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과 아쉬움이 넘쳐났던 대학생 기자단의 한글날 행사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고희승 기자

hshs9913@naver.com


 지난 10월 9일 한글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화문 광장은 엄청난 인파로 시끌벅적했다. 세종대왕 동상 앞쪽으로는 여러 한글날 행사가 진행되었고, 뒤쪽으로는 현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려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보수단체의 집회 때문에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여러 한글날 행사는 자리를 잡고 예정대로 진행됐다. 오전 열한 시 반부터 ‘한글 사랑해’라는 문구가 써진 설치물에 시민들이 꽃을 꽂아 완성하는 ‘한글날 시민 꽃 바치기 행사’도 열렸다. 이는 한글문화연대에서 마련한 행사였다. 설치물 오른쪽에서는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손수 꽃을 다듬어 시민들에게 꽃을 한 송이씩 나눠 주었다. 시민들이 꽃글씨를 완성하기 위한 꽃이었다. 

▲꽃 글자판

▲꽃 다듬는 자원봉사단

▲꽃 나누어 주는 자원봉사단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은 그 옆에서 당일 아침부터 열심히 준비한 행사를 진행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우리말 문제 맞히기 행사’였다. ‘한’, ‘글’, ‘날’ 세 글자가 각각 적힌 세 개의 스케치북 중 하나를 시민이 골라 그 안의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각의 스케치북 안에는 아홉 개의 문제가 들어있고 세 스케치북의 주제는 모두 달랐다. 세 개의 주제는 한글의 역사와 생활 속 맞춤법, 순우리말이었다. 기자단 학생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고 즐겁게 맞힐 수 있는 문제만을 골라 적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는 과자나 젤리 등 작은 간식을 상품으로 증정해 한글날의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행사장 주위로는 ‘한글날 아리아리’, ‘우리말 문제 풀고 간식 받아가세요’라는 문구가 각각 적힌 팻말을 목에 건 기자단 학생들이 행사를 홍보했다.

▲한글날 행사 홍보 문구를 걸고 있는 기자단 학생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다. 보수단체의 집회로 인해 한글날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없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조금씩 지나가며 행사에 참여했다. 한글날을 맞이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온 시민들도 있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맞히는 동안 함께 고민하며 도움을 주었다. 쉬운 문제를 냈던 만큼 금방금방 정답을 외쳤지만, 간혹 오답을 고른 경우에는 기자단 학생들이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정답을 알려주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은 오답을 말했던 건 한글의 역사에 관한 문제가 나왔을 때였다. 무작위로 고른 스케치북의 주제가 한글의 역사라는 걸 알게 된 시민들은 어렵겠다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러 문제를 틀리기도 하고 맞히기도 하면서 한글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게 되었다. 

▲한 시민이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

▲행사 시작 전 문제를 검토하는 기자단 학생들


 이렇게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지만, 행사는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집회를 위해 온 사람들은 한글문화연대 행사장을 집회 관련 단체가 마련한 장소인 줄 알고 계속해서 기웃거렸다. 그리고 몇몇 노인들은 기자단 학생들에게 목소리를 높여 정치에 대해 말하고는 한글날 행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행사 상품으로 준비했던 간식들을 막무가내로 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 대학생 기자단은 오후 한 시쯤 행사를 마쳤다. 예상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집회에 참여하는 인파가 너무 많이 몰린 탓에 행사를 더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기자단 학생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한글학회로 가서 짐을 내려놓고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웃으며 행사에 즐겁게 참여해준 시민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대학생 기자단이 당일 아침부터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다음 기회에 한글 관련 행사를 준비하게 된다면 올해보다 더 성황리에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