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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62

by 한글문화연대 2014. 3. 5.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62
2014년 3월 5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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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 2014년 한글문화연대 정기총회

지난 2월 22일 토요일 저녁 5시에 한글문화연대 정기총회를 열었습니다.
총회에서는 2013년 한글문화연대가 걸어온 길과 2014년 걸어갈 길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우리말사랑꾼으로 뽑은 여주시장과 종로구청장에게 기림패를 전했습니다. 으뜸 모람에는 알음알음강좌에 강사로 나와 강의해주시고 우리가 만든 올바른 높임말 동영상 ‘커피 나오셨습니다’를 퍼뜨리는데에 많이 도와주셨으며 토론회, 학술회의 등 여러 행사에 참여해주신 노혜경 시인님을 뽑아 기렸습니다.
자세한 총회 내용은
이곳을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http://www.urimal.org/221)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행사장에서 16. 양해 말씀 드립니다.

행사에 참가해 보면, 가끔 “양해 드립니다.”, “양해 말씀 드립니다.”란 말을 들을 수 있다. 시작 시간이 늦었다든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때의 ‘양해 말씀’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 ‘양해’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양해해 주어야 할 사람은 행사장 참석자들이다. 행사를 치르는 쪽에서는 참석자들이 양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양해해 주기를 바라는 쪽에서 ‘양해 말씀’을 드린다고 할 수는 없다. 이때에는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라든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로 말하면 된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그린비와 단미_성기지 학술위원

아내가 남편을 부르거나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 가장 보편적인 부름말은 ‘여보’이다. 본디는 ‘여봐요’라고 불렀었는데, 한 5, 60년 전부터 이 말이 줄어든 형태인 ‘여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표준어가 되었다. 흔히 아내가 남편을 부를 때, ‘자기’, ‘오빠’, 심지어는 ‘아빠’라는 부름말을 쓰는 철없는 아내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부름말로든 가리킴말로든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오빠’나 ‘아빠’는 자기의 친정 오라버니나 친정아버지를 부르는 것인지 남편을 부르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에도 부름말을 잘 가려 써야 한다. ‘여보’, ‘여보게’, ‘임자’라는 말들이 전통적인 부름말이다. 아직도 아내를 ‘이봐’라고 부르거나, ‘야!’ 또는 ‘어이!’로 부르는 남편들이 있다면, 일단 혼인 관계를 유지할 뜻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부모에게 아내를 가리켜 말할 때에는, 아이가 있으면 아이 이름을 앞에 두어 누구 ‘어미’나 ‘어멈’이라 하고, 아이가 없으면 ‘이 사람, 그 사람, 저 사람’으로 부르면 된다. 전통적으로는 부모 앞에서 아내를 가리켜 누구 ‘엄마’라 하지 않으며, ‘집사람, 안사람, 처’라는 가리킴말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에서 2011년 이후 표준 화법을 보완하여 이와 같은 가리킴말들을 허용하였다.

한 50여 년 전에 외솔 최현배 선생님이 길옥윤 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부부간의 부름말을 ‘그린비’와 ‘단미’로 지어 부른 적이 있다. (이 편지는 그 당시 길옥윤 씨가 라디오에서 소개하였었다.) ‘그린비’는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부름말로서, ‘그리운 선비’를 줄인 것이다. ‘선비’는 남자를 공손하게 부르는 말이다. 그리고 ‘단미’는 남편이 아내를 부르는 부름말인데, ‘달콤한 여자’라는 뜻이다. ‘미’는 우리말에서 여성을 뜻하는 접미사로 쓰인다. 이와 같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어감이 예쁜 우리말을 잘 살려 쓰면, 부부간의 금실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박정희가 민주주의를 앞당겼다._김영명 공동대표

박정희가 민주주의를 앞당겼다? 이런 말을 대놓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이 비슷한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있다. 주로 박정희 옹호자들이겠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박정희가 산업화를 선도했고, 그 결과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교육 수준도 높아져서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를 시행할 바탕이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이런 바탕 위에서 결국 한국의 민주주의가 일어설 수 있었다는 말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고 말기에는 뭔가 매우 찝찝하다.

