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점자 기획_1]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 ‘훈맹정음’ 창안한 송암 박두성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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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박두성은 시각장애인에게도 의사소통을 위한 문자 체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1926년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했다. 이는 시각장애인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도구가 됐다. 아울러 자신감과 독립심을 갖게 하고 사회생활에서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하여 문자 이상의 더 큰 의미가 있다.


훈맹정음 창안 전의 한글 점자는 로제타 셔우드 홀이 개발한 4점식 뉴욕 점자를 들여와 만든 ‘조선훈맹점자’였다. 그런데 자음 구분이 어렵고 자음과 모음을 표기하는 데 두 칸을 사용해 불편한 점이 많았다. 송암 박두성이 1923년부터 ‘조선어 점자연구위원회’를 조직해 훈맹정음 연구를 시작으로 부단히 노력한 끝에 1926년 11월 4일 훈맹정음을 반포했다. 


한글 점자 ‘훈맹정음’은 자음과 모음을 규칙적으로 결합하여 원리만 이해한다면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이를 창안할 때 점자의 기점이 적으면 식별하기 쉽다는 점에 착안해 초성(자음)과 종성(받침)에 주로 2점을 배당하고 중성은 전부 3점으로 했다. 제한된 배점 중 한 점이라도 아끼기 위해 초성의 ‘ㅇ’자는 뺐다. 또한 사용 빈도가 많은 조사 ‘가’, ‘을’, ‘은’, ‘의’, ‘에’ 등과 글자 구성이 복잡한 ‘예’, ‘와’, ‘워’ 등의 글자를 모아 약자도 만들었다. 소리 나는 대로 쓰고 쓴 대로 읽을 수 있다는 점, 중성의 대칭성 원칙을 과학적으로 적용한 점, 한 가지를 알면 다음 글자를 연상해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 체계라 평가되기도 한다.


훈맹정음 반포 이후 조선어 점자연구회를 ‘육화사’로 이름을 바꾸고, 점자 설명서와 점자 용지 그리고 <옥루몽>, <심청전>, <천자문>, <조선어독본>, <명심보감> 등을 점역한 점자판을 우편으로 빌려주는 ‘점자 통신 교육’을 실시했다. 점자 찬송가와 인천 시각장애인의 회람지인 <촉불>도 발간하며 훈맹정음 반포 이후에도 점자 보급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특히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통신교육을 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일제강점기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중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중학 강의록’을 만들어 우편으로 보내어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통신 교육을 받기 원하는 시각장애인 본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에게도 필요한 교재나 교구를 보냈다. 왜냐하면, 어린아이나 노인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를 배울 때 가족의 도움이 더욱 필요했기 때문이다.


‘훈맹정음’은 광복 후 한글 점자 투표까지 가능케 했다. 시각장애인도 국민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다. 송암 박두성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세상과 이어질 수 있는 빛을 선물한 것이다. 

송암 박두성의 발자취는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학익동 시각장애인복지관 3층에 있는 ‘송암박두성기념관’에서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그의 삶과 업적을 기념하고 유품과 자료를 전시한 기념관으로, 점자 찍기와 시각장애 체험도 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과 점자 이해를 원한다면 ‘송암박두성기념관’을 가보길 추천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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