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58

by 한글문화연대 2014. 1. 16.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58
2014년 1월 16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알림] 2013년 기부금 영수증

한글문화연대는 지난해부터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를 이용하여 따로 우편으로 기부금영수증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누리집(http://www.yesone.go.kr)에 가면 본인이 직접 기부 내역을 조회/확인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자료(소득공제증명서류)를 인쇄하거나 문서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단, 공인인증서 필요)

혹시 이 누리집 사용이 어렵거나 기부내역 조회가 안되는 분은
이곳에 정보를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전자우편으로 기부금영수증 원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보내드리는 문서를 인쇄하셔서 필요한 곳에 제출하시거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연말정산 간소화란?
국세청이 연말정산에 필요한 각종 소득공제 증명자료(금융기관 거래내역, 학비/병원비 납입내역, 각종 기부금 내역 등)를 모아 본인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말정산간소화 누리집(http://www.yesone.go.kr)에서 제공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집에서 12. 당신

그 자리에 안 계신 할아버지를 가리켜 말할 때에는 ‘당신’을 존대하는 뜻으로 쓸 수 있다. 가령,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당신의 재산을 사회에 남김없이 기부하셨다.”와 같이 쓸 때에는 ‘당신’이 높임말로 쓰인 것이다. 그렇지만 2인칭으로 쓰이는 ‘당신’은 윗사람을 존대하는 뜻으로는 쓰기 어려운 말이다. 예를 들어,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다툼이 일어날 때,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야!”라고 하면, 오히려 ‘당신’이 상대방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은 대화 가운데 나오는 제3자를 높여 가리키기도 하고, 직접 말을 주고받는 상대방을 낮춰 부를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그 자리에 없는 제3자를 가리키는 경우에도,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당신’이라 지칭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다른 자리에 계신 할아버지를 언급할 때에는 ‘당신’보다는 ‘할아버지’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건달, 놈팡이, 깡패는 다국적 언어_성기지 학술위원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건달’이나 ‘놈팡이’, ‘깡패’ 같은 말들은 모두 외국말의 영향으로 생겨난 말들이지 본래의 우리말이 아니다.

‘건달’이란 말은 불교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불법을 수호하고 있다는 여덟 신장 가운데 하나인 ‘건달바(Gandharv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건달바’는 우리말이나 한자말이 아니라 고대 인도어라고 할 수 있다. 건달바는 음악을 맡아보는 신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노래만 즐기기 때문에,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을 ‘건달’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건달 앞에 다시 빈손이라는 뜻을 가진 백수를 붙여서 ‘백수건달’이라 하면,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을 가리키게 되는 것이다.

건달을 낮춰서 말하는 속어가 바로 ‘놈팡이’이다. 놈팡이는 “직업이 없이 빈둥거리며 노는 남자”를 조롱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건달이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온 말이라면, 놈팡이는 독일어에서 비롯한 말로서, “부랑자, 실업자”를 뜻하는 독일어 ‘룸펜(Lumpen)’이 원어라고 한다. 이 말이 일본에 흘러들어가서 일본어 사전에 “직업 없이 빈둥거리는 남자”라는 뜻으로 올라갔는데, 다시 일제강점기에 우리한테 전파되어 ‘놈팡이’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건달이나 놈팡이와는 달리 범죄 조직이라 할 수 있는 ‘깡패’는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는 무리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다. 이 말은 영어의 ‘갱(gang)’과 한자말 ‘패(牌)’가 합쳐져서 생겨난 말이다. ‘패’라는 말은 “함께 어울려 다니는 사람의 무리.”라는 뜻으로 쓰이는 한자말이다. ‘건달’이나 ‘놈팡이’, ‘깡패’는 모두 알고 보면 각각 인도와 독일, 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에 녹아든 다국적 언어라고 볼 수 있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봄날은 간다_김영명 공동대표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거실을 몇 바퀴씩 돌 때면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곤 한다. 주로 흘러간 옛 노래가 많지만 때로는 곡에도 없는 가락을 내 맘대로 흥얼거리기도 한다. 지난번에는 돌면서 “엄마 노래 하나 해 줄까요?” 했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서 조그맣게 노래 하나를 읊조렸다. 크게 하면 ‘웬 이상한 사람도 다 있네’ 할까봐 남들이 안 듣게 조그맣게 한다. 다 하고 “나 노래 잘 하지?” 했더니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럴 줄 알았다.

예전에 내가 학생일 때 어머니가 방 청소를 하면서 흥얼거리던 노래가 생각난다.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였다. 어머니는 노래를 잘 하는 편도 아니고 자주 하는 편도 아니었다. 그때 내가 국민학생이었는지 중학생이었는지 고등학생이었는지는 모르겠고, 어머니가 방을 쓸고 있었는지 닦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래는 분명히 봄날은 간다였다.

나에게도 노래방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여러 노래들을 불렀지만 봄날은 간다도 곧잘 부르곤 했다. 여자 노래인데다 음이 높아 쉽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여럿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나를 잘 따르던 후배 한 사람이 이 노래를 신청해 놓고 나보고 부르라고 무대로 밀어내었다. 아마 내가 그 친구 앞에서 불렀던 적이 있었나 보다. 내 노래가 제법 그럴 듯하게 들렸던 모양이다.

그 친구는 장가도 못(안) 가고 혼자 이리저리 다니면서 도깨비처럼 사는 인간이었다. 인간적인 정으로 나를 잘 따랐지만 중요한 순간에 연락이 잘 안 되곤 하였다. 그때부터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뒤로 연락이 잘 안 되거나 약속 잡기 어려운 사람은 굳이 만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그 후배는 도깨비처럼 살다가 도깨비처럼 갔다. 야밤에 자신이 살던 옥탑방에 올라가다가 층층대에서 떨어져 죽었다. 경찰의 추정이다. 진정한 내막은 아무도 모른다. 나의 봄날은 그렇게 한 번 갔다.

봄날은 간다는 영화도 있고 캔이라는 두 사람 그룹이 부른 노래도 있다. 그러나 나의 봄날은 간다는 역시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다. 백설희는 어머니와 동년배다. 가수는 가고 없고, 어머니가 가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머지않아 어머니와 함께 나의 봄날은 또 다시 가겠지.

1절보다는 2절이 더 심금을 울린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한글아리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글 아리아리 460  (0) 2014.01.29
한글 아리아리 459  (0) 2014.01.23
한글 아리아리 457  (0) 2014.01.09
한글 아리아리 456  (0) 2014.01.03
한글 아리아리 455  (0) 2013.12.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