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82] 성기지 운영위원

 

‘껍질’과 ‘껍데기’는 비슷하긴 해도 아주 같은 말은 아니다. 국어사전에서 보면, ‘껍데기’는 “달걀, 조개 또는 딱딱한 과실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로 풀이되어 있다. 그리고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전체를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이다. 이 풀이에서 뚜렷이 구별되는 것은 ‘딱딱함’이란 성질이다. 대체로 볼 때에, 겉을 싼 것이 딱딱하면 ‘껍데기’이고 질기면 ‘껍질’이다. “조개껍데기, 굴껍데기, 달걀껍데기”라 하고, “귤껍질, 사과껍질, 소나무껍질”처럼 구분해서 말한다.


우리가 자주 부르던 노래 가운데,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란 노랫말이 있다. 이 노랫말에 나오는 ‘조개껍질’은 사실은 ‘조개껍데기’라야 맞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껍데기’의 뜻풀이를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로 해놓고도 따로 ‘조개껍질’을 올림말로 올려놓았다. 이는 아마도 노랫말의 영향과 그에서 비롯한 대중의 언어 습관을 반영한 것인 듯하다.


이렇게 비슷하지만 쓰임이 다른 말 가운데 ‘늘이다’와 ‘늘리다’도 있다. ‘늘이다’는 “본디보다 더 길게 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고, ‘늘리다’는 “본디보다 더 크게 하거나 많게 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가령 “아이에게 바지 길이를 늘려서 입혀야겠다.”고 하면 바르지 않다. 이때에는 길이를 더 길게 하는 것이므로 “바지 길이를 늘여서 입혀야겠다.”고 말해야 한다. 반면에, “사무실을 더 늘려야겠다.”라고 하거나, “재산을 더 늘려야겠다.”라고 할 때에는 ‘늘리다’가 맞다. 사무실을 늘리는 것은 더 크게 하는 것이고, 재산을 늘리는 것은 더 많게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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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