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색 노을 아래에서 파도색 물을 마실까요?” - 우리말 색 표현


한글문화연대 7기 기자단 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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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소라색 바다 좀 봐!” “저 곤색 바지가 마음에 드네요!” 색을 표현할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소라색, 곤색이라는 말을 사용했을 것이다. 이때 ‘소라’와 ‘곤’은 모두 일본어다. 소라는 공(空)의 일본어 음으로 하늘이나 하늘색을 뜻하며 곤은 감(紺)의 일본어 발음으로 어두운 남색을 의미한다. 소라색과 곤색을 대체할 수 있는 우리말은 ‘하늘색’과 ‘감색’이다. 하지만 청록색 계열의 색들을 모두 하늘색으로 표현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감색 또한 마찬가지다.


▲ 색감 이미지와 그에 따른 우리말 색 표현 


 천청색은 파란색 중에서도 아주 엷은 파란색이기 때문에 ‘하늘색’이라고 하기에 적합하다. 담청색도 한국 전통 색상 중 하나로 밝은 청색을 의미한다. 벽람색은 밝은 남색으로 남색에 벽색을 더한 색이며 슥람색은 남색에서 조금 더 어두운 색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곤색과 소라색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우리말 표현은 담청색, 슥람색 등이 더 있다.


 가맣다

 밟고 엷게 검다

 가무끄름하다 

 조금 어둡게 가무스름하다 

 가무댕댕하다

 고르지 않게 가무스름하다 

 가무칙칙하다

 산뜻하지 않고 짙게 감다 

 가무족족하다

 칙칙하고 고르지 않게 가무스름하다 

 가무숙숙하다

 수수하고 알맞게 감다 

▲검정을 나타내는 표현법과 그에 따른 뜻

 

 우리말은 색깔을 나타내는 표현이 매우 다양하지만 우리가 표현하는 색은 한정적이다. 불그스름하다, 붉다, 불긋하다를 온통 빨강으로 표현하는 것과 누렇다, 노르스름하다, 누리끼리하다를 온통 노랑으로 표현하는 것, 푸른, 푸르스름하다, 푸르뎅뎅하다를 온통 파랑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렇다. 푸르뎅뎅한 파도, 불그스름한 노을 등 표현에 있어서 이질감은 전혀 없지만 단어 선택에 있어 분명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말보다는 카나리아색, 브라운 올리브색 등 외국에서 쓰는 단어를 그대로 쓰곤 한다. 하지만 들었을 때 눈앞에 색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것은 카나리아와 브라운 올리브가 어떤 사물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국어에서 온 색 표현으로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책 <색이름 352> 표지 (출저: 오이뮤 공식 누리집)


 이런 외국어 표현의 색이름을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책을 낸 곳이 있다. 바로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에서 펴낸 《색이름 352》이다. 책 속에는 352개 색의 이름을 보여주는데 전부 알기 쉬운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어 달고나색, 푸른 곰팡이색, 박하색, 파도색, 옥수수색 등이다. 분홍 계열의 색을 표현하는 베이커 밀러 핑크, 마운트바텐 핑크, 푸시아, 쇼킹 핑크, 플루오레센트 핑크 등을 산호색, 돼지색, 무화과색, 명란색, 복숭아색으로 표현했다. 마운트바텐 핑크보다 돼지색으로 표현할 때 더욱 어떤 색인지 더욱 잘 알 수 있다. 또한 주황 계열인 오렌지, 더치 오렌지, 샤프란 등을 귤색, 홍시색, 당근색, 곶감색 등으로 표현했고 갈색 계열인 카키, 버프 러셋 등을 곶감색, 담배색, 된장색 등으로 표현했다. 마찬가지로 샤프란보다는 홍시색이, 버프 러셋보다는 담배색이 쉽고 와닿는다. 이처럼 우리말로도 풍부하게 색을 표현할 수 있다.


 어려운 색 표현을 우리말로 바꾸는 것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스칼렛색을 띈 노을 아래에서 마셨던 물은 마치 인디고색을 띄는 듯 했다”가 아닌 “홍시색 노을 아래에서 마셨던 물은 마치 파도색을 띄는 듯 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우리는 세상의 어떤 색도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색과 그 색을 표현한 우리말과 더불어 우리의 삶이 더욱 풍부해지길 바란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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