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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518

by 한글문화연대 2015. 4. 30.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518
2015년 4월 30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아리아리 차례]

   ◆ [알림] 우리말 사랑 동아리 3기 모집(~06/04)
   ◆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기가 필요 없는 이유-이건범 대표

   ◆ [우리말 이야기] '말아요'라 하지 마요-성기지 운영위원

   ◆ [우리말 가꿈이]
우리말의 역사와 함께 한 건재 정인승의 생애, 기념관에서 엿보다
   ◆ [알림] 안녕! 우리말 운동을 함께해주세요.

  ◆ [알림] 우리말 사랑 동아리 3기 모집(~06/04)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 사랑 동아리 3기를 모집합니다.“우리말 사랑 동아리 3기”가 되어 쉬운 말로 국민과 소통하는 공공언어문화, 품격있고 올바른 말이 이끄는 언어문화, 어른의 관심과 청소년의 참여로 맑아지는 언어문화를 퍼뜨려 주세요. 우리말과 한글을 주제로 ‘언어문화 개선’ 활동을 하고자 하는 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동아리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자세한 내용은 한글문화연대 누리집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기가 필요 없는 이유-이건범 대표

오늘 오전 11시에 한글문화연대와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은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방침'의 연구 책임 부서를 밝히기 위해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감사 청구 사항과 이유는 이곳을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기가 필요 없는 이유-이건범 대표

전국의 모든 교육감이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에 반대한다는 뜻을 한 입으로 밝혔지만, 교육부에서는 여론을 무시한 채 강행하려나 보다. 이게 왜 헛일이자 뒷걸음질인지 열 가지만 까닭을 추려보겠다.

첫째, 중·고교 교과서에는 한자를 병기할 수 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자가 점차 사라져 이제는 찾을 수 없다. 정부가 강제한 게 아니라 교과서 집필진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일어난 일이다. 신문에서 한자가 사라진 것과 같은 현상이며, 시대의 큰 흐름이다. 대한민국의 문자 생활은 한자가 사라진 뒤 더욱 발전하였고, 초등 교육도 마찬가지다.

둘째, 국어사전에 나오는 낱말 가운데 한자어가 57%를 차지한다지만, 사전은 원래 낱말을 보관하고 찾아볼 요량으로 만든 것이니 쓰지도 않는 한자어가 수두룩하게 올라 있다는 게 병기의 근거일 수 없다. 평소에 쓰는 한자어는 우리가 ‘커피’를 coffee라고 적지 않아도 뜻을 아는 것처럼 한글로만 적어도 뜻을 알 수 있는 우리말이 되었다.

셋째, 한자 병기는 책 읽기를 방해하는 함정일 뿐이다. 한자를 읽을 줄 알아야 뜻을 알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은 문장 전체를 읽기보다는 한자 함정에 빠져 바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한자를 모르는 아이들은 병기된 한자 함정 때문에 우물쭈물하다가 읽기의 맥이 끊긴다.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위험한 게 바로 한자 함정이다. 이 한자 함정에서 벗어났기에 우리나라의 15세 청소년들이 국제학업성취도평가 문해력 부문에서 최상위에 오른 것이다.

넷째, 고유어든 한자어든 낱말의 속성과 쓰임새를 맥락 속에서 풍부하게 알려주는 교육이 중요하지 그 시간을 병기된 한자 암기로 허비할 까닭이 없다. 더구나 낱낱의 한자 뜻과 그 한자로 이루어진 낱말의 뜻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숱하다. ‘방송’ ‘회사’ ‘주식’ ‘민주주의’ ‘선생’ ‘제자’ ‘함수’와 같은 말의 한자를 찾아보면 그 뜻의 조합이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말과 얼마나 다른지 쉽게 알 수 있다.

다섯째, 추상적인 개념을 구성하는 한자들은 낱자의 뜻도 추상적이거나 한자어인 경우가 많아 이를 가지고 뜻을 풀이해도 여전히 추상적이거나 동어반복에 그치기 쉽다. 재물은 재물 재(財)에 물건 물(物)인데, 두 글자의 뜻도 추상적인 한자어의 동어반복일 뿐이다. 이런 한자를 병기한다 하여 낱말의 뜻이 살아나겠는가?

