카세와 페어링은 '주방특선'과 '맛조합'으로 “최근 커피나 차와 같은 음료도 오마카세 형식으로 내는 것이 트렌드다. 티 카페를 방문하면 차를 우리는 퍼포먼스도 감상할 수 있고, 전문가가 차를 우리면서 하나 하나 큐레이팅을 해주고 차와 페어링하기 좋은 음식을 추천해준다.” 2022년에 발간된 의 기사 한 대목이다. 보다시피 웬만한 명사는 모두 외국어로 되어있다. 그동안 패션 용어가 외국어로 범벅되는 추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지금은 식문화마저 그런 모양새를 보인다. 외국어를 쓰지 않으면 유행에 뒤떨어진다는 강박마저 느껴진다랄까. 그런 의미로 위 문장에서도 등장한 여러 외국어 중 최근 새말 모임이 다듬어 낸 ‘오마카세’와 ‘페어링’을 살펴보자. ‘오마카세(omaka[御任]se)’란 주방장이 만드는 특선 일본 요리를 일컫는 일본어로, 주방장이 .. 2023. 9. 20.
[새말] 50. '아트 테크' 말고 '예술품 투자'하자! 오늘의 신조어 ‘아트 테크(art tech)’의 뜻을 살펴보려면 먼저 ‘재테크’라는 단어부터 설명해야 하겠다. ‘아트 테크’의 풀이말에 ‘재테크’라는 표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트 테크’는 예술 작품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 주로 작품을 구입한 후 되팔아 이익을 남기거나 저작권으로 수익을 올린다(출처: 우리말샘).” 즉, ‘아트 테크’의 어원이나 구성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 말이 곧 ‘재테크’인 것이다. ‘재테크’란 용어는 1986년 처음으로 우리 언론에 등장했다. 가 일본 기업의 자산 늘리기 전략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재(財)테크란 일본 특유의 조어...(중략) 재무전략에 대한 테크놀로지를 줄인 말인데 쉽게 풀이하면 재산을 늘리는 테크닉”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이렇.. 2023. 9. 11.
[새말] 49. 끼워 맞춘 ‘블루 푸드’, 국민의 선택은 ‘수산 식품’ 해양수산부는 2023년 5월 17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글로벌 시장 선도 K-블루 푸드 수출 전략’을 발표하며, 지난 1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블루 푸드 수출 규모를 2027년까지 45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블루 푸드(blue food)’란 생선, 조개류, 해조류와 같은 수산 식품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정부 기관이 정책을 발표하면서 ‘수산 식품’이라는 엄연한 우리말을 두고 ‘블루 푸드’라는 외국어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블루 푸드’라는 용어가 국내 언론에 처음 소개된 것은 2021년 7월이다. 26~28일에 열린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에서 세계 빈곤과 불평등을 퇴치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식생활을 전환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이때 발표.. 2023. 8. 22.
[새말] 48. '세이브케이션(Savecation)' 말고 '알뜰 휴가' 떠나자 발표된 새말을 보다 보면 ‘새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처음 접하는 신조어들이 더러 있다. 그리고 이 신조어의 뜻이 무엇일지 단박에 짐작하지 못할 때도 적지 않다. 다소 ‘생뚱맞아서’다. ‘세이브케이션(savecation)’도 그랬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세이브 더 칠드런’이란 단체의 목적처럼 무엇인가를 구한다는 뜻인가. 풀이말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즐기려는 경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절약한다는 의미의 ‘세이브(save)’와 휴가를 뜻하는 ‘베이케이션(vacation)’을 합친 말이다. 2023년 3월 《싱글리스트》라는 언론매체에서 처음 사용했고, 이후 호텔 예약 플랫폼 업계의 신상품 소개 기사에 거듭 등장한 것으로 보아 이 매체가 최초 유통한 말로 짐작된다. “코.. 2023. 8. 3.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욜드 대신 청노년 이번에 새로 다듬은 외국어 신조어 ‘욜드’는 마치 갈라파고스섬의 생물 같다. 애초 바다 건너에서 들어왔으나 어느새 다른 육지나 섬에서는 모두 멸종하고, 오로지 갈라파고스에서만 살아남은 희귀 생물. ‘욜드’ 역시 해외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 전해졌으나 현재 그 어느 나라에서도 용례를 찾을 수 없고 오로지 우리 언론에서만 종종 쓰이니 말이다. ‘욜드(YOLD)’란 ‘young old’를 줄인 말이다. 우리말샘 사전에 따르면 “노령기에 접어든 베이비 붐 세대로 이루어진, 65세부터 75세 사이의 노인층을 이르는 말”이다. 즉 ‘젊은 노인’이라는 뜻이다. 우리 언론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2019년 11월 에서다. 당시 기사는 “일본 사람들은 곧잘 일본식 영어를 만들어 역수출하는 재주가 있다. 가라오케가 대표적인.. 2023. 7. 25.