마치 일본이 조선을 침탈하고 박해한 덕분에 한국 민족주의가 발달하고 한국인의 애국심이 강해졌다고 말하는 것 같다. 또 노예가 해방되기 위해서는 노예들의 투쟁 정신이 높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노예들을 가혹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게 들린다.

부처님은 우리를 괴롭히고 짓밟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여 우리를 단련시키고 부처의 세계에 가까이 가게 해주기 때문이란다. 매우 거룩한 말씀이고, 어려우나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부처의 세계로 인도한답시고 때리고 짓밟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하더라도, 그 행동 자체는 악하고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마찬가지로 박정희가 민주주의를 억누르고 자유를 짓밟은 것은 아주 잘못한 일이다. 그 덕분에 우리의 민주 의식과 투쟁 정신이 높아져서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는지 아닌지—이를 가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에 관계없이 박정희가 민주주의를 짓밟은 것은 아주 잘못한 일이다.

박정희가 없었어도 우리 경제가 도약했을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잘 살게 된 것이 박정희 덕분인지 우리 국민 모두의 덕분인지도 따지기 어렵다. 하지만 박정희가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끌어 나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만큼의 공로는 마땅히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짓밟은 것이 과연 필요했는지 아닌지는 논란거리이다. 내 생각으로는 “지나치게” 짓밟은 죄가 있다.

박정희는 자신이 추진한 산업화가 성공하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가 드세어질 것을 예견했을까 못했을까? 아마 처음부터 예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배가 불러오고 등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물질적인 것 이상의 뭔가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가 좀 나아지고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니 당연히 민주주의를 요구하게 되었다. 박정희의 비극은 이러한 변화에 제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독재를 계속한 데 있다.

박정희가 한국 민주주의를 앞당긴 것은 분명히 아니다. 박정희는 민주주의를 할 의사가 없었지만, 산업화를 주도하여 민주주의를 안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다. 세상의 아이러니다. 이와 비슷한 세상의 아이러니는 참으로 많다.

  ◆ [모집]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

■ 우리말과 한글에 관심이 있고 열정과 끼로 똘똘 뭉친 대학생을 찾습니다!

1. 대상: 전국의 대학교 또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

2. 지원 자격
1) 공통
 - 3/22~4/19, 5주 토요일 오후 4시간 교육 참여할 수 있는 사람
 - 매달 마지막 금요일 저녁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
 - 매달 최소 1회 이상 기사를 쓸 수 있는 사람

2) 분야 ① 글/사진  ② 영상

3. 전형 방법 ① 1차: 서류심사   ② 2차: 면접

4. 모집 인원:10명(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활동 기간: 2014년 3월~2015년 2월(1년)

6. 활동 내용
- 우리말글을 잘못 사용하거나 망가뜨리는 현장 고발 취재
- 언어문화개선범국민연합의 활동 취재
- 언어문화개선범국민연합 홍보대사(배우 안성기, 한승연, 박규리, 개그맨 김준호 등) 인터뷰

7. 혜택, 특전
- 글쓰기 교육(5주 20시간, 강사: 현직기자, 작가, 논술교사 등)
- 한글문화연대 행사 참여 기회 제공
- 한글문화연대 기자단 명함 지급
- 취재 지원비 지급
- 활동 마친 뒤 우수 활동자 포상금 지급

8. 제출 서류(붙임문서 참고)
- 지원서 1부(양식)
- 학생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학생증 또는 재학/휴학 증명서)
- 주제문 1편 제출(주제는 다음 셋 가운데 골라서)
   1. '한글 파괴'란 무슨 뜻인가?
   2. 한글은 어떤 이유로 과학적이라 하는가?
   3. 공문서는 왜 쉽게 써야 하는가?
- 영상 쪽 지원자는 주제문 대신 국어나 한글을 주제로 삼은 영상으로 제출 할 수 있다.

9. 제출방법: 전자우편(urimal@urimal.org)

10. 접수 기간: 서류 접수: 3월 3일(월)~3월 9일(일)
                      (*면접: 3월 12, 13일(수, 목))

11. 합격자 발표: 3월 17일(월) 오후 5시,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 (http://www.urimal.org/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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