여섯째, ‘부모’나 ‘학교’처럼 낯익은 한자어는 그 말뜻을 이해하는 데에 한자 병기가 전혀 필요하지 않고, 반면 ‘파충류’와 같은 전문용어들은 그 말을 이루는 한자도 자주 볼 수 없는 한자라 병기해도 도움이 안 된다. 대부분의 말은 병기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어려운 말은 한자도 어려우니 병기해도 소용이 없다. 말로 풀어줘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걸 병기하여 어려움만 키우는 꼴이다.

일곱째, 한자를 아는 아이와 모르는 아이 사이에 한자를 둘러싸고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기 시작하면 수업 운영이 어려워진다. 초등학교에서는 지식을 정교하게 심어주기보다는 공부하는 힘과 창의적인 태도를 길러주고 민주시민의 인성을 만들어가는 데에 힘써야 하는바, 한자 병기는 모든 과목에서 이걸 방해한다.

여덟째, 고유어든 한자어든 동음어는 맥락 속에서 그 뜻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지만, 한자 병기는 그런 능력을 약하게 만든다. 수학의 ‘분자’와 과학의 ‘분자’는 같은 한자를 사용하지만, 결코 같은 뜻이 아니다.

아홉째, 하나의 한자에는 뜻이 한 가지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최소 두어 개에서 열 개 넘는 경우가 많다. 하늘 천(天)에는 10가지, 아비 부(父)에는 6가지의 뜻이 있으니, 이런 뜻 가운데 무엇과 무엇이 조합되었는가를 외우는 일은 암기할 거리만 늘리는 무모한 짓이다.

마지막으로, 한자가 병기된 교과서로 공부하려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한자를 익혀야 한다고 생각할 테니, 사교육과 선행학습이 번성한다.

* 이 글은 2015년 4월 28일, 경향신문에 실린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의 글입니다.

  ◆ [우리말 이야기] '말아요'라 하지 마요-성기지 운영위원

요즘 ‘어벤져스2’라는 미국 영화가 우리나라에 개봉되어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한다.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평범한’ 우리는 외국 영화를 보다 보면, 눈길이 쉴 새 없이 한글 자막 쪽으로 오가게 된다. 이 영화처럼 수많은 영웅들이 한꺼번에 나오게 되면, 영상과 자막을 오가는 눈알의 움직임이 얼마나 빠르냐가 영화 이해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런데 외화에서 자주 눈에 띄는 자막 가운데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라는 표현이 있다. 우리의 언어 습관에는 아무래도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보다는 ‘그러지 말아요’, ‘하지 말아요’가 자연스럽기 때문에, ‘마요’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에는 영화 자막에서 보여주는 대로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가 올바른 말이다.

‘말다’의 어간 ‘말-’에 어미 ‘-아’ 또는 ‘-아라’가 붙으면 ‘말아’, ‘말아라’처럼 되는데, 우리말 어법에는 이때에 받침 ‘-ㄹ’이 탈락해서 각각 ‘마’와 ‘마라’가 된다. 그래서 ‘하지 마’, ‘하지 마라’처럼 쓰인다. 마찬가지로 ‘마’ 뒤에 보조사 ‘요’가 붙어서 ‘하지 마요’가 되는 것이다. 우리 귀에 이미 익숙해 있다 하더라도 어법에 맞는 바른말을 받아들여 바로잡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우리말 가꿈이] 우리말의 역사와 함께 한 건재 정인승의 생애, 기념관에서 엿보다

우리말의 역사와 함께 한 건재 정인승의 생애, 기념관에서 엿보다.

 

하수정(우리말 가꿈이6기, hsj7427@naver.com)

 

전라북도의 작은 시골 양악마을. 양악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토옥동 계곡의 맑은 물은 사람의 발길이 그리웠다고 말하듯 고요하고 한적하게 흐르고 있었다. 계곡을 지나 마을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하늘만큼이나 푸른 인삼 밭이 펼쳐져 있었다. 인삼밭으로 둘러싸여 굴곡진 언덕 위로 눈을 돌리니 작지도 크지도 않은 크기에 견고한 자태로 위엄을 보여주는 건재 정인승 기념관이 그곳에 있었다.

