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문해력, 이대로 괜찮을까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양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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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 더 나아가 글을 이용해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상위개념이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문맹률이 매우 낮은 편으로, 요즘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문맹률은 낮은데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다. 특히 교실에 닥친 문해력의 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신문기사에서 말뜻을 모르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기사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문상(問喪)’이라는 단어를 문화상품권의 줄임말로만 알고, 도장공(페인트 등을 칠하는 인부) 모집 글을 읽은 고교생은 태권도 잘해야 돼요?’라고 묻는 등 아이들이 심각한 위기에 놓였음을 알 수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교육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검사했을 때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으면 70%가 교과서 진도를 못 따라간다고 한다. 교사들이 체감하는 학생들 문해력 또한 심각한 수준인데, 교사 10명중 4명이 아이들 글 이해력이 100점 만점에 60점대인 디(D)등급 이하로 형편없다고 답했다. 교육방송(EBS)에서 방영된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전국 중3 2,400여 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시험을 실시했다. 3 미달 수준이 무려 27%나 되고 초등학생 수준도 11%나 나온 것으로 보아 위기인 것이 분명하다. 또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따르면 평균적인 학생들의 성취보다 저조한 것으로 분류되는 2수준 미만이, 읽기 영역의 경우 20065.7%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15.1%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근데, 꼭 글을 읽어야 하나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동영상, 카드뉴스, 그림 등 대체할 매체가 많은 시대에 줄글이 영상, 이미지와 경쟁관계처럼 보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짧은 문자로 소통하는 것이 일상이 된 요즘, 깊이 있는 표현은 쓰지 않고 쉬운 단어, 유행어, 그리고 이모티콘으로 얼버무리는 경우도 많다. 긴 글을 선호하지 않고 글을 읽지 않으려는 현상은 이미 전 세계적인 문제이고 필자 또한 이 기사를 쓰고 있지만 사실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글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을까? 아니다. 가장 쉬운 예로,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을 알아야한다. 입사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것은 모두 글로 되어있는 시험이고, 글을 이해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능력이 글인 것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191개사를 대상으로 20대 초반~30대 후반(MZ세대) 직원의 국어능력을 조사한 결과, 56.5%가 국어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부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직장에서 일할 때 문서작성 등 글을 쓰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기업들이 젊은 직원들의 국어능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앞서 보았듯, 문해력은 학습의 도구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평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놀랍게도 문해력의 뿌리는 유아기부터 자라난다고 한다. 따라서 최대한 이른 시기에 일상 속에서 부모를 통해 문해력 향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유아기 때 그림책을 이용한 말놀이로 이야기 이해력과 음운론적 인식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이 특정 연령대가 되거나 글을 이해할 수 있고 스스로 읽을 수 있을 때 책을 읽어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책 읽기는 정말 이른 시기에 시작되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풍부한 의성어와 의태어로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며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또 단어를 거꾸로 말하거나 더하고 빼는 등 말소리를 다루는 연습을 통해 문해력의 뿌리가 탄탄해진다.

  어휘력이 풍부해지면 글을 읽을 때 이해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어휘력은 문해력의 밑거름이 된다. 특히 10대 시기에 어휘력이 정말 중요한데, 주요 단어를 먼저 익히고 수업을 하는 것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학생들의 교과 내용 이해를 돕고 성취 향상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었다. 놀랍게도 미국은 이런 어휘수업을 교과과정에 이미 도입해 실행중이라는데, 우리나라도 진도 나가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어휘교육에 시간을 더 투자해 학생들이 모르는 어휘 때문에 수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줘야한다.

  또 아이들마다 성장의 속도가 다른데 학교와 사회는 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이들이 평균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하는데 담당선생님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뉴질랜드의 경우 리딩 리커버리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읽기부진 아동을 평균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전문교사의 학생 일대일 맞춤 읽기수업은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기초학력전담교사제가 도입된 학교들이 있다고 하는데 리딩 리커버리와 비슷한 원리이다. 1학년에서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1:1로 가르침으로써 전반적인 초기 문해력을 지도한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이런 교사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해력은 꾸준히 요구되는 기본능력으로서 우리의 삶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문해력은 한번 멀어지면 되돌릴 수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져 사회적 격차로 이어지기 때문에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특히나 코로나19로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고민이 절실하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글과 언어를 본격적으로 접하는 어린 시절부터 문해력을 제때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 훈련이 필요하고 사회적 차원에서도 국가 차원의 학생 문해력 조사를 마련하고 읽기부진 아이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디지털시대에 굳이 왜 길고 어려운 글을 읽어야 하나 의문 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문해력은 앞으로 개인 역량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이를 한번 놓치게 되면 디지털시대에 글을 점점 못 읽게 되어버릴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그 어떠한 매체도 대체 불가능한 줄글의 힘을 아이들이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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