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할 만하나요? 

-일본인 유학생과 대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이윤재 기자

ture0618@naver.com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꾸준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케이팝과 같은 문화 산업이 국외시장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한류 현상에 한국을 알기 위해 한국 유학을 결심하는 사람이 급증하였다.

 

교육통계서비스를 보면, 외국인 유학생은 2014년까지 8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부터 빠르게 늘어 지난해만 14만 2205명을 기록했다.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을 제외하고 학위과정(학사-석사-박사)만 따져도 8만 6036명에 이른다. 중국인이 6만 85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2만7061명, 몽골 6768명, 우즈베키스탄 5496명, 일본 3977명, 미국 2746명 등이 뒤를 이었다. 출신 국가는 181개 나라로 사실상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을 알아보고자 ‘가톨릭대학교’에 재학 중인 두 명의 일본인 교환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가톨릭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의 모습


-많은 국가 중 왜 한국에 왔나요? 

나카노마유(22_삿포로): 이웃 나라인 한국에 관심이 많았는데, 유학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가족끼리 왔던 여행의 추억 때문이었어요. 전통시장, 경복궁 같은 유명 관광지의 안내원들이 모두 친절해서 인상적이었어요. 한 번은 삼겹살을 먹으러 갔는데, 삼겹살을 처음 접한 우리 가족이 구울 줄을 몰라 당황하니까, 친절히 구워주고, 말 걸어주는 모습에 크게 감동했어요. 일본은 손님과 종업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느낌인데 한국은 알고 지낸 사이처럼 편하게 대해줬어요. 종업원끼리도, 서로 대화하고 웃으며 일해서 보기 좋았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유학도 오게 됐죠.


고무로카츠미(22_홋카이도) : 유학 오기 전까지 한국에 와본 적은 없어요.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을 접한 게 전부였죠. 꾸준히 한국을 좋아했고, 일본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 한국에 올 기회를 얻을 수 있었어요.


-한국에 오려고 무얼 준비했나요?

나카노마유(22_삿포로): 대학교에서 1, 2학년 때 한국어 수업을 필수로 수강해야 했어요. 한국어 능력시험 같은 자격증을 요구하는 학교는 적었고. 지금 재학 중인 가톨릭대학교도 특별한 조건은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꾸준히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유학비를 모았어요.


고무로카츠미(22_훗카이도): 한국 대학에서 요구하는 여러 요구 사항을 제외하면 일본에서는 교내 학우들과의 경쟁이 가장 중요했어요. 면접을 열심히 준비했고, 한국에서 원활하게 생활  하기 위해 회화 시디를 들으며 한국말 연습을 했어요. 


-한국어를 공부하며 느낀 점은 무엇이었나요?

나카노마유(22_삿포로): 공부할수록 어려운 언어라고 느껴요. 재밌는 건, 오히려 고급 한국어가 쉽다는 점이에요. 초급에서는 날씨, 시간, 지역 이름 같은 비한자어가 많아 암기할 게 많은데, 고급 한국어는 한자어가 대부분이라 일본어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고급 과정을 배우며 세세한 점이 눈에 띄었어요. 한국말의 ‘은, 는’은 일본의 'は(wa)'와 같고, ‘이, 가’는 が(ga)'과 같다고 배웠지만 미묘하게 쓰임이 달라 어려웠어요. ‘화장실이 어디입니까?’를 ‘トイレは どこですか’로 번역할 수 있는데, は를 사용할 것 같지만 ‘が’를 쓰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어 시험을 보거나, 글쓰기 숙제를 할 때 맞춤법 검사에서 자꾸 붉은색 밑줄이 쳐지면 그 이유를 몰라 당황한 적이 많았어요. 


고무로카츠미(22_홋카이도) : 아직 한국에 온 지 반년밖에 되지 않아 모든 게 어려운데, 특히 시제와 발음이 제일 어려워요. 한국에는 ‘과거-현재-미래’가 전부 있지만 일본에는 ‘과거-비(非)과거’ 구조거든요. 한 번은 교환학생과 한국 학생의 만남의 자리에서 음식을 담당할 사람을 뽑는데, ‘그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을 ‘그 일은 제가 합니다.’라고 말해 한국인 친구들이 ‘상여자’라는 별명을 붙여 준 적도 있어요. 그리고 발음은 나아지고 있지만, ‘ㅋ’, ‘ㅌ’, ‘ㅍ’, ‘ㅊ’과 같은 자음(거센소리)은 여전히 발음하기가 어려워요.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손님이 많은 가게에서 발음 때문에 주문을 잘 못할 때 뒷사람에게 민폐가 될까 봐 떨었던 기억도 나요. 


-유학 생활 중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나카노마유(22_삿포로): 오전에 어학당 한국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소속 학과 수업을 들으면 하루가 금방 가요. 조금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해 수업을 맞춰 가려고 해요. 한국 매체를 보고 유학 생활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생각보다 한국인 친구를 사귀기 어렵더라고요. 폭염과 미세먼지가 많은 날씨에도 당황했어요. 또 물가는 일본과 비슷하지만 최저임금이 낮아 생활이 조금 어려운 점도 있죠.


고무로카츠미(22_훗카이도) : 수업이 너무 어려워요. 유학생을 도와주는 도우미 제도는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을 반겨주는 내, 외부 동아리가 부족해요. 생각보다 한국인 친구를 사귀려면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했어요. 그리고 흡연구역이 일본보다 많고,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많이 안 피워서 좋아요. 하지만 침을 아무렇게 뱉는 사람이 많아 당황했어요. 사람 앞에서 가래를 뱉는 경우도 많아 처음에는 일본인이라서 차별하는 줄 알고 많이 놀랐었죠. 


이렇게 두 명의 일본인 유학생과 대화를 나눠보니 한국 유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로 드라마와 케이팝 같은 한류의 영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한국어 학습의 어려움을 듣고, 한국어와 일본어가 비슷해 배우기 쉽다는 건 편견이었음을 알게 됐다.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유학생들이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좀더 나은 환경으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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