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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50

by 한글문화연대 2013. 11. 14.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50
2013년 11월 14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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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림] (11/27)11월 알음알음 강좌 -중국의 꿈과 신조어

■ 주제: 중국의 꿈과 신조어
■ 강사: 변지원(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조교수,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박사)
■ 때: 2013년 11월 27일(수) 저녁 7시 30분
■ 곳: 공간 활짝(마포역 2번출구 또는 공덕역 1번출구)
■ 수강료: 1만 원(단, 한글문화연대 회원(정모람)과 학생은 공짜)
▲ 중국 역시 외래어(특히 영어)의 홍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한자로 표현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나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꿈(중국몽)"이란 말은 중국의 시진핑 중국 주석이 사용한 이후 중국과 외신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표현으로, 중국의 미래 정책을 압축적으로 나타내는 대표적인 단어이기도 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외래어의 홍수가, 내부적으로는 자국어를 지키고자 하는 열망이, 한편 중국 젊은이들에게는 이 둘 사이에서의 고민이!
이 사이에서 중국 당국은 신조어들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려 하는지 변지원 교수님을 모셔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강좌 신청은
한글문화연대 누리집(▶이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일터에서 2. ㅇㅇㅇ씨를 모시겠습니다.

회사의 한 부서에서 마련한 모임이라면 부장이 가장 윗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자가 “부장님을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 진행자가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유명 인사를 소개하면서, “아무개 씨를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예절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방송을 보거나 듣는 사람들은 아주 다양한 계층이어서 그 가운데는 연로하신 분들도 있고 방송에 소개되는 사람보다 윗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아무개 씨를 ‘모시겠습니다’가 아니라, ‘소개하겠습니다’또는 ‘아무개 씨와 함께하겠습니다’로 말해야 한다. 높임법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 못지않게 듣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잠에 관한 우리말글_성기지 학술위원

초겨울로 들어서면서 해오름이 늦어져 새벽잠이 깊어진다. 새벽이 되어도 창밖이 어두우니, 이불을 걷고 벌떡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겨울은 깊은 잠이 그리운 계절인가 보다.

잠 가운데 으뜸은 ‘꽃잠’이라 할 수 있다. 사전에서는 ‘꽃잠’을 “신랑 신부가 첫날밤에 함께 자는 잠”이라고 황홀하게 그려놓고 있지만, 이 말의 본디 뜻은 “깊이 든 잠”이다. 깊이 잠들어야 건강한 법이니, 꽃잠은 말 그대로 건강의 꽃이다.

이 꽃잠보다 더 깊이 잠드는 것을 ‘왕잠’이라 한다. “아주 오래 깊이 드는 잠”이란 뜻이다. 첫 휴가 나온 아들이 꼬박 스물네 시간을 잠들어 있다가 깨어나서는 아까운 하루를 까먹었다고 징징댄다. 그것이 왕잠이다. 이 왕잠보다도 더 깊이 잠들었다는 것을 나타내느라 만든 말이 ‘저승잠’이다. “흔들어 깨워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깊이 드는 잠”이다. 80년대에 널리 읽혔던 소설 가운데 <죽음보다 깊은 잠>이란 게 있는데, 바로 저승잠이다. 그런가 하면, ‘이승잠’이란 말도 있다. “이 세상에서 자는 잠”이란 뜻으로, 병을 앓고 있는 중에 계속해서 자는 잠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은 ‘의식불명’이니, ‘식물인간’이니 하는 말을 쓰지만, 옛날에는 아직 이 세상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이승잠’이라 했다.

밤늦게까지 텔레비전이나 책을 읽다가 자게 되면, 그 다음날에 일을 하면서 도무지 눈꺼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아무리 참아도 나른하고 자꾸 눈이 감기는 잠”을 ‘이슬잠’이라고 한다. 이슬잠이 오면 의자에 앉은 채로 그냥 자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앉아서 자는 잠”을 ‘말뚝잠’이라 한다. 사무실에서 말뚝잠을 자는 것이니, 잠이 깊이 들 리는 없다. 인기척이 들릴 때마다 자주 깨면서 자는 잠을 ‘노루잠’ 또는 ‘괭이잠’이라고 한다. 초상집에 가서 밤을 새울 때에는 아무데서나 잠깐씩 눈을 붙여 잠을 자게 되는데, 이것을 ‘토끼잠’이라고 한다.

‘꽃잠, 왕잠, 저승잠’이 깊은 잠이라면, ‘이슬잠, 말뚝잠, 노루잠, 토끼잠’은 얕은 잠이라고 할 수 있다. 잠 가운데 재미있는 말 한 가지를 더 들면, ‘해바라기잠’이란 게 있다. 수학여행이나 캠프를 가게 되면, 이불 한 장에 여러 사람이 가운데에 발을 모으고 바큇살처럼 둥그렇게 누워 자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해바라기잠’이라 한다. 해바라기의 모습을 본뜬 말이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_김영명 공동대표

한국 사람들은 도무지 행복하지 않다. 세상 여러 나라 사람들의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도는 중하위를 맴돌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들은 노르웨이, 덴마크 같은 북유럽 나라들이거나 아니면 바누아투, 부탄처럼 사람들이 잘 모르는 조그만 나라들이다. 북유럽 선진국들에서는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고 인구 밀도가 낮아 사람들의 부대낌이 덜하고 민주주의가 잘 시행된다. 바누아투, 부탄 같은 나라들은 아직 문명의 때가 덜 묻고 사람들 사이의 경쟁이 별로 없는 조그만 나라들이다.

