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77] 성기지 운영위원

 

2019년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었다. 겨우내 이때를 기다려왔던 감독들은 시범경기가 팀의 전열을 맞추는 기회이다. 그런데 언론 기사 가운데 “팀을 추스려서 정규 시즌에 대비한다.”라는 표현이 눈에 뜨인다. 이는 ‘추스르다’를 ‘추스리다’로 잘못 알고 쓴 사례이다. ‘추스르다’는 ‘추슬러서’, ‘추슬렀다’처럼 활용되므로 “팀을 추슬러서 정규 시즌에 대비한다.”처럼 써야 한다. 우리말에 ‘추스리다’는 말은 없기 때문에, ‘추스려서’, ‘추스렸다’와 같은 말들은 모두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추스르다’는 어떤 일을 수습한다는 뜻 외에, 소변을 보고 “바지춤을 추스르다.”라든지, 업고 있는 아기가 밑으로 내려가면 “아이를 추스르다.”라고 말할 때와 같이 ‘끌어 올린다’는 뜻으로도 자주 쓰고 있다. 이때에는 ‘추어올리다’와 쓰임이 같아서, “바지춤을 추어올리다.”, “아이를 추어올리다.”로 바꾸어 쓸 수 있다. 그런데 ‘추어올리다’는 ‘추스르다’와는 달리, “그는 조금만 추어올리면 기고만장해진다.”처럼 다른 사람을 실제보다 높여 칭찬할 때에 더욱 자주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사람을 정도 이상으로 칭찬할 때에 ‘추어올리다’보다 더욱 많이 쓰는 말이 따로 있는데, 바로 ‘치켜세우다’이다. 본디 ‘치켜세우다’는 “옷깃을 치켜세우다.”처럼 ‘무엇을 위로 가뜬하게 올려 세우다’는 말이지만, 사람을 과분하게 칭찬할 때 흔히 쓰이고 있다. 정리하면, 일을 수습하거나 무엇을 끌어 올릴 때에는 ‘추스르다’를 쓰고, 사람을 과분하게 높여주고 칭찬하는 것은 ‘추어올리다’, ‘치켜세우다’로 말할 수 있다.

 

사진출처: 영현대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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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