[알기 쉬운 우리 새말] 금융 분야의 새말들 최근 들어 금융 분야의 외국어 용어가 속속 눈에 띄고 있다. 디지털/가상현실 분야야 워낙 새로이 떠오르는 기술 영역이기 때문에 외국어 신조어가 피치 못하게 생겨날 수 있다지만(‘디지털’ 자체도 우리말로 다듬어져 정착하는 데 실패한 용어다), 금융은 전혀 ‘새로운 분야’가 아니다. 유럽에서 그 연원이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사업일 뿐 아니라(세계 최초의 중앙은행이 생긴 것은 1674년이다) 비록 중국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어이긴 하나, 100여 년 전 개화와 함께 ‘금융’과 관련된 주요 개념들이 우리말로 정착했다. 그런데 새삼 이들이 영어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 이유로는 금융 시장의 세계화, 서구에서 공부한 학자들의 영어 과용 그리고 언중이 이를 거르지 않고 받아들인 탓 등등을 들 수 있을 .. 2023. 7. 25.
[알기 쉬운 우리 새말] 갈등이 풀리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등돌림 문화 새말 모임에서 다듬는 외국어 신조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예전부터 있었던 개념으로 이미 우리말 이름이 있는데도 특별한 이유 없이 영어로 바꿔 부르기 시작한 말이 그 한 가지다. 이번 달 새말 모임에서 다듬은 외국어 중 ‘머니 무브’나 ‘뱅크 런’ 등이 그렇다. 딱히 새로운 현상도 아닌데 멀쩡한 우리말로 불리던 ‘자금 이동’, ‘인출 폭주’가 어느 순간 영어로 둔갑했다. 새말 모임은 원래 쓰이던 이 우리말을 새삼 ‘새말’로 되돌렸다. 또 다른 하나는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나 현상이라 우리말로 이를 일컬을 말이 정착하기 전에 영어 표현부터 쓰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부터 살펴볼 ‘캔슬 컬처(cancel culture)’가 그렇다. 캔슬 컬처는 “유명인이나 공적 지위에 있는 인사가 논쟁이 될 만한 행.. 2023. 7. 12.
[알기 쉬운 우리 새말] 국산 영어 그린 오션 대신 친환경 시장 특정 산업을 시장 점유 정도, 발전 가능성 등에 따라 색깔로 나타낸 영어 명칭들이 있다. 아직 경쟁자가 없는 유망시장을 가리키는 ‘블루 오션’, 경쟁이 심하고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 ‘레드 오션’, 기존 레드 오션에 발상의 전환을 꾀해 새로운 시장 가치를 개척하는 ‘퍼플 오션’이 그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미 이들 중 ‘블루 오션’을 ‘대안 시장’으로, ‘레드 오션’을 ‘포화 시장’으로 다듬어 선보인 바 있다. 아직 ‘퍼플 오션’은 우리 새말로 다듬어 내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색깔’이 등장했다. ‘그린 오션(green ocean)’이다. ‘그린’이라는 단어의 쓰임새로 뜻을 짐작해보시라. 농산물 시장? 그럴 수도 있겠다. 실제로 2006년 한 신문에서 그런 의미로 사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요.. 2023. 7. 12.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자체 제작물, 오리지널 콘텐츠 오늘 살펴볼 말은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contents)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오티티)나 전자책 서점 등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제작물을 가리킨다. 연원을 따져 보면 지금부터 무려 20년 전인 2002년 처음 우리 언론에 등장해 지금까지 5만번이 넘게 쓰인 표현이다. 처음 디지털타임스에 이 표현이 나타났을 때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라는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웹, 모바일, 디지털 티브이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유통(멀티 유즈)할 수 있는 하나의 원천 제작물(원 소스)을 가리키는 게 바로 ‘오리지널 콘텐츠’였다. 이후 수입 영상물을 주로 방영하던 국내 위성방송, 케이블 방송에서 수입품이 아닌 ‘자체 제작 국산 프로그램’을 만들어 .. 2023.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