그런데 바누아투, 부탄은 발음이 비슷하네. 우리도 이름을 대한민국에서 부투민국으로 바꾸면 사람들이 행복해지려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도 다 안타깝고 답답해서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도에 비해 한국의 객관적 현실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사실이다. 무슨 소리냐? 청년 실업에 이념 갈등에 지역 갈등에 사회적 양극화에 우리처럼 살기 빡빡한 나라가 어디 있느냐? 이런 항의가 금방 나올 줄 안다. 그러나 이런 점들에서도 우리나라가 특별히 열악하지는 않다. 실업율도 경제성장률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사회적 갈등이 많다고는 하나 정말 많은 나라들에 비하면 그다지 심하지 않다.

내가 우스개삼아 늘 하는 말인데, 영호남 갈등이 심하다고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전라도 사람과 경상도 사람이 밤에 술 취해서 패싸움 벌였다는 소리를 내 육십 평생에 아직 못 들어봤다. 인종 갈등, 지역 갈등의 피나는 싸움이 벌어지는 수많은 나라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신주처럼 모시는 미국을 포함하여 말이다. 삶의 지표들이 못 잡아도 중상위는 간다.

그러면 무엇이 정말 문제일까?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객관적 현실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왜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낄까? 자살률이 세계 최고이고, 이혼율도 쌍벽을 이루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 잘 놀지도 못하고, 기러기 아빠는 어제 죽고 고3 입시생은 오늘 죽는 이런 일이 왜 끊이지 않고 일어날까?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경쟁적이다. 주류 사회가, 주류 인간들이 경쟁을 부추긴다. 모든 것을 경쟁으로 만들고 경쟁에서 뒤처지면 죽는다고 협박한다. 누가? 위에서 잘 나가는 인간들이다. 그러면서 “세계화 시대의 무한 경쟁”에서 뒤처지면 나라도 사람도 다 죽는다고 난리들이다. 자전거는 멈추면 넘어진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 달려야 한단다. 이처럼 잘못된 비유가 어디 있겠는가? 나라가 왜 자전거이고 사람이 왜 자전거인가? 우리 두 다리는 다행히도 멈추면 넘어지기는커녕 우리를 편안하게 쉬게 해준다.

2등은 없고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란다. 세상 그까짓 것이 뭐라고 그까짓 것이 기억 좀 안 해주면 무엇이 대수인가? 방송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의 성공 이야기들로 가득 찬다. “나는 이렇게 좌절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렇게 성공했습니다.” 참 장한 일이다. 존경의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당신들은 극소수의 인간들이다. 당신이 아닌 대다수 사람들은 당신처럼 그런 극적인 성공을 이루지 못한다. 왜? 거의 대부분의 인간들이 이루지 못하는 성공을 해야 그것이 비로소 성공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성공 이데올로기에 따르면 말이다.

애당초 “성공”하는 사람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들이 노력하면 다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거짓말하고 선동하지 말라. 특히 “성공”한 당신들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거나 그럭저럭 살아간다. 우리가 행복해 하지 못하는 것은 끝없는 경쟁 속에서 성공에 내몰리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도 꼭대기에 서고 싶어 하는 극소수의 잘난 사람들, 또 그들이 만든 기업, 정부, 단체들이 자신의 성공과 세상 지배를 위해 극한 경쟁으로 우리를 내몰기 때문이다. 그래야 나라가 살고 기업이 산다고 하면서, 또 나라가 살고 기업이 살아야 당신이 산다고 하면서.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바누아투, 부탄 같은 나라들에서는 이런 경쟁과 성공 이데올로기가 우리보다 훨씬 약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행복하다. 사람들은 “성공”하지 않아도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해 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아니, 말을 잘못했다. 성공을 위해 무한 경쟁을 하지 않아야 비로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이 진짜 성공한 사람이다. 성공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어야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

한국을 오래 관찰한 어느 영국 언론인이 한국에 관한 책을 내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이제 한국인들도 좀 멈추어서 샴페인도 마실 줄 알아야 한다.”였다. 샴페인은 좀 그러니 막걸리로 바꾸어 보자. 좀 멈추어서 막걸리도 마실 줄 아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한 삶이다. 그리고 행복한 삶이다.

  ◆ [알림] 최병수의 자모 솟대전(~2014.01.08)

[이한열기념관 기획초대전] 최병수의 '자모 솟대'전
(* 후원: 한글문화연대)


2013.11.08.금.~2014.01.08.수.
이한열기념관(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한글의 예술성에 주목해온 작가 최병수의 '자모 솟대'전.
우리 고유의 마을 지킴이 '솟대'와 아름다운 우리글의 어울림을 형상화한 작품
"꿈", "시", "길"과 같은 작품은 우리에게 한글의 빼어난 조형미를 새삼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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