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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우리말 이름으로 바뀐 놀이공원 속 놀이기구-박다영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3. 28.

우리말 이름으로 바뀐 놀이공원 속 놀이기구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박다영 기자
ghj38070@nate.com

 

 

롯데월드, ‘놀이기구 이름 우리말로 바꾸기’ 행사 진행

▲3월 12일 롯데월드 페이스북에 게시된 봄맞이 행사 (출처=롯데월드 페이스북)


  지난 3월 12일 롯데월드는 사회소통망 서비스에 ‘봄 축제 맞이 새롭게 우리말 이름으로 바뀐 어트랙션’이라는 글을 올렸다. 영어 이름을 가진 일부 놀이기구 이름을 우리말로 바꾼 것이다. 현재 총 놀이기구 5개가 우리말 이름으로 바뀌었다. ‘혜성특급-별밤 급행열차’, ‘자이로드롭-’, ‘고스트 하우스-귀신댁’, ‘자이로스윙-공포의 회전추’, ‘범퍼카-박치기 쾅쾅’이 그 예다. 그중에서도 ‘’의 아래아(ㆍ)는 한글의 특징을 살려 더욱 눈에 띈다.

▲우리말 이름으로 바뀐 자이로드롭과 고스트하우스 (출처=롯데월드 페이스북)


  롯데월드는 자체적으로 바꾼 이름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독특한 의견도 받고 있다. 아직 이름이 바뀌지 않은 놀이기구 ‘아트란티스’의 신박한(새롭고 놀라운) 우리말 이름을 지어 응모하면 추첨하여 종합이용권을 주는 행사도 열어 참여율을 높이기도 했다. 4천 명이 넘는 시민이 댓글로 의견을 제시했다. 가장 많은 득표수를 받은 의견은 ‘바다를 나르샤’다. 의견을 제시한 누리꾼은 ‘나르샤’는 ‘날다’의 순우리말이고, ‘아틀란티스’는 원래 바닷속 왕국이기 때문에 ‘바다를 나르샤’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전설의 대륙 열차’, ‘오르락내리락’, ‘고속도로’ 등이 있다. 게시글의 댓글은 놀이기구의 영어 이름을 다양한 우리말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도는 좋으나, 한계 있어…
  놀이기구의 영어 이름을 우리말 이름으로 바꾼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지극히 일부라는 점은 아쉽다. 롯데월드에 있는 놀이시설은 약 50가지나 되지만, 우리말로 바뀐 것은 놀이‘기구’ 뿐이며, 원래 우리말 이름인 ‘회전목마’, ‘황야의 무법자’ 등의 놀이기구와 우리말로 바뀐 놀이기구를 포함해도 15개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놀이기구가 있는 공간도 ‘어드벤처’, ‘매직 아일랜드’와 같이 영어 이름이다. 오락실 이름도 ‘게임 팩토리’, ‘스페이스 저니’ 등으로 마찬가지다. 심지어 놀이기구마저 ‘어트랙션’이라고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월드 누리집 ‘놀이시설’ 항목에는 ‘놀이기구’가 아닌 ‘어트랙션’이라고 적혀 있다. (출처=롯데월드 누리집)


  이는 롯데월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놀이공원인 에버랜드와 서울랜드도 마찬가지다. 서울랜드는 ‘어트랙션’ 대신 ‘놀이기구’라고 칭하고 있지만, 놀이기구 이름에는 영어 이름이 많다. 롯데월드처럼 우리말로 충분히 바꿀 수 있음에도 대부분 영어 이름을 쓰고 있다.

▲에버랜드 누리집 놀이기구 소개 항목에는 ‘놀이기구’가 아닌 ‘어트랙션’이 적혀 있고, 놀이기구 이름도 대부분 영어다. (출처=에버랜드 누리집)

▲서울랜드 누리집 ‘놀이기구’ 항목에는 영어 이름의 놀이기구들이 소개되고 있다. (출처=서울랜드 누리집)


  놀이기구 이름을 우리말로 바꾼다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놀이공원 이용객에게는 더 편리하다. 영어를 어려워하는 이용객은 우리말 이름으로 어떤 놀이기구인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용객도 별다른 해석 없이 한눈에 놀이기구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놀이공원 이용객 대부분은 우리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보다 우리말 이름을 정감 있게 느낄 것이다. 대체할 수 있음에도 굳이 영어를 사용한다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다.

  여러 아쉬움이 남지만, 롯데월드의 시도는 긍정적임이 틀림없다. 아직 적은 수의 놀이기구이고, 하나의 행사성 시도지만 이를 기회로 놀이공원에서 우리말 이름 사용은 더 퍼져나갈지도 모른다. 우리말 사랑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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