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95] 성기지 운영위원

 

‘남을 놀라게 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은 ‘놀라다’의 사동사인 ‘놀래다’이다. 입말에서 흔히 ‘놀래키다’로 쓰고 있지만 이는 ‘놀래다’의 충청도 지역 방언이다. 물론 사투리라 해서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표준말을 써야 하는 언론에서 “그의 은퇴 선언은 유권자들을 깜짝 놀래켰다.”라든지, “마치 온 국민을 놀래키려고 발표한 담화문 같았다.”처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 문장에서 ‘놀래키다’를 단순히 ‘놀래다’로 고칠 경우 문장이 어색해질 수 있기 때문에 문맥에 따라 각각 ‘놀라게 했다’와 ‘놀래 주려고’ 들처럼 바꿔 주면 자연스럽다.


‘놀래키다’ 못지않게 자주 사용하는 말로 ‘혼내키다’도 있다. “말 안 듣는 아들을 혼내키고 싶다.”와 같이 쓰는데 ‘혼내키다’ 또한 표준말이 아니라 특정 지역 사투리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이 말을 바루어서 “혼내고 싶다.”나 “혼내주고 싶다.”로 표현해야 옳다. “정치인을 혼내키는 방법”이란 말도 “정치인을 혼내는 방법”으로 고쳐야 어법에 맞다.


‘놀래키다’나 ‘혼내키다’ 외에도 ‘OO키다’로 쓰고 있는 말들이 많다. 가령, ‘간질키다’라고 하는 말은 ‘간질이다’나 ‘간지럽게 하다’로 써야 한다. ‘간질이다’는 ‘간지럽히다’와 비슷한 말이다. 경상도 지방에서 흔히 ‘훔치다’를 ‘도디키다’라고 표현하는 어른들을 만날 수 있는데, ‘도디키다’는 ‘훔치다’라는 말의 경북 지역 방언이다. 마찬가지로 ‘홀리키다’라고 하면 ‘홀리다’의 사투리이고 ‘걸리키다’는 ‘걸리다’의 사투리인데, 둘 다 강원도 지역 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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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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