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80] 성기지 운영위원
공문서에서 “~하고자 하오니”라는 말이 자주 눈에 띈다. 여기에서 연결어미로 쓰인 ‘-오니’는 그 뒤에 종결어미를 ‘-옵니다’로 대응시키지 않는 한, 평서체인 ‘-니’로 고쳐 써야 한다. 높임법에서는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관계나, 목적어와 서술어의 호응 관계가 들어맞아야 하는 것이다. 가령, “10시부터 회의가 진행되오니 꼭 참석하시기 바랍니다.”란 문장은 이러한 호응 관계가 맞지 않는 경우이다. 이 문장은 “10시부터 회의가 진행되니 꼭 참석하시기 바랍니다.”가 자연스럽다. 아니면 “10시부터 회의가 진행되오니 꼭 참석하시기 바라옵니다.”로 고쳐 써야 하는데, 이는 현대 언어생활에 맞지 않다.
또, 공문서에서는 ‘~하고자’를 흔히 ‘~코자’로 줄여 쓰고 있는데 이렇게 줄여 써도 우리 말법에는 어긋나지 않는다. 곧 “진행하고자 하니”를 “진행코자 하니”로 바꾸어 써도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진행코저 하니”처럼, ‘~코저’로 쓰면 틀린다. 기본형이 ‘~하고자’이므로, 굳이 줄여 쓰려면 ‘~코자’로 써야 한다.
거의 모든 공문서에서, 연월일을 적을 때에 숫자 뒤에 온점(마침표)을 찍고 있다. 이러한 표기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문장부호 규정에 따라 연, 월, 일을 생략한 자리에 모두 똑같이 온점을 찍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공문서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공문에 쓰인 날짜를 유심히 살펴보면, ‘2019. 4. 3’과 같이, 연과 월의 자리에는 온점이 있지만 날짜 다음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라비아 숫자만으로 연월일을 나타낼 때에는 연, 월, 일의 자리에 똑같이 온점을 찍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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