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78] 성기지 운영위원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라고 쓰는 이들이 있다. 자동사 ‘날다’는 규칙적으로 씨끝이 바뀌지 않는, 곧 불규칙 활용 용언이다. 따라서 ‘날다’는 ‘나니, 나오, 나는’ 들과 같이 끝바꿈하므로 “날으는 비행기”가 아니라 “나는 비행기”이다. 바로잡으면,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된다. 또, 가끔 “하늘을 나르는 비행기”라고 쓰인 문구도 눈에 띈다. ‘나르다’는 ‘옮기다, 운반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타동사이므로, ‘하늘을 나르는’이라고 하면 ‘하늘을 옮긴다’는 뜻이 되니, 제 아무리 큰 비행기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슈퍼맨’이라는, 인기 있는 대중가요가 있다.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누구나 슈퍼맨이 되는 듯한 느낌에 젖어든다. 이때 “나는 슈퍼맨”이라고 하면 두 가지 뜻을 가지게 된다. 하나는 ‘내가 슈퍼맨’이라는 뜻이요, 또 하나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슈퍼맨’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는 슈퍼맨”이라고 하면 ‘나는 날아다니는 슈퍼맨’이라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어찌되었든 “날으는 슈퍼맨”이라는 표현은 바르지 않다.


표현의 오류 가운데 문법을 지켜 쓰지 않는 사례들이 많다. “내가 웃긴 이야기 하나 해줄까?”라는 문장도 그 가운데 하나다. ‘웃긴 이야기’는 “그때 가장 많은 사람을 웃긴 이야기가 뭐였지요?”처럼 지나간 일을 말할 때 쓰는 과거형 표현이다. 우스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의미로 쓸 때에는 “내가 웃기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로 말해야 한다. ‘웃긴 이야기’와 ‘웃기는 이야기’는 문법적으로 아주 다른데도 생활 속에서 자주 혼동되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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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