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행사성 한글 상징, 붙박이로 하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박다영 기자
ghj38070@nate.com
해마다 한글날에는 여러 곳에서 한글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길거리에서는 세종대왕의 업적이나 한글의 매력을 알리고, 학교에선 글짓기와 멋글씨 대회를 연다. 그리고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네이버와 다음 같은 검색 누리집에선 ‘NAVER/DAUM’이라는 알파벳 상징 대신 한글 상징인 ‘네이버/다음’을 사용한다. 그러나 한글날 24시간 동안만 등장하는 반짝 행사라는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
▲네이버와 다음의 한글날 기념 한글 상징 (출처=네이버 블로그)
물론 인사동을 제외한 길거리에선 여전히 ‘Etude House’, ‘ARTBOX’ 등 영어 간판이 대부분이고, 한글날에도 가게에서 별다른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는 접점을 찾기 힘들고, 간판 특성상 물리적 교체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누리집의 상징을 한글로 바꾸기는 비교적 쉬운데도, 반짝 행사로 진행된다.
▲네이버의 한글 무늬 제작 행사와 줌의 한글 모의고사 행사 (출처=네이버 블로그, 줌)
한글 상징이 유지되는 시간이 짧음에도 다양하고 의미 있는 행사를 각 검색 누리집에서 펼친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네이버에서는 한글 무늬와 간판 제작, 한글 실력 시험 등 해마다 색다른 행사를 진행하고, 줌에서는 선물 증정 행사와 엮어서 한글날 행사 참여율을 높이는 노력도 기울였다. 이 외에 다른 누리집도 마찬가지다. 이런 다양한 행사를 누리집 곳곳에 배치하여 이용자에게 한글날과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하는 효과를 올리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러한 검색 누리집의 노력이 한글 상징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기로 이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이용자에게 네이버를 말하고, 생각하도록 했을 때 대부분 정직한 한국식 발음으로 ‘네이버’라고 발음한다. ‘R’ 발음을 살려 말하는 사람은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발음은 한국식이지만, 네이버 상징을 생각할 땐 ‘NAVER’를 떠올린다. 유한솔 씨는 “짧은 영어고, 전자편지를 주고받을 때나 누리집에도 NAVER라고 나와 있어서 전 그게 더 익숙해요”라고 말했다. 한글날을 제외하고 평소에 네이버를 사용할 때, 한글이 아닌 로마자로 된 게 많아 이용자는 한글 상징을 인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자편지나 누리집에 즉각적으로 접속하기 위해 로마자를 사용하는 것은 부득이하다. 그러나 화면에 계속 떠 있는 상징을 한글로 바꾸고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누리집 이용자가 어느 화면이든 쉽게 접하게 되는 상징을 한글로 바꿔 이용자가 앞으로는 알파벳 상징이 아닌 한글 ‘네이버’, ‘다음’을 떠올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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