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사용에 있어서 번역의 영향'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백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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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세계는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교류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방송 뉴스나 인터넷으로 다른 나라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고, 문화를 공유하면서 외국인들과 더욱더 많이 접촉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그 결과 다른 문화와 언어를 접할 기회를 얻은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더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문화 간의 접촉은 생각지 못한 여러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끼친 결과 생긴 이른바 ‘번역 투’는 문장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을 통해 서양 학문과 문화가 들어온 우리의 경우도 그렇다. 이와 같은 문제점은 반역된 논문이나 책뿐만 아니라 법령에서도 발생해, 2011년부터 기획재정부는 ‘조세법령 새로 쓰기’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사업으로 불필요한 번역 투가 해소되면 법령이 쉬운 우리말로 쓰여 이해하기에 더욱 쉬워질 것이다.


번역 투? 번역자 투?

 번역 투는 원래 언어와 번역하고자 하는 언어의 용법 차이나 여러가지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대표적인 사전적 의미로 일대일 대응하여 비롯되는 생소하거나 부적합한 표현을 일컫는다. 우리말에서는 문법이 다른 언어의 문장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자주 생기는 오류이다. 

 우리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번역 투는 일본어 번역 투와 영어 번역 투이다. 우리말에는 없는 전치사 등을 번역하는 과정이나 명사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독자의 수월한 이해가 아닌 번역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번역자 투는 이와 달리 역자 개인의 언어 습관에서 나오는 말투로 개인적인 성질이 더 강하다. 두 말투 중 중 잘못된 한국어 사용 습관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번역 투라 할 수 있다.  


기사 제목, 잘 이해되나요? - 번역 투의 영향

 본 기사의 제목은 “~에 있어서”라는 일본어 번역 투와 “소유격 조사 ‘의’의 과도한 사용”이라는 영어 번역 투를 동시에 사용한 문장이다. 이와 같은 표현들은 문장을 장황하게 만들어 독자의 이해도를 떨어뜨린다. 오히려 영어 문장 “The influence of translation on the usage of Korean language”가 이해하기 더 쉽다. 이는 “번역이 우리말 사용에 미치는 영향”과 같이 단순하게 의역하지 않고 한국어에 없는 전치사 of를 살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치사 번역 투와 같은 표현은 △번역 투 명사문 △번역 투 대명사 △“~에 틀림없다” △번역 투 무생물 주어 등 다양하다. 이들은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언론보도나 상업 광고에도 자주 보이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2015년 기준)에서도 번역 투 명사문과 전치사 번역 투가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물론 다른 언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번역 투가 생기는 것은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번역 투가 우리말의 표현을 풍부하게 해주는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사랑에 빠지다’나 ‘좋은 아침’과 같은 표현들은 우리말에 없던 영어 직역 표현이지만 감정 표현을 도와 널리 사용된다. 또한 번역 투는 해당 언어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초보 학습자의 경우 외국어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려고 일부러 번역 투를 활용해 학습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번역 투의 사용은 외국어 학습자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공공 기관이나 대중의 언어생활 안에서 이미 굳어졌다는 점에서 번역 투도 이제 우리 언어의 일부로 변하였다는 견해도 있다.


 번역 투의 영향

예시

우리말에 끼치는 영향 

가독성을 떨어뜨림 

본 기사의 제목

'한국어 사용에 있어서 번역의 영향' 

번역투 남용으로 쉬운 문장도 어렵게 작문할 수 있음 

외국어 해석이 제한 

"as soon as = ~하자마자" 

와 같이 굳어진 해석

외국어가 표현하는 다양한 분위기를 획일적으로 받아들이게 됨

우리말에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표현이 생겨남 

좋은 아침

사랑에 빠지다 

기존 우리말에 없었던 표현이 유입되어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해짐 

해당 외국어와 우리말의 문법/표현 차이가 돋보임 

조사가 없는 외국어

성별, 수에 따라 관사가 달라지는 외국어 

외국어를 번역해야 할 때 이를 주의한다면 더 자연스러운 번역이 가능해짐 

▲번역 투의 영향과 우리말에 끼치는 영향


번역 투, 앞으로는 어떻게?

 번역 투는 우리말이 외국어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러 장단점이 있다. 이러한 현상의 장점만 보고 적극적으로 장려하거나 단점만 보고 무작정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어는 사용자가 어떻게 쓰는지에 달린 만큼, 현재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경우에 필요한지를 따져 최대한 장점을 살리는 것이 좋다. 번역 투 말이나 글로 민족문화유산인 우리말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대로 사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실제로 교육부에서는 자연스러운 우리말을 교육하기 위해 2016년부터 교과서에 실린 여러 번역 투를 순화해왔다. 교육부의 번역 투 순화로 2020년에는 전 학년 학생들이 순화된 교과서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외국어와 우리말, 그리고 번역 투가 조화롭게 쓰여 다른 나라의 다양한 언어나 문화를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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