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94] 성기지 운영위원

 

국어사전대로라면 마흔 살 안팎의 나이를 중년이라 하고 중년이 지난 사람을 늙은이라 하니 쉰 살이 넘으면 늙은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오십대 남녀를 보고 늙은이라 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사전에서 밝힌 늙은이는 오십대부터이다. 늙은이는 젊은이의 상대되는 말일 뿐 결코 부정적인 말은 아니니 크게 거부할 것은 없다. 하지만 젊은이 가운데는 늙은이를 ‘노틀’, ‘꼰대’로 낮추며 경원시하는 이들이 있다. ‘노틀’은 속어이고 ‘꼰대’는 은어이다.

 

‘노틀’은 중국어 ‘老頭兒[laotour, 라오터울]’이란 말에서 온 차용어이다. ‘老頭兒’는 ‘노인(老人)’을 뜻하는 ‘老頭’에 접미어 ‘兒’가 덧붙은 어형인데, 이 말이 한국어에 ‘노틀’로 정착한 것이다. 그런데 ‘흰 머리털과 긴 수염’의 이미지를 떠올려서인지 ‘노틀’을 ‘노털’로 알고 있는 이들이 더 많다. 실제 중국어 원음에도 ‘노털’이 더 가깝다. 하지만 표준어로 정해진 것은 ‘노틀’이다.


‘꼰대’는 번데기의 경상도 사투리 '꼰데기'에서 온 말이라는 주장이 있다. 늙은이가 번데기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하다는 뜻이니 그럴 듯한 이야기이다. 또, 프랑스어로 백작을 콩테(Comte)라고 하는데, 이를 일본식으로 부르면서 '꼰대'가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일제강점기에 친일파들은 백작, 자작과 같은 작위를 수여받으면서 스스로를 '콩테'라 불렀는데, 이를 비웃는 사람들이 일본식 발음으로 '꼰대'라 불렀다고 하니, 이 또한 그럴 듯하다. 그런가 하면 지나치게 좀스럽고 꼼꼼한 것을 ‘꼰질꼰질하다’라고 하니, ‘꼰대’는 ‘꼰질꼰질한 사람’에서 비롯한 은어라는 의견도 있다. 어원 풀이들을 보니, 누구나 늙은이가 되겠지만 ‘꼰대’는 되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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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