"말과 글을 잃게 되면 그 나라 그 민족은 영영 사라지고 만다." 건재 정인승 선생이 남긴 말이다. 그는 전라북도 장수 출신으로 본관은 동래 호는 건재이다.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에 대항하여 우리 고유문화를 지키는 방안으로 한글을 연구한 국어 학자였던 그의 노력을 기리기 위해 2005년에 기념관이 설립되었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서니 사진 속 곧은 모습의 정인승 선생이 보였다. 그러나 사진 속 정인승 선생의 얼굴에는 그 시절의 아픔도 담겨 있었다.

세종대왕의 한글 편찬 이후에 탄압이 있으리라고 그 누가 예측이나 할 수 있었을까. 1936년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은 그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나라의 문화를 잔인하리만큼 위협하였다. 그리고 문화 탄압의 대상 제 1순위는 바로 우리말이었다. 당시 일제는 우리말로 이야기하는 어린 학생들까지도 말살하였다. 일제의 한글 탄압이라는 아픈 역사가 기념관을 따라 줄줄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전시실을 관람하던 중 잔인한 아픔이 느껴져 발걸음을 떼기 힘든 순간이 왔었다. 바로 조선어학회사건을 묘사한 전시글을 바라본 순간이었다. 조선어학회는 한글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창설된 한국 최초 민간 학술 단체이다. 정인승 선생 역시 조선어학회의 회원이었다. 그런데 1942년 10월 일제는 조선어학회를 독립운동가와 같은 항일단체라고 지목하며 조선어학회 회원과 관련인물들을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 검거하기 시작했다. 검거 당시 많은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형무소에 끌려가 고문을 받았고 당시 정인승 선생은 함흥형무소로 끌려가 왼쪽 귀가 잘려나가는 고통을 받았으며 3년간의 옥고생활 까지 겪게 되었다.

전시관의 끝자락에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었다. 일제의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은 정인승 선생의 정신이 담긴 결과물들이 보란 듯이 전시 되어 있었다. 1945년 해방 이후 그는 형무소에서 풀려나자마자 다시 조용히 한글 연구에 힘쓰기 시작했다. 그는 1947년 큰 사전 1권을 편찬했다. 이후 미국 록펠러 재단의 원조물자로 2,3권의 인쇄와 4권의 조판을 끝냈고 6.25사변의 어렵던 시간을 보낸 후 밤잠을 자지 않고 사전 5,6권의 수정을 마쳤다. 21년간의 각고 끝에 1967년 한글 큰 사전 6권 완질을 펴낸 것이다. 큰 사전은 현재 우리 사전의 밑거름이 될 만큼 체계적이었다.

1986년 7월 7일 ,애국으로 일생을 보냈던 그는 생애를 마감했다. 마치 기념관을 따라 그의 일생과 우리나라 역사의 굴곡이 기승전결로 진행되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 비록 그는 우리 곁을 떠나갔지만 기념관에는 우리 민족의 얼과 겨레를 지키려했던 그의 정신이 여전히 녹아있었다.

정인승기념관에는 글로는 다 담아내기 힘들만큼 다양한 유형의 전시물이 존재하고 있으니 독자들에게 감히 직접 정인승 기념관에 방문하여 그의 흔적과 정신을 공유하기를 권유한다. 또한 저서 ‘자아를 위한 모색’은 우리 겨레와 얼에 대한 정인승 선생의 애국정신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건재 정인승 기념관]
- 위치: 전라북도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 143번지
- 문의:063-352-3077

  ◆ [알림] 안녕! 우리말 운동을 함께해주세요.

안녕! 우리말"^-^
대한민국 구성원이 쉬운 말을 사용하며 원활하게 소통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품격있는 언어문화를 꽃피우기 위하여 많은 단체가 뜻을 모아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을 만들었습니다. 누리망을 통해 언어문화개선 운동을 많은 사람에게 퍼뜨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세요.

■ 안녕! 우리말-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누리집
http://www.urimal.kr/ 에서 안녕! 우리말 운동에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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