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연휴, '룸컨디션' 좋은 호텔로 '호캉스' 떠나시나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미르 기자

jjs1550@khu.ac.kr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 되었고 국내 여행도 조심스러운 요즘,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자 여행 대신 호텔을 예약해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늘었다. 선뜻 여행을 떠나기 힘든 시대에 호텔로 휴가를 떠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를 호캉스라고 부른다. 호캉스(Hocance)는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가 결합해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호텔에서는 이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연인을 위해 룸콕(Room+방콕)과 호캉스가 가능한 다양한 기획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호캉스와 룸콕 등의 무분별한 신조어와 호텔 기획상품에서의 외국어 남용, 이와 더불어 호텔을 이용하면 보이는 어베니티’, ‘룸 컨디션등 이해하기 힘든 호텔 용어들. 그 원인은 무엇이며 대안은 없을까?

 

 

호텔 기획상품 속 외국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각 호텔에서는 가족 또는 연인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호텔 기획상품을 제공한다. 호텔 기획상품이란 호텔에서 객실, 교통 및 기타 시설 이용 따위를 함께 묶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5월 출시된 호텔 기획상품을 확인해보니, 외국어로 지은 기획상품이 많았다. 호텔 기획상품의 이름이 굳이 외국어일 이유는 없다. 이는 외국어가 한국어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는 편견 또는 일종의 관행적인 측면도 있어 보인다. 적당한 한국어 표현을 찾기 힘들다고 외국어 표현을 사용하면서 외국어로만 써야 할 것 같은 관행이 되어버렸다.

 

호텔이름 5월 호텔 기획상품 이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마이 리틀 트래블
롯데호텔 서울 메인 타워 해피 마이 칠드런스 데이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호텔 러브 앤 땡스
신라스테이 서부산 언택트 키즈 스파

외국어로 지어진 호텔 기획상품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은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마이 리틀 트래블상품을 5월 한 달간 선보인다. 롯데호텔 서울 메인 타워는 어린이 자녀와 부모가 코로나19 걱정 없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해피 마이 칠드런스 데이,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호텔에서는 러브 앤드 땡스’, 신라스테이 서부산은 어린이날을 기념해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가족을 위한 언택트 키즈 스파'상품을 출시했다. 불필요하게 외국어로 표기한 기획상품이 많다.

 

호텔 이름 5월 호텔 기획상품 이름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두린아이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할아버지가 쏜다'

한국어로 지어진 호텔 패키지 상품

 

 

반면 한국어로 된 패키지를 출시한 호텔도 있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자녀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는 두린아이를 출시했다. 두린아이는 어린아이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온 가족과 함께하는 바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을 위해 3대 가족이 행복한 호캉스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할아버지가 쏜다상품을 내놨다. 외국어가 아닌 한국어로도 충분히 멋진 이름의 기획상품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호텔 용어 속 외국어

 

호텔을 방문하면 투숙 수속부터 체크인, 컨시어지, 디포짓 이라는 용어를 마주하고 안내받은 방에 들어가면 어메니티, 웰컴 드링크, 컴플리멘터리 등 외국어 투성이인 호텔 용어를 만난다. 그만큼 호텔에서 사용하는 물품이나 서비스의 명칭이 외국어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 호텔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이를 보고 외계어라고 느낄 수 있다. 구글에 호텔 용어라고 검색해보니 호텔 용어 총정리등 호텔 용어에 대해 알려주는 게시글이 나온다. 이는 호텔 용어가 이를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말의 필요성

 

호텔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만큼 호텔 용어에 있어 외국 문자 표기가 필수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현저히 줄었고 내국인의 호텔 투숙이 하나의 문화로 유행하는 만큼 외국 문자가 아닌 한글 표기가 주가 되어야 한다. 호텔을 방문하는 건 외국인뿐이 아니다. 외국어를 잘 알지 못하는 노년층이나 어린아이 등 다양한 연령대의 내국인이 휴식을 위해 호텔을 방문한다. 호텔에서의 외국어, 외국 문자 남용은 세대 간 괴리감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외국 문자 표기가 필요하다면 일회용품(Amenity)’과 같은 방식으로 한글을 앞에, 외국 문자를 뒤에 표기하는 건 어떨까? 한국에서 한국인이 외국어나 외국 문자를 몰라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호텔업계는 누구나 편안하게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호텔업계는 호텔 용어 속 외국어를 대체할 새로운 우리말 만들기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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