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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60

by 한글문화연대 2014. 1. 29.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60
2014년 1월 29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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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문화연대 모람 여러분, 설 잘 쇠시고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우리말 이야기] 설 잘 쇠세요!_성기지 학술위원

설 연휴가 시작되었다. “설 잘 보내세요!” 풍성한 명절을 앞두고 저마다 정겨운 인사말들을 나눈다. 그러나 설을 잘 보내라는 이 인사말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명절에는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기도 하고 헤어져 살던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 모처럼 정을 나누기도 한다. 만약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명절을 지냈다면 ‘명절을 보냈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차례도 지내고 친척들과 만나 음식도 함께 먹고 했다면 명절을 그냥 보내버린 것이 아니라, ‘쇤’ 것이 된다. 그래서 ‘명절을 쇠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설 잘 보내세요!”보다는 “설 잘 쇠세요!”가 바람직한 인사말이다. 설 연휴가 끝나고 다시 만났을 때 “설 잘 쇠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은 괜찮지만, “설 잘 보내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은 알맞지 않다.

‘쇠다’라는 말은 꼭 명절을 지내는 것만 이르는 것이 아니다. 생일이나 갖가지 기념일도 ‘쇠다’라고 말한다. 가령, “생일 잘 쇠었니?” 하면 생일을 맞아 축하 파티도 하고 즐겁게 지냈느냐는 뜻이다. 생일을 그냥 평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 버렸다면, 생일을 쇤 것이 아니라 보낸 것이 되겠다. 마찬가지로 “부장님, 어제 결혼기념일 잘 쇠셨습니까?” 하면 결혼기념일에 사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느냐는 인사말이다. 이때, ‘생일을 보내다’라든가, ‘결혼기념일을 보내다’라고 말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날을 보내버렸다는 뜻이 되겠다.

설을 쇤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익숙하지만, 생일이나 기념일을 쇤다는 말은 아무래도 낯설다. 그렇지만 되도록 살려 써야 한다. 새해에는 우리 낱말들의 본디 자리를 찾아주는 일에 더욱 힘써 나갔으면 한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매춘과 정자 제공_김영명 공동대표

두어 해 전인가 신문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어떤 남자가 여자와 헤어지면서 여자의 요구로 자신의 정자를 제공하고, 앞으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법원은 그리하여 태어난 아기를 남자의 친자로 인정하고 양육비 제공을 의무 지웠다고 한다. ‘웃기는 남녀로군!’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정자든 난자든 남에게 제공하여 생명을 탄생케 하는 것을 법으로 허용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 않나? 특히 정자 은행을 통한 무작위의 제공 말이다. 그러면 정자를 준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자기 자식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꼴에 처하게 되는데, 그래도 되는 것일까?

특히 정자 제공이나 난자 제공에는 돈이 따르게 될텐데, 이는 결국 인간 생명체를 돈으로 사고 파는 짓 아닌가?

불임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불행한 사람이 한둘이고 불행의 종류가 한둘인가? 톨스토이가 말했다. “행복한 사람은 한 가지 모습으로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은 만 가지 모습으로 불행하다.” 예를 들어, 돈이 없어서 자살하는 사람이 한둘인가? 그 불행을 덜어주기 위해 돈 많은 사람이 당연히 그에게 돈을 나누어주어야 하는가?

적어도 자식 없다는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불행의 정도로 따지면 불임의 불행은 그 정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남의 불행 덜기가 윤리 문제를 상쇄할 수는 없다.

이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아비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익명의 정자 제공은 허용하면서 왜 매춘은 한사코 불법으로 규정하고 없애버리겠다고 야단인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말이다.

매춘이 왜 나쁠까? 자기 몸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것이고 남에게 나쁜 짓 하는 게 아닌데... 자기 몸을 이용하여 돈 버는 것은 류현진도 김연아도 마찬가지 아닌가? 물론 매춘과 같이 볼 수는 없겠지만, ‘몸을 판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매춘은 지금 우리의 윤리에 맞지 많을지 모르나, 오히려 성에 목마른 사람을 돕는 행위도 될 수 있다. 남을 마사지 해주고 돈 받는 것은 왜 비윤리적이지 않고 성관계를 하고 돈 받는 것은 왜 비윤리적일까? 물론 그것은 해당 사회의 일반적인 윤리 감정 때문일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왜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는, 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탄생을 주고받는, 정자 제공 행위는 불법이 아닐 뿐더러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까?

그럼 원하는 여성에게 남자가 병원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성관계를 통해서 정자를 제공하면 어떨까? 아무런 감정이나 사랑, 이런 것 없이 단순히 정자 제공을 위한 성관계 말이다. 물론 거기에는 어느 정도의 쾌락이 동반되겠지만... 시험관 아기를 위한 정자 제공은 되고 자궁 아기를 위한 정자 직접 제공은 안 되는 것일까? 왜 그럴까?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지나치는 ‘당연한’ 일들이 당연하지 않고 오히려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이 문제에서도 알 수 있다.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행사장에서 14. 내외빈 여러분

행사장에서 사회자는 행사에 참가한 손님들을 으레 ‘내외빈’이라 지칭한다. ‘내빈’의 ‘내’는 한자로 ‘올 래’(來) 자이지 ‘안내’(內) 자가 아니다. 이 말을 ‘안 내’ 자로 오해해서 ‘내외빈’이란 말을 쓰고 있는 것인데, 이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공식적인 자리에 초대 받아 온 손님”을 ‘내빈’이라 하고, “외부에서 온 손님”이나 “외국에서 온 손님”을 흔히 ‘외빈’이라 할 수 있는데, 공식적인 자리에 온 손님이라고 하면 곧 외부에서 온 손님을 가리키는 말이 되므로 굳이 ‘외빈’이라는 말을 함께 쓸 필요가 없다. 그냥 ‘내빈’이라고만 하면 행사장이나 식장에 온 모든 손님을 두루 일컫는 말이 된다. 사회자는 행사장에 온 손님들을 향해 “내빈 여러분”이라고만 말하면 된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알림] 2013년 기부금 영수증

한글문화연대는 지난해부터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를 이용하여 따로 우편으로 기부금영수증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누리집(
http://www.yesone.go.kr)에 가면 본인이 직접 기부 내역을 조회/확인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자료(소득공제증명서류)를 인쇄하거나 문서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단, 공인인증서 필요)

혹시 이 누리집 사용이 어렵거나 기부내역 조회가 안되는 분은
이곳에 정보를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urimal.org/203) 전자우편으로 기부금영수증 원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보내드리는 문서를 인쇄하셔서 필요한 곳에 제출하시거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연말정산 간소화란?
국세청이 연말정산에 필요한 각종 소득공제 증명자료(금융기관 거래내역, 학비/병원비 납입내역, 각종 기부금 내역 등)를 모아 본인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말정산간소화 누리집(
http://www.yesone.go.kr)에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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