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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59

by 한글문화연대 2014. 1. 2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59
2014년 1월 23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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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림] 2013년 기부금 영수증

한글문화연대는 지난해부터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를 이용하여 따로 우편으로 기부금영수증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누리집(
http://www.yesone.go.kr)에 가면 본인이 직접 기부 내역을 조회/확인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자료(소득공제증명서류)를 인쇄하거나 문서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단, 공인인증서 필요)

혹시 이 누리집 사용이 어렵거나 기부내역 조회가 안되는 분은
이곳에 정보를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urimal.org/203) 전자우편으로 기부금영수증 원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보내드리는 문서를 인쇄하셔서 필요한 곳에 제출하시거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연말정산 간소화란?
국세청이 연말정산에 필요한 각종 소득공제 증명자료(금융기관 거래내역, 학비/병원비 납입내역, 각종 기부금 내역 등)를 모아 본인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말정산간소화 누리집(
http://www.yesone.go.kr)에서 제공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집에서 13. 참석 있으시기 바랍니다.

행사에 앞서 초대하는 글을 보낼 때, 어디어디에 “참석 있으시기 바랍니다.”란 표현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옳은 표현이 아니다. ‘참석’이란 말 뒤에는 ‘하다’나 ‘하지 않다’, ‘하지 못하다’ 같은 말들이 이어져야 하는데, “참석 있으시기 바랍니다.”에서는 ‘참석’ 뒤에 ‘있다’를 붙여 썼다. 이렇게 ‘참석’ 뒤에 ‘있다’나 ‘없다’를 바로 붙여 쓰면 우리말 어법에 어긋난다. “참석 있으시기 바랍니다.”는 “참석하시기 바랍니다.”로 고쳐 써야 한다.

비슷한 예를 한 가지 더 들면, 방송이 잘못 나갔을 때 흔히, “청취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 있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잘못된 표현이다. ‘이해’라는 말 뒤에도 ‘있다’나 ‘없다’가 올 수는 없다. 이 말은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로 고쳐 써야 올바른 우리말 표현이 된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떨거지와 떼거지_성기지 학술위원

설 연휴가 눈앞에 다가왔다. 자손이 많은 집에는 명절마다 온 나라 곳곳에서 아들딸과 손주들이 몰려들게 마련이다. 주름 깊게 팬 할머니는 싫지 않게 웃으며 “어이구, 이게 웬 떨거지들이냐!” 하신다. 일가친척 붙이를 ‘떨거지’라고 한다. “그 집도 떨거지가 많다.”처럼 쓴다. 또, 일가친척 붙이는 아니지만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을 한데 아우를 때도 떨거지라고 하였다. 본디는 낮은말이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에는 한통속으로 지내는 사람들을 낮추어 부르는 말로 변하여 쓰이고 있다.

‘떨거지’와 형태가 비슷한 ‘떼거지’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떼를 지어 다니는 거지’가 줄어들어 만들어진 말이다. 흔히 ‘졸지에 거지처럼 되어 버린 사람들’을 비유하는 낱말로 쓰여서, “지난 수해로 그 마을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떼거지가 되었다.”와 같이 표현된다. 그런데 가끔, “한 번만 만나 달라고 떼거지를 썼다.” 또는 “떼거지를 부렸다.”라는 말을 주위에서 들을 수 있다. 이것은 올바른 말이 아니다. 이때에는 ‘떼거지’가 아니라 ‘떼거리’로 써야 한다. 무리한 요구를 들어 달라고 고집 부리는 짓을 ‘떼’라고 하는데, 이 ‘떼’를 속되게 이르는 낱말이 ‘떼거리’이다. ‘떼거리’와 ‘떼거지’는 뜻과 쓰임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떼’와 ‘떼거지’는 표준말이지만, ‘떼거리’는 속어이다.

졸지에 거지처럼 되어 버린 사람들을 떼거지라고 하니까, 반대로 졸지에 부자가 된 사람 곧 졸부를 ‘떼부자’라고 부르는 일이 많다. 그러나 우리말에 ‘떼부자’라는 말은 없다. 이때에는 ‘벼락부자’라고 한다. 또, 겉으로는 거지꼴을 하고 다니지만, 집에 가보면 살림이 부유한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을 ‘난거지든부자’라고 한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면, 주변에 난거지든부자들이 뜻밖에 많음을 알 수 있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흥부와 놀부_김영명 공동대표

한국 사람으로서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외모가 아무리 한국인과 비슷하고 제 아무리 한국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도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모르면 금방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탄로 날 것이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는 착한 흥부와 악한 놀부를 대비하여 “착하게 살자”고 강조하는 권선징악의 교훈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런 표준적인 해석에 반발하여 오히려 놀부를 추켜세우고 흥부를 깎아내리는 경향도 있다. 흥부는 무능하기만 하니 오히려 생활력이 강한 놀부를 본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놀부 보쌈’ 등등이 그렇게 승승장구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말에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우리의 전래 동화들은 착함과 선함을 강조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효를 중시한다. 청이가 임당수에 몸을 던지고 아버지 눈을 뜨게 하는 심청전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참 옷깃이 여미어지는 효성이다. 하지만 심 봉사가 눈을 뜨면 뭐 하나? 무남독녀 외동딸은 죽고 없고, 게다가 자기 때문에 자살하였다는데… 눈 뜬 심 봉사가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이야기다.

흥부는 능력도 없는 인간이 자식만 많이 낳아 굶기고 있다. 있으라는 능력은 없고 없어도 될 능력만 있는 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껏 하는 짓이 형수한테 밥 구걸 갔다가 주걱으로 뺨 맞는 일이다. 참 무능하고 한심한 인간이다. 결코 우리의 귀감이 될 수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놀부를 치켜세우는 것도 우습다. 놀부는 “똥 누는 놈 주저앉히고” 온갖 심술을 다 부리며, 어려운 동생 밥 한 술도 안 주는 인색한이고 탐욕꾼이다. 그런 그가 아무리 돈 버는 재주가 뛰어나더라도 결코 존경할 수 없다. 아니 존경은커녕 세상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요새 식으로 말하자면, 온갖 편법 불법을 동원하여 돈을 벌고 돈을 지키는 사람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돈을 벌고 돈을 지키는 행위는 정당한 행위이다. 그러나 그것도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돈의 윤리도 지켜야 한다. 없는 사람의 숟가락마저 빼앗는 일은 아무리 합법이라 하더라도 해 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른 바 상도의요 이른 바 자본주의 윤리이다.

아쉬운 점은, 우리의 전래 동화들이 권선징악만 강조하는데 그 착한 주인공들의 행동이 세상의 발전이나 문명의 진보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우리 조상들이 물질의 면에서 생각이 짧고 무능한 탓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선악만 강조하는 유교 윤리가 지나치게 강했기 때문일까?

마찬가지로,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놀부의 ‘능력’에만 주목하는 생각 또한 좁을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을 거스를 우려가 있다. 법과 윤리와 공동체 정신을 팽개치고 자신의 영리만 생각하는 잘못된 물질주의 사상 말이다.

그러니 언제나 말하듯이 좋은 것은 중간에 있는지도 모른다. 중간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지만, 중간에 있으면 언제나 “중간은 간다.” 무능한 흥부도 아닌, 탐욕스런 놀부도 아닌, 그 중간에 형제 하나가 더 없었을까? ‘놀흥’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람은 얘깃거리로는 재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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